처음엔 그저 단순한 영어 그림책인 줄로만 알았다. 페이지마다 그림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고, 글은 아주 짧은 문장으로 이루어진 그림책으로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동안 보아왔던 영어 그림책과는 달랐다. 한 문장을 이루는 단어들이 리듬을 타듯 부드럽게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어느새 비슷한 운율을 찾고 있었다. 꼭 운율을 맞춰 써 놓은 아이들의 동시를 읽는 듯 한 느낌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난 뒤에야 나는 영어에서 운율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또박또박 분명하게 말하는 것이 중요한 우리 한국어와 달리 영어는 리듬을 타듯 부드럽게 이어서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또한 실감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엄마들이 마더구스, 마더구스 하는 구나 싶었다. 어른인 나도 이 책을 보다보니 영어의 운율과 리듬이 느껴지는데, 아이들이 마더구스를 부르다보면 자연스럽게 영어의 운율과 리듬을 배울 수 있을 듯 했다.

 

우리나라에도 어린이 전문 전집이 있고, 시리즈가 있듯이 이 책도 미국의 어린이 전문 전집 중 하나였다. 'a little golden book' 시리즈 중 ‘classic’에 속하는 책이었는데, 알고 보니 나름 영어에 관심 있는 엄마들 사이에서도 알려져 있는 책이었다. 근데 우리나라처럼 전집으로 묶어서 판매되는 것이 아니라, 낱권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이어서 그런지 하나 둘 모으는 재미가 있는 듯 했다. 이 책을 보고 나니, 나도 이 시리즈를 하나 둘 모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는 했다.

 

 

 

- 연필과 지우개 -  

우리나라의 역사의 주요 100장면을 3권에 걸쳐서 보니, 전에는 느끼지 못한 것을 느끼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역사에는 일제식민지의 고통과 남북분단의 아픔, 민주화의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당연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일들에 비해 비교적 가까운 일들이었기에 그 시절이 우리 역사에서 이렇게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줄은 미처 몰랐었다. 그런데 한국사 100장면 시리즈를 다 읽고 보니, 그 시절은 우리 역사의 반을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갖고 있었다.

 

그만큼 나라를 잃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큰일인지를 세삼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나라를 지키는 것 또한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말이다. 우리의 조상들이 이렇게 힘겹게 나라를 되찾아 우리에게 주셨는데, 우리나라를 또 다시 잃지 않고 잘 지켜내는 것이 우리와 우리 후손들이 해야 될 일이 아닌가 싶다. 아무리 이웃나라라지만 우리에게 고통과 아픔을 안겨주었던 일본에게 또 다시 우리나라를 잃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뉴스를 보니 2월 22일인 내일이 일본이 멋대로 정한 다케시마의 날이라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그동안 나는 일본이 그저 말로만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일본이 다케시마의 날을 정한 것이 2005년이라는 것이 아닌가. 우리나라 태극기가 꽂혀있는 우리 땅을 자기네 땅이라 우리는 것은 무슨 억지인가 싶었다. 그렇게 우기기만 하면 남의 땅이 자기네 땅이 된다는 발상은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떼쟁이 어린 아이도 아니고, 그래도 선진국으로 알려진 한 나라가 말이다.

 

말도 안되는 다케시마의 날을 없애기 위해 이제는 온 국민이 힘을 합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우리나라의 국민 모두가 힘을 합친다면, 우리는 우리 조상들이 우리나라를 되찾은 것처럼 우리의 독도를 지켜낼 수 있지 않을까. 전국민적으로 할 수 있는 거사를 마련했으면 좋겠다. 아직 멀긴 하지만 10월 25일인 독도의 날 전국적으로,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일을 말이다.

 

 

 

- 연필과 지우개 -  

역사 속 주요 사건들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보여주는 이 책은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기에 참 많은 도움을 주었다. 특히나 1권보다도 2권인 이번 책에서는 학창시절이 더 많이 떠올랐다. 학교 다닐 때 외우려고 부단히도 노력했던 내용들이 특히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학교 다닐 땐 시험 전날에야 겨우겨우 책상 앞에 앉아서 억지로 외우려 했던 역사를 내가 왜 시험도 없고 강요하는 사람도 없는데 공부하겠다고 앉아 있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이다. 아무리 모르는 것이 많은 엄마라지만, 적어도 나중에 아이가 학교에 다니게 될 때 모르는 거 있다고 물어볼까 무서워 도망 다니는 엄마가 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물어 볼 때 조금 모르는 것은 덜 부끄럽지만, 아주 모르는 것은 너무 부끄러울 테니 말이다.

 

여전히 역사 속에 나오는 사건들의 명칭은 잘 외워지지가 않았지만, 만화로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이야기처럼 들려주고 있었기에 역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역사도 다른 공부와 마찬가지로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것은 명칭을 다 외우는 것보다 더 중요하지 않나 싶다. 이 책은 우리 역사의 주요 장면들을 통해 우리 역사의 전체를 볼 수 있게 도와주고 있었다. 특히 어느 정도 이야기가 진행이 되면, 중간에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을 시간의 흐름대로 정리해 한 눈에 볼 수 있게 해주고 있는 것이 참 좋았다. 조금 더 바라자면 한국사 100장면 시리즈에 나오는 100가지 사건들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큰 포스터도 따로 있었으면 싶었다.

 

이 책을 보더라도 역사는 여전히 어렵고 복잡했지만, 그래도 교과서로 공부했던 것에 비하면 이 책은 친절한 역사 선생님과도 같았다. 그리고 어렵고 복잡한 만큼 이 책은 한 번만 읽고 끝내는 책이 아니라, 가까이에 두고 자주자주 보면서 머리 속에 각인시켜야 하는 책이었다. 나중에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이렇게 만화로 된 책들은 화장실 앞에 책장을 두고 꼭 비치해 놔야지 싶다. 그러면 화장실을 오랫동안 찾아야 될 때마다 아이들은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 책을 가져가서 읽게 될 테니 말이다.

 

 

 

- 연필과 지우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