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오랜만에 도서관을 찾았다가 육아에 관한 책을 몇 권 빌려왔었다. 하지만 살림과 육아 치이다 보니 빌려만 놓고 책을 펼친 건 연체 메시지를 받고서였다. 책을 반납하려고 여기저기 뒤적거리다 책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작은 소리로 아들을 위대하게 키우는 법> 엄마들의 소망이 아닐까, 아이들에게 큰 소리 내지 않고 생활하는 것이. 얼마 전에도 아이들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잔소리를 해야만 했던 터라, 이 책의 제목이 더 내 눈에 들어왔다. 게다가 얼마 전에 읽은 책은 저자가 중국인이었는데, 이 책은 저자가 일본인이어서도 더 궁금했다. 중국 사람이 쓴 책도 공감이 많이 가긴 했는데, 일본 사람이 쓴 육아도 과연 우리나라 정서에 잘 맞을지 싶어서 말이다.

 

책 제목에 혹하기는 했지만, 추천사에 써 있는 것처럼 혹시나 뻔한 소리만 써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도 어느 정도는 갖고는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그렇지 않았다. 당연하고 바른 이야기 보다는 책 제목처럼 아들에 대한 실질적인 교육법이 적혀있었다. 책이니까 당연히 뻔한 이야기들을 풀어놓겠지 싶었던 생각과는 달리, 아들 키워본 동네 아줌마로부터 아들 잘 키우는 방법을 듣는 것 같았다. 그래서 조금 강할 수는 있지만 조금 더 현실적인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역동적인 발상과 창조력, 그리고 행동으로 옮기는 추진력을 갖춘 인재를 원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런 남자의 ‘재미있는 일을 만들어내는 힘’은 아주 중요한 요소임을 알 수 있다.

사내아이는 선천적으로 이런 능력을 갖고 태어난다.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닌 엄마가 그 싹을 밟아버릴 때가 종종 있다. 가령 아이가 정해진 놀이법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놀려고 할 때 “그게 아니라 이렇게 하는 거야”라고 참견하는 것이다. 모처럼 아이가 자기만의 놀이를 개발하고 있는데 이렇게 끼어들면 아이의 창조성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된다. 게다가 ‘규칙대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아이를 틀에 끼워 맞추려고 하면 아이는 독창성을 키울 기회마저 잃어버린다. 이런 행동은 사내아이의 장점을 일부러 없애려는 것과 같다.

<작은 소리로 아들을 위대하게 키우는 법> p29 중에서 -

 

먼저 어차피 말해봤자 아이가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모두 엄마의 잘못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말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알아듣게 말하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엄마와 딸은 동성이기 때문에 딸은 어떻게 야단을 쳐야 효과가 있는지 자연적으로 알지만, 아들은 그렇지 않다.

남자아이를 야단치는 효과적인 방법, 그것은 논리에 맞게 말하는 것뿐이다. 남자는 머리로 이해해야만 말을 듣는 동물이다. 바꿔 말하면 왜 그런지, 어째서 그렇게 해야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면 받아들이지 않는다.

엄마에게 야단맞을 때도 엄마가 왜 화를 내는지 이해가 안 가면 ‘잘못한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아들은 딸처럼 ‘엄마가 화를 낸 까닭은 내가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작은 소리로 아들을 위대하게 키우는 법> p33 중에서 -

 

자신 없는 과목만 붙들고 있으면 공부가 어렵게 느껴지고 결국은 공부가 지겨워진다. 게다가 좋아하던 국어마저 싫어하게 된다. 이런 식의 공부법은 일부러 아이의 머리를 나빠지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과 같다.

아이의 능력을 키워주는 공부법은 ‘잘하는 과목, 좋아하는 과목부터 철저히 시키는 것’ 외에는 없다. 아이가 좋아하고 잘하는 과목부터 공부시키고, 오히려 못하거나 싫어하는 과목은 그냥 내버려둔다.

<작은 소리로 아들을 위대하게 키우는 법> p98 중에서 -

 

특히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아들에게는 ‘화’보다는 ‘차가움’이 통한다는 것이었다. 정말 그동안 참다참다 한 번씩 폭발해서는 아이들에게 정말 무지무지 많은 화를 쏟아 내곤 했었다. 하지만 어느덧 그런 일들이 반복이 되다보니, 내가 화를 내도 아이들은 장난을 치고 뺀질뺀질 거렸다. 그러면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는 더 화를 내며 아이들을 필요 이상 더 혼내게 되고. 그런 일들이 계속 반복되다보면 난 더 지치고 스트레스 받고. 이렇게 형성된 악순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이어가고 있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어떻게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싶었지만 방법을 못 찾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또 한 번 아이들에게 화를 내는 일이 생겼다. 정말 너무 화가 나서 폭발해버리고 또 아이를 혼냈다. 한 두 번이 아닌 매일 같이 반복하며 혼냈던 일이었기 때문에 더 이상 이야기 안 한다고 하고는 그냥 방에 들어가 먼저 자버렸다. 마침 이때 신랑이 퇴근을 해서 신랑이 아이들을 수습해주었다. 근데 기가 막힌 건 아이들은 내가 화나서 방에 들어가건 말건, 아빠한테 자기들이 아까 낮에 만들었던 것을 보여주며 자랑하려 하는 것이었다. 다행히 신랑도 상황을 알아서 아이들에게 엄마가 화가 나서 기분이 안 좋아서 아빠도 기분이 안 좋다고 말을 하자, 아이들도 조금 다르게 반응하며 그날 하루를 마감했었다.

 

그리고 다음 날. 난 별다른 기대 없이 아이들과 또 마주해야 할 하루를 시작했다. 그런데 어제와 같은 상황이 다시 연출이 되었는데, 아이의 행동은 달랐다. 어제 나의 차가운 반응으로 그로 인해 일의 심각성을 느꼈던 것일까. 너무나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런 나를 보며 아이는 ‘엄마 깜짝 놀랐지.’ 하며 자기도 자신을 자랑스러워하며 좋아하는 것이었다. 냉정하고 차가운 엄마의 반응이 아들인, 남자인 우리 아이에게 상황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게 해 준 듯했다.

 

이 책은 4,5살 아이들을 보다는 초중고생의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을 둔 엄마를 위한 책이다. 하지만 아들을 둔 엄마라면, 특히나 나처럼 아들들만 둔 엄마라면 아직 아이들이 어리더라도 미리 읽어두면 참 좋을 듯하다. 우리 아이들이 어릴 때 만나는 사람들의 성별이 대부분 여자들이다. 가만 보면 집에서 뿐 아니라, 집 밖에서도 마찬가지다. 주로 아이들이 만나는 사람들은 여자들이다. 간호사, 어린이집 선생님, 초등학교 선생님, 문화센터 선생님, 슈퍼 직원, 식당 아주머니 아이들이 주로 다니는 곳은 어디를 가다 대부분 여자들이 많다.

 

그러다보니 확실히 아들일 경우 엄마들이 남자들의 특성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남자 아이를 남자답게 키우고 싶다면, 남자의 특성을 제대로 부각시키며 남자로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으니 말이다. 남자 아이를 여자 아이로 키우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리고 남자인 아들의 특성을 잘 알면 다루기도 쉬워지니 엄마로서도 훨씬 편해지지 않을까 싶다. 그동안 아이들 때문에 힘들다고만 했는데, 나도 아들의 특성에 대해, 남자의 특성에 대해 더 알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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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필과 지우개 - ​

생활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된 뒤부터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아이들과 책도 같이 읽어주고, 미술놀이도 함께 해주면서. 특히나 아이들에게 따로 학습지를 시키거나 학원을 보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엄마표 놀이를 많이 해주고 싶었다. 요즘 주로 해주는 것은 독서미술 놀이. 근데 독서미술 놀이를 하다 보니, 내가 하는 패턴이나 소재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러다가는 금세 바닥이 드러날 것 같아 자료를 찾아보려고 도서관을 찾았다.

 

여러 책들 중에 이 책이 가장 눈에 들어왔다. 미술 재료도 다양했고, 놀이 방법도 신선한 것이 많았다. 보면서 나도 이렇게 해봐야겠다 싶은 것들이 많았는데, 그중 가장 따라 해보고 싶었던 것은 달걀놀이와 셀로판 놀이였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오감놀이를 많이 해줘서 웬만한 재료는 다 해봤는데, 생달걀로는 내가 봐도 신선했다. 아이들에게 생달걀을 줘봐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해보지 못했었다. 그리고 달걀로 그림을 그려본다는 생각도 말이다. 또 색의 혼합도 물감만 생각했지 셀로판지는 생각도 못했었다. 집에 셀로판지를 사놓긴 했었지만, 나는 그걸로 색안경이나 신호등을 만들 생각만 했었다.

 

무엇보다 이 책이 좋았던 것은 책을 만들기 위해서 아이와의 미술놀이를 꾸민 듯 한 느낌이 없어서였다. 아이들과 미술놀이를 하다보면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럴 때 어느 정도 방향을 잡아주어야 하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놔두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미술놀이를 할 때 엄마들이 조심해야할 것이 아이를 엄마가 만든 틀 안에 가두지 않는 것이지 않을까 싶다. 미술놀이 할 때 물감이 손에 묻는다고, 옷에 좀 튀겼다고 아이들을 제재할 것 아니라 말이다. 이 책 역시 그렇게 말해주고 있었고, 아이의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놀이 모습이 담겨있었다. 그리고 책 첫 장에도 ‘엄마는 도움만 주세요’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 연필과 지우개 -

 

어찌하다보니 아들 둘을 둔 엄마가 되었고, 남자가 셋에 나만 여자인 집에서 살게 되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잘 몰랐지만, 확실히 여자 아이와 남자 아이는 달랐다. 하지만 아들들을 주로 양육하는 건 여자이고 엄마인 나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가고 여자 선생님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보니 아들인 우리 아이들이 지나치게 여성화되는 것은 아닐까, 남성성을 키워주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자로써는 아무 문제없는 아이들을 여자인 내 기준으로만 대하는 바람에 너무 혼만 내며 키우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미운 오리 새끼였던 백조처럼, 닭으로 자라 날 수 없었던 독수리처럼 남자로서의 가치를 키워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그래.’ 싶었다. ‘그래, 난 아들을 너무 모른다’고, ‘아들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고 말이다. 아들을 아들답게 키우고, 아들을 좀 더 이해해, 심신의 안정을 취해보고자 이 책을 펼쳤다. 다른 여느 책에 비해 아들 키우는 엄마로서 공감이 가고 필요한 정보들로 가득했다. 한 장 한 장, 한 자 한 자, 절대 그냥 넘길 수 없었다. 그래서 작가가 누굴까 싶어서 표지를 들쳐보고는 작가가 중국 사람인데 어떻게 우리 정서에 이렇게 공감이 가게 쓸 수 있었을까 싶었다. 하지만 금세 이해가 되었다. 중국은 그동안 한자녀 정책 때문에 외동이 많아졌고 이들은 소황제라고 불릴 정도로 가정에서 귀한 대우를 받아왔다. 그에 따라 올바른 자녀 교육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고, 같은 동양적인 사상이 들어있어서 이렇게 크게 공감할 수 있었구나 싶었다.

 

 

엄마에게는 아들이 어느 정도 말썽을 부려도 그것을 나쁜 짓으로 분류하지 않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 감당할 만한 위험이나 옷을 더럽히는 행동 정도는 도전과 성공 체험의 일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엄마의 품에서 벗어나 언젠가는 하늘 높이 날아오르기 위한 날갯짓으로 인식하는 것이 현명하다.

<엄마는 아들을 너무 모른다> p41 중에서 - 

전문가들은 “아들의 분노에는 잠시 여유를 가진 뒤에 대화로 유도해, 두서없는 이야기라도 일단 들어주라”고 강조한다. 아이의 분노가 클수록 엄마는 반대로 냉정해져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억울한 마음을 이해해주는 엄마가 곁에 있다면 아이의 분노는 차츰 누그러지게 되어 있다. 아이에게는 그나마 엄마에게 그런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타협책이 될 수 있다. 받아주는 엄마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엄마는 아들을 너무 모른다> p49 중에서 - 

이처럼 한 발짝 물러서서 바라볼 줄 아는 엄마들은 부정적인 감정을 잘 극복하고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도록 늘 노력한다. 남편에게도 관대해서 웬만한 실수는 부드럽게 감싸 격려해준다. 부모가 서로를 너그럽게 대하고 아껴주면 아이 또한 그런 모습을 보고 자라. 부모의 건강한 정서를 이어받게 된다. 흔들리지 않는 평안한 마음을 가진 엄마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강한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엄마는 아들을 너무 모른다> p51 중에서 - 

승리의 관건은 실력에 있으며, 실력의 비결은 자기 자신을 뛰어넘는 데 있다. 다른 사람을 보고 배우면서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정확히 깨닫고 단점은 고쳐나가는 것이 스스로를 뛰어넘는 방법이다. 자신을 뛰어넘을 수 없는 아이는 남도 이길 수 없다. 남을 이기는 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을 뛰어넘었을 때 얻어지는 결과일 뿐이다.

<엄마는 아들을 너무 모른다> p56 중에서 -  

어떤 경쟁이든 승리와 패배는 따르기 마련이다. 엄마는 아이의 실패를 탓하지 말고 아이가 경쟁을 통해 자신의 장점과 더 나아진 부분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경쟁은 자기 실력을 뽐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부족함을 점검하고 더 나아지기 위한 과정이라는 점을 아이에게 강조해줄 필요가 있다.

- 엄마는 아들을 너무 모른다> p57 중에서 - 

맹자는 “하늘이 사람에게 큰일을 맡기고자 할 때에는 먼저 그 마음을 괴롭히고, 그 몸을 고되게 하며, 그를 굶주림과 궁핍에 빠뜨려 그가 하는 일마다 어긋나게 만든다. 이는 그의 마음을 움직여 인내심을 기르게 함으로써, 전에는 할 수 없었던 일까지 해낼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엄마는 아들을 너무 모른다> p83 중에서 - 

성질머리를 고치기 위한 엄마의 대응은 당사자인 아들에게 ‘처벌’이 아닌 ‘가르침’으로 인시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엄마의 자기통제 능력이 관건이다. 컨트롤이 되지 않는 엄마의 감정은 아들에게 그 의미를 제대로 전달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엄마는 아들을 너무 모른다> p96 중에서 - 

엄마의 사랑이 때로는 아이의 자립 능력을 훼손시켜 의존적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자기 생각과 의지를 표현할 수 없게 된 아이는 자립심은 물론 책임감을 쌓아가지 못하게 된다. 부모의 독촉에 의해서만 움직이다가 의욕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엄마는 아들을 너무 모른다> p111 중에서 -

   

부모가 가장 가져야 할 것은 인내가 아닐까. 가끔씩 아이 둘과 있다 보면 내 자신이 헐크로 변신하는 게 느껴질 정도로 이성적이기보다 감정적으로 아이들을 대할 때가 많다. 그러다 나름 걱정을 한다. 이런 내 모습을 아이들이 배울까봐. 예전에 연년생 형제를 어느 정도 키운 선배엄마로부터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아이들이 어릴 때 화를 잘 다스리라고 말이다. 본인은 아이들이 어릴 때 화가 날 때 매도 많이 들고 했더니 아이들이 커서 사춘기 때 화가 나면 자기가 예전에 했던 대로 화를 내며 엄마인 자기한테 손을 들더라고 말이다. 그러면서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아이들을 때리면서 혼내지 말라고 말이다.

 

한동안 이사 준비로, 인테리어 공사로, 정신이 없었던 적이 있다. 집안 일 하랴, 신경 쓰랴 너무나 바빴고, 피곤했고, 힘들었다. 그러다보니 예민해지고 신경이 곤두서서 아이들이 조금만 말을 안 들어도, 조금만 장난을 쳐도 짜증이 났고 화가 났고 그만큼 아이들한테 소리도 많이 치고 또 많이 혼냈었다. 나중에야 안 사실인데, 이사 전후로 우리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친구들을 거칠게 대했다는 것이다. 내가 이사준비로 바쁜 걸 아셔서 선생님은 이사가 어느 정도 끝난 후 나중에야 말씀해주셨다. 그 말을 듣고 정말 뜨끔했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 아이들은 어릴 때 부모로부터 많은 걸 배우며 자란다. 알게 모르게 내뱉는 말까지도. 부모가 어떠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하는 지를 보고 아이들이 배운다고 생각한다면, 아이들 앞에서 하는 행동을 정말 조심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슬픔을 나누며 공감해주는 방식은 남자아이들에게는 권장할 만한 것이 아니다. 남자아이에게 바람직한 격려는 감정의 이해보다는 성취 또는 발전 모습에 대한 인정이기 때문이다.

<엄마는 아들을 너무 모른다> p115 중에서 - 

넘어진 아들을 달래는 방식은 여자아이들에게 주효한 공감의 방식과 차이가 있다. 다소 무뚝뚝하게 느껴질 수는 있으나, 아들은 충분히 기다린 뒤에 격려해주는 엄마를 통해 호두 껍데기처럼 단단한 용기를 다져나가게 된다.

<엄마는 아들을 너무 모른다> p117 중에서 - 

아들이 인생의 길을 가다가 넘어지는 것 자체는 그다지 두려운 일이 아니다. 엄마들이 정말 두려워해야 할 것은, 아들이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설 용기를 갖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나약한 아들은 누군가가 일으켜줄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거나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기를 포기한 채 실패로 점철된 인생을 살아갈지도 모른다.

<엄마는 아들을 너무 모른다> p118 중에서 - 

엄마들은 아이가 아무리 잘못을 저질렀더라도,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고 싶다고 느낄 만큼 가혹하게 몰아붙여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엄격하게 길러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일부 아빠들에게는 그런 각성이 없다. 그래서 아이가 사실대로 이야기할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여유를 갖고 기다려주지 못한다.

<엄마는 아들을 너무 모른다> p121 중에서 - 

경제관념이 확실한 엄마는 아이의 무분별한 욕망을 접하면 ‘선택의 기본적인 태도’를 일깨워준다. 물건을 살 때는 ‘남들이 모두 가지고 있다’는 이유에서가 아니라 ‘내가 필요할 경우에 한해서’ 선택한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교육한다. 정말로 필요한 물건이라면 비싸도 살 수 있고,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 애매하다면 아무리 싸도 사지 않는 것이 옳다고 가르치는 것이다. 이런 이치를 똑바로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살아 있는 교육이다.

<엄마는 아들을 너무 모른다> p137 중에서 - 

엄마가 아이의 선택권을 존중해주는 것이야말로 아이의 자주성과 책임감을 기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성공한 사람들 중 대부분은 주변의 반대를 뚫고 자기만의 소신을 끝까지 지킨 사람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엄마는 아들을 너무 모른다> p151 중에서 - 

아이의 배려심은 부모와 함께하는 생활을 통해 쌓인다. 그런 가정에서는 아이도 어른과 평등하게 가정생활에 참여한다. 부모는 집 안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아이에게도 의견을 묻고 아이의 생각을 결정에 반영하는 모습을 통해 타인의 의견을 이해하는 태도를 가르쳐준다. 또한 아이에게도 적절한 집안일을 맡겨 가정에 대해 책임감을 갖게 하고, 아이가 하는 일에 대해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태도를 보인다.

<엄마는 아들을 너무 모른다> p196 중에서 - 

아이에게 딱 한 가지만 확실히 가르쳐도 아이의 일상이 바뀌고 삶이 변화한다. 바로 이것이다. “상대와 의견이 다르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그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주렴. 그 생각을 존중해준 뒤 너의 생각을 이야기해도 충분하단다. 그게 존중이야.”

<엄마는 아들을 너무 모른다> p208 중에서 - 

당연히 성적과 등수는 중요한 잣대다. 아이가 성실하게 노력했음을 입증하는 유효한 증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적이나 등수보다 앞서야 할 것이 두 가지가 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정확하게 아는 게 첫 번째이며 자신이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믿음을 갖는 것이 두 번째다. 자신에 대한 굳은 믿음과 어떤 어려움도 극복해나가는 노력, 이 두 가지가 바로 성공의 원동력이다. 따라서 남자아이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스스로에 대한 인정과 믿음이다. 자신이 선택한 길을 포기하지 않고 밀고 나갈 수 있는 힘이 여기에서 나온다.

<엄마는 아들을 너무 모른다> p227 중에서 -

 

아들은 아무리 어려도 남자다. 남자들은 생각하는 것도 활동하는 것도 확실히 여자들과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남자아이들을 다룰 때는 남자의 특성에 맞게 단순하고 강하게 다루는 것이 중요했다. 그러면서도 몰아붙이지 말고 인내를 갖고 기다려주는 것도 필요하고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여자의 기준으로 아들을 키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들은 남자로서 살아가야 할 세상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들을 키울 때는 그런 세상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아들을 진정으로 위하는 것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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