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드림위버 & 웹디자인 고급활용
글. 차영신. 권순일
펴낸곳. 영진


예전엔 왜 도서관을 열심히 활용할 생각을 못 했나 모르겠다. 지금이라면 이런 기술 서적은 그냥 도서관에서 빌려서 봤을 텐데 말이다. 특히나 약 10여 년 전의 나는 책을 모르는데 보람을 느끼곤 했었다. 시리즈 스타일의 서적 일수록. 당시에는 컴퓨터 기술 서적하면 영진이 최고인 줄로만 알았었다. 그래서 드림위버만이 아니라 포토샵이랑 일러스트 기술 서적도 영진에서만 사곤 했었다. 오죽했으면 영진 회원 카드까지 장만 했을 려나. 나 같은 사람이 있으니 책도 팔리는 거겠지만.. 

그렇게 장만한 책을 나는 이제야 쭉 훑어보았다. 그리고 빠르게 변하는 프로그램의 업그레이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책에 나오는 버전은 드림위버4. 하지만 요즘 최신 버전은 드림위버CS5. 내가 게으른 걸까? 세상이 너무 빠른 걸까? 내가 생각하기에 디자이너보다 더 불쌍한 건 프로그래머가 아닐까 싶다. 디자이너는 감각과 아이디어만 있어도 살아남을 수 있지만, 프로그래머는 계속 빠르게 업그레이드되는 최신 기술을 익히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으니 말이다. 

이 책의 버전은 비록 드림위버4버전에 대한 설명이지만, 드림위버의 기본 기능과 웹의 기본 환경을 익히기에는 부족함이 없으리란 생각이 든다. 어쩌면 기본을 익히기에는 더 낫다는 생각까지도 든다. 업그레이드된 버전이 편리한 기능이 많이 추가되었을지는 몰라도 드림위버가 갖고 있는 기본 기능만큼은 그대로 이어져 왔을 테니 말이다. 



- 연필과 지우개 -

쉬이 읽을 수 없어서 몇 번을 내려놓았던 책이지만, 한번 재미가 붙자 쉬이 책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단지 너무 많은 등장인물로 이름과 인물을 되새겨야 하는 게 힘들었지만. 이럴 줄 알았으면 읽으면서 인물도를 그리면서 읽을 것을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유한 이도, 자식이 많은 이도, 남편이 있는 이도, 학식이 있는 이도... 다들 삶이 자신에게 지어준 크고 작은 무게 때문에 힘겹게 살아가고 있었다. 사람 사는 게 다 그렇고 그런 거라고는 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그 삶의 무게라는 것은 특히 무겁고 힘겹게만 느껴지는 듯 했다. 

젊은 시절 정조를 잃고 갓 태어난 아이를 버려야만 했던 윤씨 부인은 그 모든 게 자신의 과오라 여기며 자신을 질책하고 옥죄였다. 그렇기에 마을 최고 부자라 할 정도로 많은 부를 가졌음에도 그녀의 삶의 즐겁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이 버린 아이도 자신의 곁에 있는 아이도 사랑하지 못하는 어머니가 되어버렸고, 그것은 두 아이의 반목을 가져옴으로써 결국 두 아이를 모두 잃어버리는 형국에 이르러 버렸다. 두 아이를 잃어버린 윤씨 부인은 그때는 다른 고통을 받게 되었다. 자신이 과거의 일은 하루 빨리 잊고 아이를 사랑으로 거두지 못한 것 때문에..

자식 많은 집에 바람 잘 날 없다고는 하지만 자식도 자식 나름인지라 자식 때문에 목숨마저 버리려 했던 함안댁. 결국 죽다 살아났지만 그것은 그녀의 고통만 더 해주었을 뿐 그녀를 온전히 살려내지는 못했다. 죽을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자식 걱정만 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자식 복도 없던 그녀는 남편 복도 없었다. 허울뿐인 양반이면서 양반 행세만 해대는 남편의 구박은 날로 심해졌다. 벌이는 커녕 있는 살림마저 축을 내면서 손지검을 일삼는 남편. 함안댁은 살아도 산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미 몸은 한 여자에게 매여있 것만 마음은 이미 딴 여인에게 주어버린 용이. 마음 뿐 아니라 몸마저 사랑하는 여인에게 주었 것만 그 여인은 떠나버리고 만다. 몸도 마음도 다 주었으면서도 그 여인의 남자가 될 수 없었던 용이의 마음은 그 여인을 잃어버림으로써 마음의 병을 얻고 하루하루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그리고 깊이 마음에 두었더라면 진작 그녀를 붙잡아두었으면 좋았을 것을 떠난 임을 그리며 그는 그렇게 병들어 갔다.

세상 여자들이 탐낼만한 외모와 풍채와 심성을 지닌 남편을 두었지만 강청댁은 언제나 외로웠다. 남편의 몸은 어떻게 붙잡아 두어도 남편의 마음만은 자신이 아무리 날뛴다 한들 붙잡아 둘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외모 훤칠하고 일 잘해도 그녀에게는 아무 소용없었다. 생과부만도 못한 그녀는 애정을 쏟을 자식조차 없었기에 더 외로웠다.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는 남편이었 것만 그녀는 놓을 수도 없어 더 괴로운 나날을 보내다 점점 미쳐갔다. 

가진 것은 없어도 하루하루 등 따시게 살 수 있었음에도 만족할 수 없던 귀녀. 그녀에게 자존심은 그녀의 모든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자존심에 상처받은 귀녀는 깊은 원한을 품고 어마어마한 일을 계획하더니 결국 그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자신의 삶을 무너뜨리고 말았다. 

부도 있고, 학식도 있고, 권력도 있는 최치수. 세상 모든 걸 다 가진 것 같은 그에게도 없는 것이 하나 있었다. 그건 바로 대를 이을 아들. 그리고 그는 그가 가진 것만큼 또 많은 걸 잃어야 했다. 어머니의 사랑, 아름다운 아내, 건강, 그리고 목숨마저도. 생을 내려놓음으로써 최치수는 어느 순간부터 내쳐진 어머니의 사랑 때문에 자신이 겪은 외로운 어린 시절에 대한 아픔도, 어머니의 애정과 자신의 아내를 빼앗은 이에 대한 증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원치 않았던 번뇌로부터의 자유는 다른 이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존재감을 주었던 최치수. 차가운 사람이었을지는 모르나 생각이 깊었던 그가 있음으로서 하동은 중심을 잃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에게 있어 그는 하늘의 신만큼이나 나라의 임금만큼이나 절대적인 존재이었기에. 욕심을 품은 왜인들에 의해 들섞이고 기울어가는 나라 정세를 따라 욕망을 품은 마을사람들에 의해 마을의 중심에 있던 최치수는 꺾이고 말았다. 나라 정세만큼이나 변하게 될 마을의 변화. 앞으로 닥칠 변화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생길 때마다 떠올리게 될 것 같다. 최치수. 그가 살아있었다면 달라졌을.. 아니 변하지 않았을 마을을 상상하면서. 

사람들은.. 그리고 나 역시도 그렇다. 자신이 갖고 있는 것보다 갖지 못한 것을 더 원하곤 한다. 잡으려 하는 것보다 갖고 있는 게 훨씬 가치 있는 것이란 걸 잊고.. 그리고 다른 걸 잡기 위해선 갖고 있는 걸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잊은 채 말이다. 최치수를 보낸 뒤 한 맺힌 이들의 깊은 번뇌를 어떻게 될지. 





- 연필과 지우개 - 





제1부
1897년 한가위부터 1908년까지 약 10년간, 경남 하동의 평사리를 무대로 하여 5대째 대지주로 군림하고 있는 최참판댁과 그 소작인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하지만 1860년대부터 시작된 동학운동, 개항과 일본의 세력강화, 갑오개혁 등이 <토지> 전체의 구체적인 전사가 된다. 동학 장군 김개주와 윤씨 부인에 얽힌 비밀이 차차 풀려나가면서, 신분문제와 이기적 욕망에 사로잡혀 귀녀와 평산 등이 최치수를 살해하며, 전염병의 창궐과 대흉년, 조준구의 계략으로 결국 최 참판댁이 몰락한다. 서희는 조준구의 세력에 맞섰던 마을사람들과 함께 간도로 이주한다.

한동안 책과 친구를 해야 했기에 장편 소설 중에서 친구를 골라보기로 했다. 아직까지 읽지 못한 책이 많아서 고르는 게 어렵지는 않았다. ^^; 그 많은 친구들 중 내가 고른 건 <토지>. 박경리 작가의 타계 소식을 접한 뒤부터 읽어야지.. 하고는 여태 못 읽었던 터라 기쁜 마음으로 집어 들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익숙한 첫 몇 장을 넘긴 뒤부터는 영 진도를 나갈 수가 없었다. 내용은 흥미로웠지만, 너무나 많은 사투리와 옛말들이 나의 이해를 방해했기 때문에. 중간에 몇 번이나 손을 놓으려 했지만, 이번만큼은 끝까지 읽어보자는 의지로 겨우 붙들 수 있었다. 그렇게 인내의 시간을 보내자, 책장을 넘기기는 점점 수월해졌다. 그리고 때마침 즐겨보던 TV 프로의 배경이 하동의 최참판댁이었던 것. 작지만 그건 내가 책을 계속 읽는데 큰 힘이 되었다. 소설이긴 하지만 책 속의 배경이 된 곳을 TV를 통해서 나마 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책을 다 읽기 전까지 난 최치수나 그의 딸 서희가 이 책의 주인공인 줄 알았다. 하지만 주인공은 한 명이 아니었다. 하동의 땅을 밟고 있는 모두가 주인공이었다. 100여 년 전 우리나라 토지에서 살았을 사람 한 명, 한 명이. 그들의 삶은 지금 우리의 삶보다 단순했지만 그들의 삶도 쉽지만은 않았다. 혈통으로 인해 양반과 평민으로 나뉘는 사회에서 그들은 그들의 출생을 업으로 삼고 살아가야만 했다. 그리고 세간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았던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바와 다른 주어진 삶을 살아야 했다. 양반은 양반대로 평민은 평민대로. 

우리도 깊이 살펴보면 걱정 없는 가족 없고, 고민 없는 사람 없다지만, 토지에서 만난 가족들과 사람들은 각기 다른 걱정과 고민거리들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해결되지 않는 걱정과 고민은 세월이 흐르면서 그들의 가슴에 한이 되었다. 한을 품고 그 한을 견디지 못한 이들은 아무도 몰래 하동의 땅을 떠났고, 그들을 그리워하며 남겨진 몇몇은 더 깊은 한을 품게 되었다. 과연 그들의 한은 과연 어떻게 해야 풀리게 될까. 

어린 나이에 엄마를 잃어버려 엄마 품이 그립기만 한 서희, 남편도 자식도 없이 겨우 하루하루 연명해가는 간난 할멈, 사랑하는 여인을 가슴에만 품어야 하는 용이, 몸도 마음도 떠나버린 남편을 곁에 두고 질투에 눈이 멀어버린 강청댁, 사랑하기에 떠나야만 하는 월선이, 남편 없는 서러움을 당하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막딸네, 벌어다주는 것 없이 손지검만 하며 해대는 남편도 품고 사는 함안댁... 이들의 한은 어떻게 풀어질까..? 





- 연필과 지우개 -





제1부
1897년 한가위부터 1908년까지 약 10년간, 경남 하동의 평사리를 무대로 하여 5대째 대지주로 군림하고 있는 최참판댁과 그 소작인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하지만 1860년대부터 시작된 동학운동, 개항과 일본의 세력강화, 갑오개혁 등이 <토지> 전체의 구체적인 전사가 된다. 동학 장군 김개주와 윤씨 부인에 얽힌 비밀이 차차 풀려나가면서, 신분문제와 이기적 욕망에 사로잡혀 귀녀와 평산 등이 최치수를 살해하며, 전염병의 창궐과 대흉년, 조준구의 계략으로 결국 최 참판댁이 몰락한다. 서희는 조준구의 세력에 맞섰던 마을사람들과 함께 간도로 이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