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이 외국에 나가면 그곳에 살던 사람과는 생활을 다르게 보듯, 일본사람도 우리나라에 오면 우리나라의 삶을 일본과는 다르게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추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일상의 소소한 것들도 따지고 보면 자기와는 다른 것이 많을 테니까. 다카코짱이 보는 한국이야기는 참으로 소소하다. 김장, 음식, 버스, 아줌마, 고스톱 등등 참으로 소소한 이야기들인데 그런 것 하나하나가 많이 다른가보다. 하긴 따지고 보면 경상도하고 전라도, 부산과 서울도 사소한 것에서 차이가 있을텐데 한국하고 일본의 차이는 더할 것이다.

책이 한글로 이루어졌긴 하지만 일본어로도 출간되어서 일본에서도 읽혔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냥 상대방의 문화가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그냥 다른 것이니까 다른 것이 어떤지만 볼 수 있으면 좋겠다.우리나라에서는 우리가 의식은 못하지만 저렇구나 라는 정도로만 받아들이면 좋을 것이다. 괜히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을 듯 싶다.

그래도 소소한 내용들이라 참 현실감있게 다가오는 것 같다. 이 책은 심각하게 볼 필요는 없고, 그냥 소소하게 이렇구나 정도로 보기에 괜찮을 듯 싶다. 지하철이나 친구 기다리는 동안, 아니면 일본인 친구를 만나기 전에 한두시간 정도 내에서 가볍게 읽어두면 나중에 그 친구를 만났을때도 서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듯하다. (그래도 두 문화의 차이는 재미있군요. 흠흠흠..)

매번 맛난 파스타, 중국요리, 굵은 스테이크를 먹다보면 가끔은 별다른 맛이 없는 밥이나 간단한 소스를 얹은 셀러드가 먹고 싶어집니다. 마찬가지로 매번 역사책이나 과학책 같은 복잡하고 논리적인 책을 읽다보면 조금은 담백한 책을 읽고 싶어집니다. 산중일기는 그런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담담하게 자기 삶을 이야기하고, 생각을 이야기 하면서 불교의 이야기로 화두를 던지는 참으로 담담한 책입니다. 밥에 소금 살짝 뿌려서 먹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참으로 담백합니다.

천천히 마음을 여유롭게 가지면서 한장 한장 넘겨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보면 산사에 앉아서 자연을 바라보면서 읽고 싶어지더군요. 차분하게 풍경소리를 들으면서 조그마한 암자에 앉자서 책을 읽고 싶어지게 만듭니다.

아무래도 취미가 사진인지라 책에 나온 사진들도 자세히 보게 되는데 책의 내용 만큼이나 담백하고 간결한 사진들이 마음에 들더군요. 적은 주제를 잘 담은 것이 적절하게 어울어지는 것도 좋았습니다. 분위기 하나하나가 글하고 잘 어울어져있고, 사진도 선문답 하나를 주는 느낌까지 받았습니다.

복잡한 자기개발이나 기타 여러가지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가끔은 이런 책을 읽어보면서 다시 생각을 다듬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편하게 휴가지에서 시원한 산 바람을 받으면서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네팔이라는 곳은 히말라야를 품은 땅이다. 바교적 싼 가격에 유명한 트레킹 코스를 경험해볼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특히 히말라야나 안나푸르나는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새벽에 여명을 받은 세계의 지붕은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김남희 작가의 글은 여행의 경의나 아름다움을 찬양하지는 않는다. 혼자서 고생한 이야기, 사람들과 싸운 이야기, 포터와 생활한 이야기, 1주일만에 샤워를 했다는 이야기등, 어찌보면 별로 좋은 이야기는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그때문에 오히려 우리에게 더 생생하게 다가오는 것이 있다. 오랜 기간 여행다녀본 사람들은 공감하겠지만, 장시간 여행에서 장소의 즐거움보다 생활의 느낌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만났던 사람들, 그사람들과 했던 이야기등, 그런 것이 사람을 더 추억하게 만든다. 그래서 김남희 작가의 글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오는 것일 수도 있다.

여행가려는 사람들에게도 충분한 정보를 전해주는 장점이 있다. 여행지에 뭐가 볼 것이 있는 지에 대한 설명은 적지만, 트래킹의 코스나 길에 대한 알짜 정보가 잘 정리되어있다. 한번은 여행가기 전에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자꾸 시간도 없는데 여행책만 늘어나는 것 같아서 두렵다. 아무래도 한 곳으로 떠나봐야 하는데 가고 싶다는 생각만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