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책을 다 읽고, 그 책을 덮을 때는 아직 책을 보지 못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책의 표지가 가슴 안으로 들어오곤 한다. 왜 숱한 자서전이나 인물의 평전서 표지에는 그 인물의 사진이나 초상으로 다지인을 하는지 체 게바라 평전이나 안창호 평전을 통해서 그리고 천상의 바이올린을 통해서 조금을 알 것도 같았다. 왜냐하면 그 사람의 얼굴 안에 모든 이야기와 삶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허연 백발에서 진창현 씨의 곧은 인품이 느껴졌고, 굳게 다문 입술에서 장인의 고집과 어떤 고난 앞에서도 포기 하지 않는 그의 집념이 느껴졌고, 깊이 파인 주름에서 험난하고 고단했던 질곡 많은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고, 칠순이 넘은 노인의 눈빛이라 하기에는 너무 맑고 강렬한 그의 눈은 한 분야의 대가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카리스마와 경지에 다다른 자의 평온함이 느껴졌다.

진창현. 다큐드라마를 보았던 탓에 낯설지만은 않은 이름이었지만 한 편의 글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된 그의 이름 석자는 내면 깊은 곳에서 무어라 설명하기 힘든 커다란 파장을 만들어냈다. 뭉클한 감동?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 인간 승리의 감격? 아니, 이런 문구들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시대와의 싸움에서, 국적과의 싸움에서, 가난과의 싸움에서 그리고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늘 잔인하게 난타당하면서도 단 한 번도 포기라는 그 쉽고도 달콤한 결정 앞에 자신을 내어주지 않고 꿈과 목표를 향해 가시밭길을 당당하게 걸어갔던 그의 삶은,편안하게만 안일하게만 살아가고자 했던 내 자신에게 마치 사자후처럼 귓전을 때렸다. 이 세상에 인간이라는 존재로 태어난 이상 꿈을 향해서 한 번 미쳐서 살아보라고, 죽을 것처럼 살아보라고, 한 분야의 장인이, 대가가 되어보라는 그의 외침이 가슴 속으로 뛰어 들어와 나의 안일함을 잡아 흔들었다. 출발선상에서 본다면 적어도 나는 출발선에서 출발 할 수 있었지만 그는 출발선 근처에도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적어도 나는 맨발과 알몸으로 뛰지 않아도 되었지만 그에게는 신고 뛸만한 신발도 옷도 없이 헐벗고 굶주린 상처투성이의 맨몸으로 인생의 대열에 서서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그는 결승전을 통과했고(그는 아직 아니라고 하지만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세계에서는 그에게 무감사 마스터메이커 즉 그 누구도 감히 평가나 검사할 수 없는 장인으로서는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메달을 목에 걸었다.

앙드레 말로가 ‘오랫동안 꿈을 그리던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라고 했던가. 꿈을 그리는 사람. 오랜 시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걸고 꿈을 그리던 사람은 마침내 자신의 꿈 앞에 다가 설 수 있게 된다는 이 꿈 같은 이야기가 어쩌면 꿈 같은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진창현 씨의 삶을 통해서 알 수 있게 되었다. 그에게 무한한 존경심과 갈채를 보낸다.

“더 위너 이스...미스터 진창휸. 미스터 진창휸, 미스터 진창휸?”

그때 나는 온몸에서 핏기가 사라지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진창휸은 나의 이름을 영어로 읽은 발음이었다. 나는 내가 수상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은 것이다. 처음에는 무슨 일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여 마치 꿈을 꾸고 있는 듯 천천히 주위를 둘러볼 뿐이었다. 내가 수상을 한 것이다...하지만 이것은 꿈이 아니다. (p319)

한 권의 책을 다 읽고, 그 책을 덮을 때는 아직 책을 보지 못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책의 표지가 가슴 안으로 들어오곤 한다. 왜 숱한 자서전이나 인물의 평전서 표지에는 그 인물의 사진이나 초상으로 다지인을 하는지 체 게바라 평전이나 안창호 평전을 통해서 그리고 천상의 바이올린을 통해서 조금을 알 것도 같았다. 왜냐하면 그 사람의 얼굴 안에 모든 이야기와 삶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허연 백발에서 진창현 씨의 곧은 인품이 느껴졌고, 굳게 다문 입술에서 장인의 고집과 어떤 고난 앞에서도 포기 하지 않는 그의 집념이 느껴졌고, 깊이 파인 주름에서 험난하고 고단했던 질곡 많은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고, 칠순이 넘은 노인의 눈빛이라 하기에는 너무 맑고 강렬한 그의 눈은 한 분야의 대가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카리스마와 경지에 다다른 자의 평온함이 느껴졌다.

진창현. 다큐드라마를 보았던 탓에 낯설지만은 않은 이름이었지만 한 편의 글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된 그의 이름 석자는 내면 깊은 곳에서 무어라 설명하기 힘든 커다란 파장을 만들어냈다. 뭉클한 감동?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 인간 승리의 감격? 아니, 이런 문구들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시대와의 싸움에서, 국적과의 싸움에서, 가난과의 싸움에서 그리고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늘 잔인하게 난타당하면서도 단 한 번도 포기라는 그 쉽고도 달콤한 결정 앞에 자신을 내어주지 않고 꿈과 목표를 향해 가시밭길을 당당하게 걸어갔던 그의 삶은,편안하게만 안일하게만 살아가고자 했던 내 자신에게 마치 사자후처럼 귓전을 때렸다. 이 세상에 인간이라는 존재로 태어난 이상 꿈을 향해서 한 번 미쳐서 살아보라고, 죽을 것처럼 살아보라고, 한 분야의 장인이, 대가가 되어보라는 그의 외침이 가슴 속으로 뛰어 들어와 나의 안일함을 잡아 흔들었다. 출발선상에서 본다면 적어도 나는 출발선에서 출발 할 수 있었지만 그는 출발선 근처에도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적어도 나는 맨발과 알몸으로 뛰지 않아도 되었지만 그에게는 신고 뛸만한 신발도 옷도 없이 헐벗고 굶주린 상처투성이의 맨몸으로 인생의 대열에 서서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그는 결승전을 통과했고(그는 아직 아니라고 하지만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세계에서는 그에게 무감사 마스터메이커 즉 그 누구도 감히 평가나 검사할 수 없는 장인으로서는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메달을 목에 걸었다.

앙드레 말로가 ‘오랫동안 꿈을 그리던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라고 했던가. 꿈을 그리는 사람. 오랜 시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걸고 꿈을 그리던 사람은 마침내 자신의 꿈 앞에 다가 설 수 있게 된다는 이 꿈 같은 이야기가 어쩌면 꿈 같은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진창현 씨의 삶을 통해서 알 수 있게 되었다. 그에게 무한한 존경심과 갈채를 보낸다.

“더 위너 이스...미스터 진창휸. 미스터 진창휸, 미스터 진창휸?”

그때 나는 온몸에서 핏기가 사라지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진창휸은 나의 이름을 영어로 읽은 발음이었다. 나는 내가 수상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은 것이다. 처음에는 무슨 일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여 마치 꿈을 꾸고 있는 듯 천천히 주위를 둘러볼 뿐이었다. 내가 수상을 한 것이다...하지만 이것은 꿈이 아니다. (p319)

스티브 존슨의 '바보상자의 역습'을 알게 된 건 작년 11월 말이었나 12월 초쯤이었나 새벽 1시쯤 KBS1 TV에서 방송하는 'TV 책을 말하다'라는 프로를 통해서였다. 여러 분야의 전문인들이 커다란 책상에 둘러 앉아 한 해 동안 출판된 수많은 책들 중 몇 개의 키워드로 올해의 책을 선정하고 있었다. 인생수업이라든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던가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라던가 빈곤의 종말이라던가 아내가 결혼했다라던가 한 해 동안 숱하게 '좋은 책이다'라고 들어왔던 책들도 있었지만 스티븐 존슨의 바보상자의 역습은 이 프로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고 책에 관한 소개를 듣자마자 몹시 읽고 싶어졌다. 대중문화가 우리 인간들을 더 똑똑하게 만들어 주었다라고?

우선 이 책에 대해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올해의 책에 선정된 만큼 내용의 구성이라든가 과학적 변론, 연구, 관찰, 저자 본인의 직관력과 사고 등이 잘 어우러져 흥미롭고 설득력 있는 아주 볼만한 책을 만들었지만 대중문화 편들기 같은 편협한 시각에서 이 책을 쓴 것이 결코 아니라는 사실이다. 내가 이 책에 매력을 느꼈던 것은 하나의 존재를 일관되게 생각하지 않고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기'라는 저자의 남다른 시선에 끌린 것이다. 그는 대중문화를 크게 게임, TV, 인터넷, 영화로 나누어서 이러한 대중문화가 어떻게 우리를 더 똑똑하게 만들었는지 예를 들어주고, 관련 자료를 제시하고, 논증하고, 수다도 떨면서 인문과학 서적임에도 불구하고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고 있다.

존슨은, 책을 통한 독서는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듯이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훌륭한 지적유희를 가져다주고 뇌운동과 상상력을 활성화하는데 있어서 독서만큼 좋은 것도 없지만 책과 대비되는 모든 대중문화를 저질이다, 폭력적이다, 바보상자다라고 매도해버리기에는 적어도 우리 뇌기능 활성화에 있어서 만큼은 유용한 역할로서의 노릇을 제법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조목조목 이야기 하고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게임도, TV에서 방영되는 드라마도, 인터넷도, 영화도 점점 어려워지고 복잡해짐으로써 우리를 생각하게 만들고 고민하게 하고 연구하게 하고 추리하게 하고 양방향으로 참여하게 함으로써 우리의 뇌를 운동시킨다는 것이다. 그렇다. 난 내 동생이 즐겨하는 온라인 게임을 보면서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동생이 설명을 해주고 한 번 해보라고 해서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적분을 푸는 것보다 어렵다고 느꼈으니까. 하지만 재미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영화 메멘토를 보면서 라스트 부분에서 헉! 하는 신음이 터졌었고 24는 다운까지 받아서 볼만큼 좋아하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저자의 이러한 관점에 개인적으로 동조하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동안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대중문화가 청소년이나 어린 아이에게 미치는 선정성, 폭력성에 대해서는 저자 역시 비판적 입장이었고-이 책의 주제는 대중문화가 우리를 똑똑하게 만들었다는 순기능에 관한 것이지 대중문화의 저질적인 부분과 폭력성 따위를 감싸고자 했던 것이 아니다-독서의 중요성에 관해 잊지 않고 언급하는 것 역시 나와 생각이 같았기에 저자의 논조가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바보상자의 역습은 길지 않은 내용이었지만 두께에 비해서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책이었고 대중문화에 대해서 보다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

스티브 존슨의 '바보상자의 역습'을 알게 된 건 작년 11월 말이었나 12월 초쯤이었나 새벽 1시쯤 KBS1 TV에서 방송하는 'TV 책을 말하다'라는 프로를 통해서였다. 여러 분야의 전문인들이 커다란 책상에 둘러 앉아 한 해 동안 출판된 수많은 책들 중 몇 개의 키워드로 올해의 책을 선정하고 있었다. 인생수업이라든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던가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라던가 빈곤의 종말이라던가 아내가 결혼했다라던가 한 해 동안 숱하게 '좋은 책이다'라고 들어왔던 책들도 있었지만 스티븐 존슨의 바보상자의 역습은 이 프로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고 책에 관한 소개를 듣자마자 몹시 읽고 싶어졌다. 대중문화가 우리 인간들을 더 똑똑하게 만들어 주었다라고?

우선 이 책에 대해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올해의 책에 선정된 만큼 내용의 구성이라든가 과학적 변론, 연구, 관찰, 저자 본인의 직관력과 사고 등이 잘 어우러져 흥미롭고 설득력 있는 아주 볼만한 책을 만들었지만 대중문화 편들기 같은 편협한 시각에서 이 책을 쓴 것이 결코 아니라는 사실이다. 내가 이 책에 매력을 느꼈던 것은 하나의 존재를 일관되게 생각하지 않고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기'라는 저자의 남다른 시선에 끌린 것이다. 그는 대중문화를 크게 게임, TV, 인터넷, 영화로 나누어서 이러한 대중문화가 어떻게 우리를 더 똑똑하게 만들었는지 예를 들어주고, 관련 자료를 제시하고, 논증하고, 수다도 떨면서 인문과학 서적임에도 불구하고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고 있다.

존슨은, 책을 통한 독서는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듯이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훌륭한 지적유희를 가져다주고 뇌운동과 상상력을 활성화하는데 있어서 독서만큼 좋은 것도 없지만 책과 대비되는 모든 대중문화를 저질이다, 폭력적이다, 바보상자다라고 매도해버리기에는 적어도 우리 뇌기능 활성화에 있어서 만큼은 유용한 역할로서의 노릇을 제법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조목조목 이야기 하고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게임도, TV에서 방영되는 드라마도, 인터넷도, 영화도 점점 어려워지고 복잡해짐으로써 우리를 생각하게 만들고 고민하게 하고 연구하게 하고 추리하게 하고 양방향으로 참여하게 함으로써 우리의 뇌를 운동시킨다는 것이다. 그렇다. 난 내 동생이 즐겨하는 온라인 게임을 보면서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동생이 설명을 해주고 한 번 해보라고 해서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적분을 푸는 것보다 어렵다고 느꼈으니까. 하지만 재미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영화 메멘토를 보면서 라스트 부분에서 헉! 하는 신음이 터졌었고 24는 다운까지 받아서 볼만큼 좋아하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저자의 이러한 관점에 개인적으로 동조하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동안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대중문화가 청소년이나 어린 아이에게 미치는 선정성, 폭력성에 대해서는 저자 역시 비판적 입장이었고-이 책의 주제는 대중문화가 우리를 똑똑하게 만들었다는 순기능에 관한 것이지 대중문화의 저질적인 부분과 폭력성 따위를 감싸고자 했던 것이 아니다-독서의 중요성에 관해 잊지 않고 언급하는 것 역시 나와 생각이 같았기에 저자의 논조가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바보상자의 역습은 길지 않은 내용이었지만 두께에 비해서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책이었고 대중문화에 대해서 보다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

만약 아마존에 가게 된다면 꼭 가져가야 할 목록 3가지는 어떤 것인가라는 물음에 내 대답은 다용도 칼과 필기구와 ‘물’이었다. 왠지 그곳에는 사람이 마실만한 적당한 물이 없을 것만 같은 생각에(영화를 너무 많이 봤다..-_-)물을 선택했던 것이다. 그런데 아마존은 옷을 입지 않는다를 펼치자마자 프롤로그 부분에 ‘아마존 강이 바다로 내뿜는 신선한 물의 양은 1초에 약 2천억cc로 이것은 1초에 4억 명이 500cc씩 마시기에 충분한 양이며 15초마다 전 세계인구 60억이 500cc씩 마실 수가 있다고 한다.’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오...맙소사. 이렇게 무식할 수가...서울에서 마시는 물보다 깨끗한 물이 넘쳐흐르는 곳이 바로 아마존인데 말이다. 물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아마존에 대해서 너무나 많은 것들을 오해를 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시적인, 질이 낮은, 더러운, 끔찍한, 사나운, 인간보다 짐승에 더 가까운, 이러한 편견과 오해로 시작된 아마존 읽기는 중간에 도저히 책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했고 나의 편견들을 바로 잡아 주었다.

이 책을 쓴 정승희씨는 본업이 작가가 아니기 때문인지 문장을 유려하게 다듬거나 화려한 수사어구 같은 건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이 마치 아마존 한 복판을 허우적거리며 헤매고 있는 착각에 빠질 정도로 여과 없이 솔직하고 시원시원하게 글을 써 내려 갔다. 친한 학교 선배가 소주 한 잔하면서 내가 아마존에 갔는데 말이야, 아 글쎄 이랬지 뭐냐 하고 이야기 해주는 것처럼 친근하게 느껴졌다. ‘아마존은 옷을 입지 않는다’는 저자가 방송 촬영을 위해 수차례 아마존을 여행하면서 겪었던 일들, 느꼈던 감정, 풍경,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은 책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3부 ‘아마존에서 산다는 것’ 챕터에 수록된 여자들만 모여 사는 부족인 ‘야르보족’에 관한 이야기였다. 처음 등장할 때의 모습은 다분히 전사다운 강한 여성의 모습이었다. 남자에 대한 강한 적개심을 비롯 소도 잡아먹는다는 아나콘다를 맨 손으로 때려잡는 그 터프함이란... 하지만 왜 그녀들이 여자들로만 구성된 부족을 이루며 살게 되었는지를 찬찬히 풀어놓을 때 한 명의 문명인으로써 미안하고 같은 여자로서 인간으로서 강한 분노를 느꼈다. 사실 이 책의 많은 부분이 일명 ‘문명인’이라 지칭되어 지는 서구의 많은 사람들이 자연과 더불어 평화롭게 자신들의 문화를 보존하며 살아가는 아마존의 숱한 사람들에게 결코 해서는 안 될 이기적이고 사악한 범죄를 저질렀는지를 고발하고 반성하고 있다.

저자가 바라보는 아마존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순수함’ 혹은 ‘순진무구함’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깨끗하고 순수하다. 하지만 아마존의 밖, 문명이라는 탈을 쓰고 욕심으로 얼룩진 존재들이 이들을 이용하고 학대하고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 아마도 저자 정승희씨는 자신이 보고 느낀 아마존의 순수함을 알리고 현대의 문명이라는 것이 과연 우리에게 이롭기만 한 것인가를 반추해보고자 이 책을 써 내려 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우리는 마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내일이 오늘보다 더 나빠질까봐 그 추락을 막기 위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전전긍긍하는 것이 아닐까. 만약 싱구 부족들의 삶처럼 내일 역시 오늘과 같을 수 있다면 적으도 나는 오르지 못할 나무를 쳐다보며 현재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보다 오늘의 소박한 행복에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누가 뭐라고 해도 문명은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고 나는 믿는다. 문명으로부터 떨어져 있으면 떨어져 있을수록 행복한 ‘싱구’를 나는 보았고 그 증거가 아직도 아마존 싱구 강 유역에 살아 움직이기 때문이다. (p265)

만약 아마존에 가게 된다면 꼭 가져가야 할 목록 3가지는 어떤 것인가라는 물음에 내 대답은 다용도 칼과 필기구와 ‘물’이었다. 왠지 그곳에는 사람이 마실만한 적당한 물이 없을 것만 같은 생각에(영화를 너무 많이 봤다..-_-)물을 선택했던 것이다. 그런데 아마존은 옷을 입지 않는다를 펼치자마자 프롤로그 부분에 ‘아마존 강이 바다로 내뿜는 신선한 물의 양은 1초에 약 2천억cc로 이것은 1초에 4억 명이 500cc씩 마시기에 충분한 양이며 15초마다 전 세계인구 60억이 500cc씩 마실 수가 있다고 한다.’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오...맙소사. 이렇게 무식할 수가...서울에서 마시는 물보다 깨끗한 물이 넘쳐흐르는 곳이 바로 아마존인데 말이다. 물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아마존에 대해서 너무나 많은 것들을 오해를 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시적인, 질이 낮은, 더러운, 끔찍한, 사나운, 인간보다 짐승에 더 가까운, 이러한 편견과 오해로 시작된 아마존 읽기는 중간에 도저히 책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했고 나의 편견들을 바로 잡아 주었다.

이 책을 쓴 정승희씨는 본업이 작가가 아니기 때문인지 문장을 유려하게 다듬거나 화려한 수사어구 같은 건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이 마치 아마존 한 복판을 허우적거리며 헤매고 있는 착각에 빠질 정도로 여과 없이 솔직하고 시원시원하게 글을 써 내려 갔다. 친한 학교 선배가 소주 한 잔하면서 내가 아마존에 갔는데 말이야, 아 글쎄 이랬지 뭐냐 하고 이야기 해주는 것처럼 친근하게 느껴졌다. ‘아마존은 옷을 입지 않는다’는 저자가 방송 촬영을 위해 수차례 아마존을 여행하면서 겪었던 일들, 느꼈던 감정, 풍경,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은 책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3부 ‘아마존에서 산다는 것’ 챕터에 수록된 여자들만 모여 사는 부족인 ‘야르보족’에 관한 이야기였다. 처음 등장할 때의 모습은 다분히 전사다운 강한 여성의 모습이었다. 남자에 대한 강한 적개심을 비롯 소도 잡아먹는다는 아나콘다를 맨 손으로 때려잡는 그 터프함이란... 하지만 왜 그녀들이 여자들로만 구성된 부족을 이루며 살게 되었는지를 찬찬히 풀어놓을 때 한 명의 문명인으로써 미안하고 같은 여자로서 인간으로서 강한 분노를 느꼈다. 사실 이 책의 많은 부분이 일명 ‘문명인’이라 지칭되어 지는 서구의 많은 사람들이 자연과 더불어 평화롭게 자신들의 문화를 보존하며 살아가는 아마존의 숱한 사람들에게 결코 해서는 안 될 이기적이고 사악한 범죄를 저질렀는지를 고발하고 반성하고 있다.

저자가 바라보는 아마존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순수함’ 혹은 ‘순진무구함’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깨끗하고 순수하다. 하지만 아마존의 밖, 문명이라는 탈을 쓰고 욕심으로 얼룩진 존재들이 이들을 이용하고 학대하고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 아마도 저자 정승희씨는 자신이 보고 느낀 아마존의 순수함을 알리고 현대의 문명이라는 것이 과연 우리에게 이롭기만 한 것인가를 반추해보고자 이 책을 써 내려 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우리는 마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내일이 오늘보다 더 나빠질까봐 그 추락을 막기 위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전전긍긍하는 것이 아닐까. 만약 싱구 부족들의 삶처럼 내일 역시 오늘과 같을 수 있다면 적으도 나는 오르지 못할 나무를 쳐다보며 현재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보다 오늘의 소박한 행복에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누가 뭐라고 해도 문명은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고 나는 믿는다. 문명으로부터 떨어져 있으면 떨어져 있을수록 행복한 ‘싱구’를 나는 보았고 그 증거가 아직도 아마존 싱구 강 유역에 살아 움직이기 때문이다. (p2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