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지는 않니..오늘은 만나겠지?” 예슬양 어머니 애절한 편지
[쿠키 사회] “2월 23일 토요일. 오늘은 날씨가 많이 추웠는데, 우리 예슬이는 춥지 않았는지 걱정이구나.… 2월24일 일요일. 오늘은 만나겠지? 그런데 왜 눈물이 계속 나지?”
윤희란(35)씨는 지난해 12월25일 딸 우예슬(8)양이 실종된 이후에도 거의 매일 같이 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애끊는 모정을 달래며 일기형식의 편지를 써 왔다. 편지는 2월16일부터 3월12일까지 이어졌다. 윤씨는 하지만 지난 18일 예슬양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에 분노를 참지 못하고 이 편지들을 갈기갈기 찢어 버렸다. 본지는 다시는 이런 끔찍한 범죄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단독 입수한 윤씨의 편지를 복구해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2008년 2월 21일 목요일. 보고 싶은 예슬이에게, 우리가 서로 못 만난 지 60일째구나. … 2개월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길지 엄마는 생각도 못했어. … 저녁에는 자장면을 먹었단다. 미안해 자꾸 예슬이가 좋아하는 것만 먹어서….”
편지는 대부분 ‘예슬아, 오늘은 얼마나 힘든 하루를 보냈니’로 시작해 딸이 살아있기를 바라는 절절한 마음이 녹아있었다. 그러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2월 22일 금요일. 오늘도 무사히 잘 지냈지? 이번주에는 예슬이가 집에 올 것 같은 생각이 자꾸 들어. 어떤 분이 데리고 갔는지는 모르지만 그 사람이 좋은 마음먹고 너희들을 놓아줬으면 좋겠다.” “2월 23일 토요일. 오늘은 날씨가 많이 추웠는데, 우리 예슬이는 춥지 않았는지 걱정이구나. 엄마는 이가 아픈데, 우리 예슬이는 아픈데가 없어야 할텐데…”
실종 2달이 넘어가자 흐르자 윤씨는 초조함을 내비쳤다. 하지만 여전히 딸이 살아있을 것이라는 윤씨의 믿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예슬이가 아주 많이 이성적으로 생각해서 (탈출) 기회를 만들어야 해. 하지만 너무 무리하지는 말아야해. 그 사람 신경 거슬리게 하면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어. 조용히 있다가 그 사람이 …. 그러면 살짝 나와서 엄마한테 전화해, 전화해서 도와달라고 해. 알았지”라고 썼다.
편지는 이혜진(10)양의 시신이 발견된 다음날인 12일자에도 이어졌다. 윤씨는 “사랑하는 엄마딸 예슬아!오늘은 너무 놀랄만한 일이 있었어. … 그러나 예슬이는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라고 썼다. 하지만 끝내 토막난 시신으로 돌아온 딸을 붙들고 윤씨는 혼절하고 말았다. 안양=국민일보 쿠키뉴스 전병선 노용택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