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죽음]
장 아메리
죽음을 선택한다. 죽음 뒤에는 아무것도 존재치 않는다. 나의 죽음으로 내 주변의 사회 또한 나와 함께 죽는다. 내 죽음의 주체는 나다. 사회에게는 나의 죽음이 흘러가는 흐름에 던져진 사소한 파문일런지 모르나, 나에게 죽음은 모든 것의 종결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죽음에 대한 선택은 비웃음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존재에 의문을 품으며, 찾아지지 않을 것임을 알면서도 존재에 대해서 ’왜’라는 외침을 이어간다. 그러나 분명 그 몸부림은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한다. 그 과정, 몸부림의 순간만이 의미를 가질 것이다. 나는 소수임에 답답해 하지만 유일하지 않음에 안도와 질투를 동시에 느낀다.
죽음을 대면하는 순간, 그것은 상상만으로도 사신의 날을 본 것 같은 아찔함을 느끼게 한다. 지금을 사는 것은 중요하다. 지금을 사는 것이 누군가에 의한 강요인지 아니면 나 스스로 자신에게 만든 책임지우기인지, 난 어디에서부터 도망쳐서 어딘가로 도피하려 하는지, 이런 의문을 파악하려 인식을 깊게 한다.
나를 둘러싼 사회의 인습과 인식을 깨부순다. 자유의지를 가진 죽음에 대한 미화는 사실 별로 무겁지 않다. 극한 상황에서 살아가는 자들에 대한 미담이 차라리 더 무거울 것이다. 스스로의 의지로 막다른 곳에서 포기가 아닌 죽음을 ’선택’하는 자들에 대한 존경심도 있기는 하지만, 난 아직도 ’살아남은’ 자들에 대한 동경을 버릴 수가 없다.
이 책이 자살을 미화하는 불온한 도서라고 누군가 이야기 했다. 하지만 난 이 책을 읽고 죽고 싶다라는 생각을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 느껴졌고, 그리고 담담하게 죽음을 논한 사고의 진지함이 느껴졌을 뿐이었다. 매순간이 처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