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우리 화폐에 무슨 일을 해왔는가?
[What has government done to our money?]

그러면 정부와 화폐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배웠는가?
수 세기 동안 정부가 자유시장을 차례로 침범해서는 화폐제도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잡았다는 것을 알았다. 때때로 외양적으로 무해한 것처럼 보이는 새로운 통제는, 새롭고 추가적인 통제를 초래했다는 것을 보았다. 정부는 본질적으로 인플레이션적인데, 왜냐하면 인플레이션이 국가와 국가가 선호하는 그룹들을 위한 수익을 획득할 수 있게 해주는 매력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정부가 화폐에 대한 지배권을 천천히, 그렇지만 확실히 몰수함으로써 그 지배권을 (a) 정부가 결정하는 속도대로 경제를 부양하고, (b) 전체 경제를 사회주의적 방향으로 향하도록 사용해 왔다.

화폐도 하나의 상품이다. 자유시장 경제에 의해서 이 화폐의 가치는 매순간 변화하면서 적정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하지만 정부는 화폐를 통제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위해서 화폐의 상품으로써의 위치를 제거해버렸다. 화폐를 통제하는 방법을 통해서 정부는 민간에게 특별한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되었고, 각 국가의 시민들은 국가에 의해서 자신들의 자산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각 국가들은 끊임 없는 인플레이션을 겪게 되었다. 언젠가 그 거품은 터져버릴 것이다. 자연스러운 흐름을 인위적으로 막아버린 형국.  짧지만 유익한 책이었다.

입센의 이름은 많이 들어 왔었다. 그 이름에서 느껴지는 여성적인 서정성 때문에 그가 쓴 많은 사회비판적인 문학에 대해서 나는 정말 엉뚱하게 무지했었다. 그러다 어느날 읽게 된 한 연극사 책에서 그가 이 길고 긴 연극 역사의 계보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도서관을 지나치다 발견한 그의 희곡을 선뜻 책꽂이에서 뽑아들게 되었다.

[인형의 집], [유령] 이 두 희곡, 입센은 남성이었음에도 사회에서 속박 받는 여성에 대해 이야기 한다. 우리나라도 그 시절 그 사회와 별반 다르지 않더라. 내 어머니는 내 어머니이기 이전에 내 아버지의 아내였고, 그리고 그 이전에는 내 할아버지의 딸이었다. 그녀의 꿈은 집안과 사회가 쥐어준 여성으로써의 '의미'있는 삶의 범주를 넘어서지 못했고, 그 틀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지속되었다. 많은 어머니들이 대부분 그러했고, 그렇기에 당신들의 딸들에게는 자신을 가두었던 철창에 그녀들의 딸들이 똑같이 속박되기를 거부하며 그녀들을 사랑했다.

'인형의 집'에서 하나의 인형이었던 로라는 인형이기를 거부하며 마지막 순간 그 단단한 껍질을 부수며 나아간다. 사회에 의해서 고정되어진 삶에서 그녀는 인형이었고, 그 인형의 틀은 그녀를 더이상 가두어 둘 수 없었다. 자유를 찾는다. 자유에는 무한한 책임과 노력이 뒤따른다는 것을 그녀는 알았음에도 결국 자유를 택한다.

시간은 흘러 시대도 역시 흘렀고, 근대라고 불리우는 짧은 몇 백년의 역사 안에서 사람들의 인식도 많이 흘러 새로운 물결이 되었다. 이 시대는 인간에게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더욱 매몰차게 강요한다. 신은 이미 죽었기에, 인간은 신이라는 온실을 이미 부수어버렸기 때문에, 그들은 사회가 만든 또 다른 온실에 남거나 혹은 그 온실을 떠나 광막한 광야로 내쫓김을 강요하고 있다. 우리는 인간으로 살기 위해서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지식인은 좌파일 수밖에 없다는 누군가의 말이 떠오른다.

권력이 사라질 것 같은 두려움에 사로잡혔을 때, 폭력에 대한 유혹은 강렬하다. 권력은 매혹적이다. 생물학적인 논거로 그 이유를 증명할 능력은 없지만, 경험적인 측면에서 판단할 때 인간은 권력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그렇기에 쉬운 길을 택하게 된다. 바로 폭력이라는 무기를 든다.

한나 아렌트는 이것을 사회적인 거시적인 관점에서 권력과 폭력의 상관관계를 이야기 한다. 하지만 나는 지극히 개인적인 인간이기에 이 관점을 개인적인 인간의 관계에서 이해하고 해석한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는 권력이 생겨난다. 권력을 가진 집단은 그 권력을 구성원 모두에게 동일하게 분배하지 않는다. 역시 집단 내에서도 권력은 특정 개인 혹은 몇몇에게 집중된다. 집단이 권력을 상실해가는 과정은 신뢰에 믿바탕을 두고 있지 않을까? 아직 한나 아렌트의 논리를 온전히 이해하고 있지 못한 나로서는 막연한 추측을 일삼는다. 그리고 권력을 소유한 개인이 그 권력을 지속하고자 사용하는 폭력에 눈을 돌린다.

폭력에의 유혹은 강렬하다. 폭력은 악의를 가지고 행해지는 모든 행동을 의미한다. 물리적인 가학 행위 뿐만이 아니라 감성적인 태도 악의를 수반한 말 또한 권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욕망의 태두리 안에서 폭력으로 사용된다. 그것을 폭력으로 인지 한다 하더라도 폭력에의 유혹을 이겨내는 것은 지극히 힘든 일이다.

’다시 한번 말해서, 우리는 그러한 발전들이 우리를 어디로 이끌어 갈지 알지 못하지만, 모든 권력의 감소가 폭력의 공개적인 초대라는 것 - 권력을 쥐고 있지만 자신의 손에서 스르르 빠져나가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통차자들이든 피통치자들이든지 간에, 권력을 폭력으로 대체하려는 유혹에 저항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항상 깨닫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하다 - 을 알고 있으며, 모르고 있다면 알아야만 한다.’

이 유혹을 이겨낼 수 있을까? 왜 이 유혹을 이겨내야 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권력의 달콤함은 인간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파 하는 본성에 기인할지도 모른다.

폭력에 대한 그녀의 논의는 지금 내 지성으로는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조만간 난 그녀의 책 [폭력의 세기]에 대한 또 한번의 탐험을 시도해야 할 것을 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