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전히 내가 보기 위해 산 책이다. 동화책이긴 하지만.
책속에 고개를 쳐박고 수레에는 넘쳐나는 책들을 담아 끌고가는 모습이 퍽이나 인상적이어서 책을 좋아하는 내 시선을
단번에 잡아끌었다. 화사한 꽃들이 그득하게 피어있는 배경 역시 맘에 들었고 말이다. 책을 받아봤을 때 얇을 거라는건
예상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큰 책인줄은 몰랐다. 8절지 스케치북 크기에 가까운 책인데 그래서인지 그림이 시원시원해서
참 좋다. 수채화로 그려진 삽화가 참 맘에 든다.
이 책은 가이드북에도 씌여있듯이 '몰입의 즐거움'에 대해 다룬 그림책이다.
주인공이 캠핑장에서 텐트를 친 것처럼, 이불 속에서 손전등을 켜고 책을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은 마치, 해리포터가
더즐리 이모부의 눈길을 피해 이불을 둘러쓰고 지팡이로 불을 밝혀 숙제를 하던 모습을 연상시킨다. 친구들의 도서
대출증까지 총동원하여 엄청난 양의 책들을 닥치는대로 탐독하는 모습이나, 데이트하는 시간조차 아까워 연애도 뒷전
인채 책만 들여다보는 모습은 정말 두손 두발 다 들게 만든다. 해리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그의 친구 헤르미온느조차도
명함을 못 내밀 정도로 지독한 책벌레임은 분명한 듯 하다. 하지만, 평생에 모은 자신의 아끼는 도서들을 전부 기부해
마을에 도서관을 설립하는 모습은 좀 감동을 자아내기도 한다.
과장된 느낌은 있지만, 뭔가 이렇게 몰입할 수 있는 즐거움이 존재한다는 건 참 부럽다. 나역시 책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새 책을 사들었을 때 설레임을 느끼고 그런 내 모습이 빙그레 웃게 된 적도 있다. 그뿐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책들로 꽉
들어찬 책장을 바라보며 맘 뿌듯해 할때도 있다는 것또한 빠질 수 없을 것이다..ㅋㅋ
산만한 정서를 지닌 나인지라 아무리 책을 읽어도 차분해지지도, 이런 초절정 몰입 근처에도 못 가고 있지만 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을으로서 즐겁게 공감할 수 있어 좋았다^^
그림책,
사라스튜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