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

날벼락을 맞았다. 그녀가 죽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나 밝고 건강하던 그녀가 죽을 리가 없다.

차를 몰고 병원에 당도하는 순간에서야 내 옷차림을 보았다. 평소에 가지고 다니던

검은 색 양복이 눈에 띄었다. 그걸 입는 순간에도 그녀의 장난에 놀아나는 건 아닌가?

피식 미소까지 새어 나왔다.

차에서 내려 닿는 지면의 느낌이 달에 온 듯 느낌없다. 주위의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필시 꿈이 틀림없다.

지하 일층을 알리는 벨이 울리고, 나는 그녀의 빈소로 가면서

'그럴리 없다. 그럴리 없다. 그녀가....'

믿지 않던 내 마음에 못을 박아 진심임을 알리 듯 그녀의 빈소가 벌써 차려져 있었다.

평소에 장난 끼 넘치는 그녀이기에 이쯤은 아무것도 아닐 꺼라고, 어머니의 눈물 까지도

아무것도 아닐 꺼라고 생각했다.

그런 내게 평소의 미소를 짓고 있는 그녀의 사진을 보자 마음이 무너졌다.

마음이 무너지자 몸까지 따라 주저 앉았다.

다행히 빈소 안이었다. 남들이 하기에 나 까지 그녀에게 절을 했다.

나는 그녀의 죽음을 믿지 않았기에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그런 나를 보고 사람들이 뭐라고 떠들었으나, 나는 들리지 않았다.

그녀의 고나이 사람들에 의해 나오는 걸 보는 순간에서야 알았다.

그녀가 정말 죽은 것을....

그녀의 관이 내 눈앞에서 불속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서야

나는 그 누구도 의식하지 못한 채통곡했다.

이제 겨우 스무살인 그녀가 죽은 것이다.

그날, 나의 친구이자, 애인이자, 동료인

그녀가 죽었다. 나도 죽었다.

세기에 기리 남을 사진 작가 카파! 그가 유명해지는 시점부터 겪어야 했었던 전쟁의 현장을 자세하게 그려낸 이 책은 그가 자의가 아닌 독재자의 손에 의해 적국인이 되면서 부터 시작한다. 그는 백수 생활의 표본 처럼 침대와 전화기 한대 만이 있는 자신의 방에서 돈이나 일자리를 주겠다는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전화벨은 그의 사정은 아랑곳 하지 않고 울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