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고 받는 것, '기브 앤드 테이크'가 조화롭게 오가는
가운데 살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내가 주면 네가 받고 그 다음에는 내가 뭔가를 돌려받는 식으로.
정서적인 균형이 이루어지지 못하면, 종속의 나사가 더욱 더 조여지기 마련이다.

p.59



결론적으로 그는 자신만이 그의 유일한 섹스 상대라는 레나의
나르시시즘에 심한 상처를 입힌 것이다.

p.95


동물들은 "용량초과의 안정감"에 대해 "결속 상대에게 등을 돌리는 것"으로
반응한다고 한다. 그는 이러한 방향 전환을 '식상함에 대한 반응'이라고 불렀다.

p.101


'관계의 원근'
너무 가까운 것은 너무 먼 것과 마찬가지로 관계에 해롭다.
샴쌍둥이처럼 공생관계의 파트너가 된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긴장감이 없다.
그 결과 한쪽은 다른 한 쪽이 없으면 살 수 없지만, 이러한 공동생활은 
에로틱한 파트너 관계보다는 나란히 선 채 이리저리 오가는 단조로운 관계에 가깝다.
애정관계에 있어 한 사람이 부모의 역할을 하고, 다른 한사람은 아이의 역할을 맡음으로써
어린 시절로 퇴행하는 것 만큼 파괴적인 것도 없다.

p.112


혼자 산다는 생각만으로도 두려운, 의존적인 사람은 혼자 살게 되는 날이 오면,
다른 사람에 비해 훨씬 더 큰 고통을 감수해야한다.
그 때문에 그들은 그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더욱 참고 견딘다.
'완전히 혼자'라는 생각은 파트너에게서 받게 되는 모욕감보다도 더욱 고통스러운 일이다.

p.127



집에서 자신의 부인이나 내연녀에게 못되게 굴면서도, 직장에선 보기 드물 정도로
굴욕적인 태도를 취하는 못난 남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된다면
다들 놀랄 것이다.
p.131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은 엄마가 자기 혼자 독점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엄마가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존재해야 하다니,
이제 다른 사람은 모두 라이벌인 것이다.
p.138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는 상태에 이르기까지는
당연히 많은 것을 희망했던 단계가 있기 마련이다. 
p.139



하지만 어떤 희생자가 자신을 협박하는 사람을 사랑하겠는가?
p.184



어떤 식으로든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희망의 불씨가 남아 있는 한,
그 사람과 헤어지는 것은 쉽지 않다. 머리가 제 아무리 '이 관계는 전망 없는 관계야'라고
말을 해도, 가슴이 말을 듣지 않는 것이다.
p.192


누구든 자기 자신에 관한 한 최고의 전문가이다. ....
문제의 근본 원인은 사람들이 '해야 했던 것'을 따르지 못하는데 있다.
'이성'이 답을 가르쳐주어도, '가슴'이 말을 안 들을 때가 너무나 많다.
p.202


놓아주기란 쉽지 않다. 한 때 모든 것은 아니어도 많은 것을 기대했던
한 세계로부터 발을 빼야만 하니까.
p.212

삶은 변화와 성장, 그리고 계속되는 노력으로 이루어진다.
그것을 위한 전제는 '놓아주기'이다. 
쥐고 있는 것을 용감하게 놓아줌으로써 빈손이 되어야,
당신 자신의 권한에 속하는 것, 그리고 삶이 당신에게 주는 것들을
붙잡을 수 있다.
p.213


이제 막 여동생이 생겨서 언니가 된 어린 여자 아이가 느끼는 감정은 어떨까?
그 아이가 느끼는 것은 이제부터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지 못한다는 데서 오는
갓난 아이에 대한 분노이다. "난 동생이 너무 좋아요"라고 말하는 것은
부모의 남은 사랑마저 잃지 않으려고 그러는 척 하는 것일 뿐이다.
p.244


 

 

 

심리학적으로 ‘사랑’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심리학의 한 분야인 ‘정신분석학’과 ‘진화생물학’에 사랑에 대한 꾸준한 고찰로 인해 ‘사랑’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낭만적이고 로맨틱한 ‘사랑’과는 점점 다른 면이 파헤쳐지고 있습니다.

<'불륜'과 비슷한 미묘한 애정관계로 주목을 받았던 내조의 여왕>

이 책도 ‘사랑’은 결국, 번식과 생존을 위한 여러 호르몬과 본능의 결과이고, 일부일처제 역시 오랜 시간 진화하며 얻어진 가장 효율적인 ‘번식모델’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고 있는, 상대에 대한 결속감이나 질투, 또는 친밀감의 상승, 결속감, 또는 정절을 지키는 것 등 역시 무의식적인 자기애나 소유욕, 자기 영역에 침범에 대한 두려움 등의 표현이기도 하다고 말합니다. 왜 사람들은 모두 일부일처제가 옳다고 하고, 또 사랑에 대해 ‘모범답안’을 제시하면서도, 수 만년동안 계속해서 삼각관계나 불륜과 같은 비이성적 사랑을 계속 하는 걸까요? 그 때문에 아파하고 상처받고 때로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까지 치닫기도 하면서.

<얼마전 불륜사실이 낱낱이 공개된 타이거 우즈>

이 책의 원제는 ‘그림자 사랑’입니다. ‘불륜’은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랑의 한 형태이니까 그림자 속에서만 사랑해야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요. 꼭 불륜이 아니더라도 사회적으로 환영받지 못하는, 힘겨운 사랑들을 지속하는 사람들(남자보다는 여자가 많다고 이 책에서도 말합니다. 그 이유는 남자는 그러한 관계를 참아내는 게 오래가지 못한다고 하네요. 진화론적이고 유전적인 관점에서.p.143)은 대체 왜, 그런 관계를 묵묵히 참아내고 있는 것일까요? 그 사람들이 매력적이지 않고, 사회적으로 낙오되었기 때문에? 물론 그런 경우도 있지만, 아닌 경우가 더 많다는게 놀라운 예이죠.

이 책은 불륜의 원인만 파헤치는게 아닙니다. 불륜은 옳지 않다고 지지하고, (왜냐면 그러한 관계는 그 관계에 얽힌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사랑으로 아름답게 포장되는 불륜의 허울과 그 이기적 쾌락의 끝, 잘못됨을 알면서도 망신창이가 될 때까지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들, 그리고 그것을 현명하고 올바르게 끝내는 방법에 대해 차근차근 논리적이고 또 애정을 담아 이야기합니다. 실제 사례들이 함께 있어 더욱 흥미있고 설득력 있습니다.

 

	우리는 인간을 생물학적이고 사회심리학적인 영향의 ‘결과물’로 이해한다. 어떤 양상들을 변화시킬 수 있지만, 모든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일반화된 해결법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 책은 따라서 임상치료 중에 경험한 일들이 기술되었을 뿐이고, 무엇이 옳고,그른지를 가르치려는 것은 아니다.
페이지 : 202

 

처음에는 신선한 자극에 끌리는 것처럼, 내연관계에 매력을 느끼고 이것이 진정한 사랑과 살아가는 이유와도 같다는 착각과 함께 불륜이 시작됩니다.

그 이유에는 현재 함께 하는 파트너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도 있고, 또는 일상의 무료함, 성적 불만 등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떤 여자도 처음부터 불륜을 원하며 사랑을 시작하진 않습니다. 어쩌면 하룻밤의 스쳐지나가는 인연이 될법한 관계가, 여자에게는 첫관계후 유대감을 강화하는 옥시토신 호르몬의 분비로 비이성적 사랑에 빠지게(되었다고 믿게) 됩니다. 또 사회적으로도 여성은 섹스와 사랑이 분리될수 없다고 깊이 교육되어 있기도 하죠(p.136) 
하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사랑은 힘듭니다. 특히 그림자 속에 숨어 지내야 하는 그녀 또는 그는 더더욱. 늘 그를 기다리고, 사회적 관계를 점점 줄여가며 점점 더 그늘 속으로 숨어들면서, 이러한 자신을 합리화하고 자기기만에 빠지게 됩니다. 심지어 굴욕적인 대우를 받으면서 그를 당연하게 여기기도 하죠. 더구나 불륜에 빠진 남자가 현재의 결혼 생활을 청산하고 내연녀와 새로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또 시작한다 할지라도 보통 불행하게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p.115)

그런데도 왜, 수많은 사람들의 자신의 불륜만은 로맨스라 믿으며 관계를 끝내지 못??은 불륜 뿐 아니라 ‘힘든 사랑’을 청산하지 못하는 모든 사람들의 함정이기도 합니다.

 

‘어떤 식으로든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희망의 불씨가 남아있는한, 그사람과 헤어지는 것은 쉽지 않다.’-p.192

 

희망, 욕심, 그 사람에 대한 고마움, 또는 죄의식, 자신도 모르게 발휘되는 여러 가지 방어기제, 매몰비용에 의한 판단 착오 등등..... 이러한 함정들을 이겨내고 관계를 청산하기란 사실 매우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누구나 쉽게 해낼 수 있다면 누가 사랑 때문에 아파하겠어요?

이 책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따위의 일반적인 조언들은 대부분 사람을 더 불안하고 의기소침하게 하고(p.278) 더욱 나락으로 떨어뜨릴 뿐이라고 말합니다.(p.204) 그래서 최대한 그런 조언은 하지않고, 좁은 보폭으로라도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그러한 나락에서 조금씩 나올 수 있는 10가지 방법들을 제시하려고 노력합니다.

 

제목만 보고 단순한 흥미위주의, 연애서 같은 심리학 서적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읽어보니 상당히 깊고 폭넓은 심리학적 지식을 토대로 ‘사랑’에 대해 고찰하고 힘겨운 사랑을 위로해주고, 또 상처를 이겨내는 힘을 주기 위한 책임이 느껴집니다. 다시한번 심리학이라는 학문의 ‘인간에 대한 애정’을 느껴 볼 수 있었던 책입니다.^^

*약간의 스포가 있습니다. 1권을 읽으신 분들은 알아차리실테고, 읽지않으신 분은 읽어도 음?? 하실듯^^;;

1권을 읽으며 떠오르는 Q들의 A가 될 법한 이야기들이 솔솔 전개되기 시작합니다.
살짜쿵 드러나는 실존하는 ’리틀피플’의 존재, 사라진 후카에리의 이야기로 끝맺음을 맺은 1권에 이어
2권은 처음부터 다소 급박하고 긴장감있게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1권에서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불우한 어린 시절과 가족, 현대인의 소외감과 방황 같은 것이 느껴졌다면
2권은 좀 더 환타스틱한 이야기 전개와 ’사랑’의 주제가 두둥실 떠오릅니다.

아오마메의 하늘은 이미 두 개의 달이 떠있고, 덴고는 조금 늦게 두개의 달이 떠오른 것을 알아차립니다.
마치 아오마메가 먼저 덴고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그 이후에야 덴고는 아오마메를 강하게 찾고 싶어하는 것처럼.

1권 마지막 부분에 덴고가 자신의 소설에 나오는 두 개의 달 이야기를 하면서,
’두개의 달은 어쩐일인지 그 거리가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고 만나지는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아마 그 두개의 달이 마치 덴고와 아오마메를 상징하는 듯 하네요.

2권 내내 덴고와 아오마메는 언제 만날까 라며 가슴 졸이며 읽어나갔습니다.
신도 아니고 인간도 아닌 존재 ’리틀피플’과 종교단체 ’선구’의 비밀이 하나씩 파헤쳐지는 것도요.
하지만 어쩐 일인지 작가는 모든 비밀을 파헤쳐주지 않습니다.
또 결말을 결말답게 마무리지어주지도 않습니다.
여름쯤 3권이 나온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진짜인가요? 그랬으면 좋겠고 그래야만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처음에는 ’음...분명 압도적인 이야기이지만 엄청난 소설 같지는 않은데?’라고 생각했지만,
2권을 읽어나가면 작가가 얼마나 치밀하게 또다른 ’세계’, 다른 ’우주’를 만들어냈는지 움찔하게 됩니다.
아쉬운 것은 아직 그 세계의 문만 열어준 듯한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요?

아오마메는 정말 죽어버린 걸까요.
덴고는 아직 아오마메의 존재도 확인하지 못했는데.
아오마메의 추리대로라면 덴고 옆에 있는 후카에리는 ’도터’(일종의 분신)일 뿐, 본체는 아니라는 걸까요?
또 1권에서 마치 노부인은 ’저 세상’으로 보내버렸다는 말로 1984년과 1Q84년의 구분을 알고 있는 듯 했는데
2권에서는 노부인의 역할이 다소 시시해집니다. 
 
A보다는 확실히 Q를 많이 만들고 성급히 닫아버린 1Q84년. 
속편이 어서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책을 쓸 때 작가가 유독 좋아하는 문장이라든가, 넣고 싶어하는 문장이 있는가 봅니다.
1권 초반을 읽다보면 "단어를 신중하게 고르다" 라는 표현이 굉장히 많이 나옵니다.
1Q84를 처음 써내려가면서 작가 스스로 단어 하나 문장 하나 모두 굉장히 신중하게 골라가며 글을 썼는가 봅니다.
그 뒤에도 이런 문장이 한두개 더있던것 같은데 기억이 안나네요.ㅎㅎ
다시 읽어볼 쯤에 다시금 찾아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