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예사와 천사라는 제목만 봐도  책에 대한 내용이 참 궁금해지더군요.

화풍이 색다른 그림들이 배경으로 나오고,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갓난아기였을 때 마을에 전염병이 돌아서 엄마 아빠도 전염병에 걸려, 할머니와 둘이 살게 된 페클레. 페클레는 특이하게도 막 걸음마를 시작할 무렵부터 공중제비와 재주넘기를 잘했고, 일곱살이 되자, 광장에서 묘기를 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며, 겨우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날 기도를 마친 할머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페클레는 이곳저곳 떠돌다, 어느 십자가상 앞에서 쓰러지고 맙니다. 눈을 떠보니 따뜻한 난로가 있는 방이었어요. 그곳에서 존 수사의 보살핌을 받게 되지만, 원장 수사님은 그런 페클레를 못마땅히 여기고 재주넘기를 하면 안된다고 하지요. 그러던 어느날, 병에 걸려 쉬지 않고 울어대는 아기를 데리고 온 아주머니가 찾아와 도움을 청합니다. 페클레는 아기를 웃게 하기 위해, 손으로 나비를 만들기도 하며 달래지만, 울음을 그치지 않자, 원장님과의 약속을 어기고 재주넘기를 하며 아이의 울음을 멈추게 하다 원장님에게 들켜 결국 쫓겨날 처지에 놓이게 되지요. 마지막으로 천사의 조각상 앞에서 멋진 곡예를 하던 페클레에게, 천사상이 움직이더니, 페클레를 안고 하늘로 날아올라 멀리멀리 살아졌어요. 페클레가 가버리자 전염병도 사라졌대요.

너무도 재미있고 서정적인 느낌을 주는 곡예사와 천사의 이야기에요.

지금까지 들어보지도 읽어본 적도 없는 새로운 이야기더군요.

스토리 구성도 참 탄탄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염병으로 시작된 페클레의 인생에, 마지막에는 천사와 함께 사라진 후 전염병이 없어졌다는 이야기. 페스트라는 전염병이 있어서인지, 페클레라는 이름도 거기에서 유래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되었는데, 뒷 표지에 보니 아니라고 적혀있더군요. 새로운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프랑스 민담에서 따 온 이야기라 그런지 깊은 인상을 남기는 동화였어요.

시대적인 배경이 담긴 역사적인 이야기와, 동시에 전설적인 이야기가 결합되어 조화롭게 만들어진 재미있는 동화라는 생각이 드네요.

책 소개란을 보니 권장연령이 4-6세라고 하는데, 제법 내용이 많더군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봐도 좋을 것 같아요. 읽으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 [곡예사와 천사]를 읽는 아이들의 마음에, 페클레를 통해 힘든 상황에서도 밝은 웃음을 잃지 않은 발랄함과, 따스한 감동을 전해줄 한권의 좋은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