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가 명작동화의 한 장면이 연상되는 그림이 그려진 그림책, [아델과 사이먼]
표지를 한장 넘기면 파리 시내 지도가 나옵니다. 그리고 사이먼이 잃어버린 물건들의 장소라고 적혀있지요.
멋진 파리 시내가 한가득 담긴 장면을 뒤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학교가 파한 후 아델은 동생 사이먼을 기다렸어요.
사이먼은, 스웨터를 입고, 외투를 걸치고, 목도리를 두르고, 모자를 쓰고, 장갑을 꼈고, 어깨에 가방을 메고, 가방에는 크레용이 들어있고, 한손에는 책을, 한손에는 고양이 그림을 들었지요.
사이먼을 만나자마자 아델은 오늘은 제발 물건을 잃어버리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이래요.
시장의 장면이 한가득 담긴 그림밑으로, 사이먼은 '채소가게 모퉁이를 돌자, 사이먼은 고양이 그림을 못 봤냐고' 합니다.
멋진 단풍이 든 공원에서는 사이먼의 책이 보이지 않아요.
공룡박물관에서는 목도리가 보이지 않구요.
햇살이 따뜻한 거리에서는 사이먼이 아델에게 장갑한짝을 못 봤냐고 묻지요.
공원을 지나다가 인형극을 보러 들린 곳에서는 남은 장갑 한짣도 잃어버린 것 같다고 하지요.
관악대 행진 맨 앞에서 구경하던 사이먼의 모자가 보이지 않네요.
그림 전시실에는 크레용이 없어졌지요.
빵집에서 나오니 가방이 없어집니다.
거리로 나와 곡예사의 묘기를 보고 나니, 외투가 없어졌구요.
집앞으로 온 사이먼의 스웨터도 보이질 않았어요.
아델은 사이먼이 잃어버린 물건들을 찾아보느라 참 피곤했지만, 찾을 수 없었대요.
그런데, 누군가 똑똑....
사이먼의 잃어버린 물건들을 차례차례 들고 온 손님들의 행렬이 이어지면서 끝을 맺지요.
그림이 밝고 화려한 것은 아니지만, 잔잔한 느낌의 수채화로 그려진 그림이라 마음이 차분해질 것 같은 그림책이더군요. 게다가 섬세함이 돋보이네요.
아델과 사이먼의 행적으로 한권의 책을 통해 파리시내를 여행한 기분이 들었어요.
물건을 잃어버리고도 천진난만한 동생 사이먼.
그런 동생을 쫓아다니느라 힘든 아델이지만, 그렇다고 윽박지르거나 하지는 않는 착한 누나지요.
물건을 잃어버린 장소들이 너무 아름답게 그려진 파리 시내의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어요.
게다가 마음씨 착한 이웃들이에요. 어쩜 마지막 장면에 감동까지 느껴지네요.
누나와 남동생이라는 구성이 참 마음에 들어요. 누나와 남동생으로 두 남매인 조카들을 보면 어떤때는 서로 싸우느라 정신없던데, 이 책, 아델과 사이먼을 보면 조금 달라질 것 같아요.
동생을 챙기는 마음을 지닌, 아델에게도 따뜻한 미소가 머금어지네요.
숨은 그림 찾기처럼, 사이먼이 잃어버린 물건의 행방을 찾아보면 재미있는 책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