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교육'이 한때는 '한글세대'와 '한자병용세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자에 대한 교육정책이 엇갈리던 시절이 있었지요. 저는 그래도 한자를 조금 배우던 시절에 학교를 다녀서 그나마, 보고 읽을 수 있는 한자가 조금 되었던 것 같은데, 제 윗세대나 조금 뒤의 후배들은 또 그렇지많은 않았던 모양입니다. 제가 한자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던 것은, 일본 유학을 가게 되어서였어요. 우리 나라의 경우 한자어가 70%이상 되지만, 거의 한글로 표기해도 뜻이 통하는 경우가 많아서 한자를 잘 안쓰게 되는데, 일본어의 경우는 한자가 없으면 읽기도 힘들고 뜻을 파악하기도 힘든 언어더군요. 그래서 처음 일본어를 배울 때는 한자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지만, 그나마 한문시간에 배웠던 한자들이 있어 도움을 받은 편이었거든요. 그렇지만, 한자를 거의 접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일본어의 한자를 참 어려워하더군요. 또 한편으로는, 한자문화권에 있는 중국인과 대만, 그리고 한자문화권이었으나 한자를 쓰지 않는 베트남에서 온 유학생들도 제각기 한자로 통하는 부분과 또 그렇지 않은 부분때문에, 한자를 둘러싸고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을 일본어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느낀 적이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저는 한자교육이 조기교육으로 이루어지는 점에 대해서는 대찬성입니다. 근래에 들어 각 나라마다 같은 한자라도, 중국의 한자가 더 간략화되고, 일본의 한자도 약자를 많이 사용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와 대만은 옛 글자체인, 구자체를 많이 사용하는 점에서 같은 한자문화권이라고 해도 또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요.  그래도 구자체로 배운 한자들이 일본어를 공부할때 추이가 가능해서 많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비단, 중국어와 일본어를 공부할 기회가 되는 사람의 경우에 극한된 것이 아니라, 한자를 아는 것은, 우리나라의 한자로 구성된 한자어를 더 이해하고 잘 구사하는데도 꼭 필요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동음이의어의 경우 똑같이 읽어도 뜻이 다른 경우도 있고, 한자어를 많이 알면 언어구사능력도 더 좋아질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한자 한자한자를 따로 익히는 것 보다는, 뜻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고사성어>로 학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자어가 조합이 되었을때 그 의미를 더 확실히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어쨌든 우리 나라의 경우는 일본의 경우와는 달라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한 한자에 한음으로 읽히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한자를 배우기가 더 수월할 것 같아요.

또, 어릴 때부터 한자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한다면, 어렵게 느껴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그러했듯 말이지요.

요즘 유아나 초등생들을 대상으로한 한자책들이 다양하게 발간되어지더군요. 태극천자문을 TV에서 먼저 본 적이 있는데, 내용이 참 참신하면서도 학습효과도 있어서 좋겠더라구요. 책으로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책으로 나와서 반가웠어요. 책 표지 뒷면에 보니, 이 책이 KBS와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토에이 애미메이션과 합작품이라고 하더군요. 세계를 겨냥한 부분이 참 마음에 들었지요. 아마도 일본과 합작이므로, 글자체의 부분도 서로 나라의 사정에 맞게 바꾸어 방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스타일이더라구요. '포켓몬'이나 요즘 '이누야사' 등 모두 일본에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었는데, 일본과 합작품이라는데서 의미도 있고, 게다가 학습효과도 있으니 참 좋은 시도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책 속에는 한자 카드도 들어있더라구요. 4장이라 아쉬움이 있었지만, 아이들이 참 좋아하더군요.

만화 내용도 재미있어 하구요. 만화라는 장르를 적절하게 잘 사용한 흥미롭고 재미있는 한자공부가 되지 않을까 생각되었어요.다음편은 또 없냐고 하더라구요. 아무래도 잘 보니 또 사줘야 할 듯합니다.

빵을 정말 좋아하는 나에게 즐거운 책이 될 것 같아 덥썩 받아보게 된 책.

그런데, 화려하고 좀 크기가 크고, 두께가 덜 나가고, 표지를 넘기면 멋지고 먹음직스러운 빵들로 가득찬 책인줄 알았는데, 일반 소설 정도의 크기에 볼륨감이 느껴지는 책이었고, 게다가 깨알같은 글씨의 크기에 놀랐다. 보통 읽는 신문보다도 더 작은 글씨체들이, 줄을 맞추지도 않고, 정렬되지도 않는 느낌이 첫인상이었다. 빵과 함께 멋진 레시피가 나온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 될 수 있겠다. 그래도 딱 하나 정확하게 레시피가 등장하니 완전 빗나간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읽다보면 책의 매력에 폭 빠질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 지은이 '양진숙'이라는 사람의 느낌이 묻어나는 서술 형식이 꾸밈이 없어 참 마음에 들었다.

어쩜, 이렇게도 맛깔스럽게 글을 쓸 수가 있는 것일까?

읽는 이로 하여금 부담감을 가지지 않도록 배려를 한 것도 아닌데, 프랑스의 다양한 빵만큼, 다양한 이야기들이, 뒤죽박죽 섞이지 않고 참 멋지게 어우러진 느낌이 든다. 게다가 그 유명하다는 '르 꼬르동 블루'에서 조교까지 했던 경험담들이 등장. 정말 책을 낼만 하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저자 자신의 삶이 참 특별했다. 처음 프롤로그에 나오는 서두에, 유학을 떠나기 전 한번도 쿠키를 구워본 적이 없었다고 하는 저자는, 미술대학을 간다고 그림을 그리다 느닷없이 때려치우고 프랑스로 빵을 배우겠다고 떠났다고 하는 별난 경력을 가졌다고 한다. 이 부분부터가 심상치 않은 대목이라, 그녀의 삶에 대한 궁금증으로 책을 읽어내려갔다.

'내 이름은 김삼순'과 '커피프린스'를 아주 재미있게 봤던 나에게 그 드라마의 재미있었고 궁금했었던 호기심까지도 채워줄만한 요소들을 두루 갖춘 듯하다.

먼저 '내 이름은 김삼순' 드라마에서 알려진 재빵기술을 가진 사람을 부르는 명칭을 '파티쉐'로 알고 있는 것은 영어식 발음이고 프랑스에서는 '빠띠씨에르'라고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다양한 빵과 디저트의 세계를 어쩜 그리도 재미있게 들려주는지, 이야기나 일화에 담긴 빵 이야기가 참 흥미진진하다. 몰래 먹다 들킨 마카롱. 책에 마카롱의 사진이 실리긴 했지만, 그 맛이 어떤 맛일까 참 궁금하다.

또, 별자리 케이크에서는 탄생화나 탄생석이 아닌, 탄생 케이크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물고기자리인 나는, '감수성이 뛰어난 로맨티스트'이므로. '샤를로뜨 오 프랑부와즈'가 어울린다고 한다. 이름도 생소하지만, 정말 새콤 달콤 향기가 담긴 멋진 디저트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꼭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섹시함으로 일컬어지는 마들렌이 참으로 실패하기 쉽다고 하며, 한번 만들어보라고 적어준 이 책의 유일한 레시피로 한번 마들렌을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그 뿐이 아니다. '빵을 가진 자가 세계를 정복한다'라는 제목으로 빵에 담긴 '나폴레옹'의 이야기는 참 놀라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빵'을 우습게보다 전쟁에서 패배한 것이 아닌가 라는 이야기가 참 인상적이고 재미있었다.

게다가 저자는 단순히 빵을 배우고 또 기술을 연마하면서 그치는것이 아니라, 파리 시내의 유명한 빵 전문점을 돌며 직접 맛보고 인터뷰도 해보고, 느껴본 것을 토대로 점포도 소개하고 있어서 파리 여행을 갈 기회가 있는 사람들에게도 아주 좋은 정보를 제공해 준다.

 

저자 자신의 삶이 이처럼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무엇보다 그녀의 글 속에 묘한 매력이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된다. 개인적인 일상이야기들이 꾸밈없이 묻어나는 필체속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어 다가가기 쉽고 또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그녀의 가까운 곳에서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전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 이 책에는 빵이야기 뿐만 아니라, 케이크, 초콜릿, 포도주의 달콤 쌉싸름한 이야기부터 가슴이 뭉클해지는 사랑이야기까지 담겨있어서 책을 놓치 않고 단숨에 읽어버리게 하는 그러나 천천히 음미할 수 있는 여운을 주는 것 같다.

프랑스에서의 생활, 어쩌면 낯설고 힘들었을지 모르는데, 그녀는 참으로 즐기며 만끽하며 보람있게 열심히 생활한  느낌이 전해져왔다. 나도 타국에서 유학생활을 경험해 본터라 나의 경우, 다소 소극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살았던 부분이 있지 않았나 반성도 해보는 시간이었다.

 또 파리 시내를 상상해보며 언젠가는 그녀가 알려준 대로  맛난 빵집들을 돌아다니며 하나하나 맛보고픈 열망에 사로잡혔던 달콤한 시간이었다.

책을 처음 접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게 표지이고, 그 다음에는 저자의 머릿말을 보게 됩니다. 이 책의 저자 '김선희'작가님의 첫 머리말이 참 인상에 남더군요. 이야기를 들려주듯 한 문체에서 정감이 느껴지고,  AIDA의 스토리와 배경과 함께, 이 책에서 그려질 주인공 AIDA의 모습이 갸냘프기만 한 모습이 아니라, 스스로의 삶을 개척할 줄 아는 당당한 여자 AIDA를 그렸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이야기를 더 빨리 읽어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합니다.

 

현대적인 뮤지컬과 오페라로 태어난 AIDA는, 프랑스의 고고학자, 오귀스트 마리에트 베이가 이집트의 옛 수도, 멤피스의 돌무덤에서 3,500년 전 것으로 보이는 한쌍의 두개골을 빌견한 것이 기초가 됩니다. 그 두개골의 모습이 너무도 평화로워보여, 둘이 사랑했던 연인이 아닐까 생각되어, 그 이야기를 [멤피스의 신전]에 담았는데, [멤피스의 신전]이 사람들의 상상력을 거쳐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탄생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AIDA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어린이를 위한 아이다 깊이 읽기]를 통해, 이집트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나일강, 피라미드, 종교와 주변국 누비아와의 관계 등이 소개되어 있었어요. 그리고, 이탈리아 오페라의 대명사로 꼽히는 AIDA가 이탈이라의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가 1869년 수에즈 운하 개통식을 기념해 만든 오페라라는 오페라 [아이다]이야기도 소개되어 있어, 책 내용을 읽기 전에 내용이해에 큰 도움이 되더군요.

그리고 시작된 누비아 공주와 이집트의 장군 네메시스와의 운명적 만남과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가 참 재미있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로 엮여져 있더군요. 어린이들이 읽기에 아주 적당하고 어렵지 않아서 술술 읽힐 것 같아요. 중간 중간, 이집트와 사람들을 느낄 수있는 멋진 삽화도 이야기의 즐거움과 책의 내용에 몰입하는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오페라는 아니더라도 움직임이 있는 그림처럼 머릿속에 장면들이 그려지더라구요.

 

책을 통해, 이집트의 시대상과 주변 국가와의 전쟁과 포로, 그리고 노예생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도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어쩔 수 없는 힘든 상황에서도 AIDA가 자신의 나라와 백성들을 위해 애쓰는 모습이 머릿말에 적혀진 대로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려고 하는 강인한 여성으로 그려져 있어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에게 조금 어려울 지 모르는 오페라의 AIDA의 이야기가, 어린이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서 어릴적부터 오페라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에요. 또, 이집트와 피라미드 정도만 알았던 저와 같은 어른들에게도 이집트와 주변국가에 대해 생각해보고 관심이 생기는걸로 보아, 아이들에게도 이야기를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긴 여운과 이집트와 주변국가에 대한 관심이 싹틀것 같아요. 오페라를 책으로 담다니, 참 멋진 아이디어가 아닐수 없네요. 책 뒷페이지를 보니, 어린이들을 위한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책도 있던데, 그 책도 참 궁금해지더군요. 책을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베르디의 AIDA를 함께 들어보며 책 이야기를 해 보는 것도 좋고, 아이들을 위한 오페라 공연이 있다면, 함께 보러가면 참 좋을 것 같은, 멋진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