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아이가 가장 잘 하는 말 중에 하나가, 바로 '싫어!'입니다.
"밥 먹자"고 해서 일단 "싫어!"라고 해 놓고 나중에 달라고 하고, 옷을 입자고 해도 일단 '싫어!", 목욕을 하자고 해도 '싫어!"를 달고 삽니다. 한동안은 귀엽게 보였는데, 이제는 뭐든지 '싫어!'라고 말하니, 대책이 필요한 찰나에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 아기곰 '페페'도 눈 내리는 산을 뒤로 하고 이사를 해야하는 상황에서 가기 싫어!라고 말합니다. 누나가 새로운 친구들을 또 사귈 수 있다고 말하지만, 무조건 싫어!, 싫어!를 연발하지요.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먹을 것이 풍족한 산 아래동네로 이사를 가야하는데도 말이지요.
이사를 가는 내내 즐거운 가족들과 달리 페페는 또 싫어! 싫어! 싫어!를 외치고, 집이 좁다고 불평하고, 먹을 게 없을거라며 불평하는 페페는, 친구들과 떠나온 것이 몹시도 싫었던 모양입니다. 눈 내리는 산 속 보다는 조금 작은 동굴 보금자리지만, 숨바꼭질 하기에 좋은 새로운 집도, 먹을 것이 맛있는 벌꿀도, 시원한 시냇물도 모두 '싫어!,싫어!,싫어!를 외치던 페페. 눈내리는 산속 친구들하고만 놀고 싶다고 말하지요. 그러다, 갑자기 강물에 빠진 누나를 구하게 되고, 주위를 돌아보게 된 페페에게 숲속 동물들이 반겨주는 정겨운 그림들이 담긴 멋진 책이었어요.
주인공 페페는, 새로운 곳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보다는 환경이 바뀌는 것에 대한 낯설음이 더 컸나 봅니다. 모든게 싫다고 하는 페페였지만, 사실은 새로운 곳이 좋은 곳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익숙했던 예전 살던 곳을 떠나온 불안감 때문에 그랬나봅니다.
그래도 주인공 페페는, 누나가 강물에 빠진 일로, 주위를 돌아보게 되고, 새로운 곳이 멋진 곳임을 알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아이도 처음에는 새로운 곳에 대한 거부반응을 나타내던 때가 있었습니다.
낯선 환경, 낯선 소리, 낯선 사람들에 대해서 말이지요. 그렇지만, 요즘에는 무조건 말도 들어보지 않고 이야기만 하면 싫다고 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새로운 환경에는 잘 적응하는 것 같아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아이가 자라면서 겪게 될 새로운 환경에 낯설음을 표할 수 있으니, 이 책을 통해 미리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이 우리 아들에게 이 책이 좋은 선물이 되었습니다.
어쩌면, 한권의 그림책에 지나지 않을지 모를 이 책이 남기는 교훈이 참 크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하는 아이들, 이사를 가게 되어 환경이 바뀔 예정인 아이들에게 미리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새로운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말이지요.
앞으로 나올 생각나무 시리즈도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