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취한 코끼리 길들이기’라는 제목만으로 호기심이 발동하는 책이었습니다. 책을 받아보니, 그림엽서와 책꽂이도 들어있는 박스포장이라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서 기분이 좋더군요. 책을 넘겨보니, 간간히 그림과 함께 아잔 브라흐마 승려의 삶이 담긴 이야기가 담겨있더군요.

저는 기독교신자라 이 책을 통해 그의 삶을 전적으로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코끼리라는 상징물을 통해서 이야기하는 두려움을 몰아내는 이야기, 고통을 참는 방법, 분노에 대해, 그리고 용서 등에 대한 삶의 부분 부분에서 느껴지는 이야기가 꽤 흥미롭고 유익하게 느껴지더군요.

’아잔 브라흐마’ 라는 인물이 참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을 옮긴 류시화씨의 서두에서는 아잔 차의 수행처에 23세의 영국인 청년이 찾아왔는데, 그는 장학생으로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이론 물리학을 전공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17세에 우연하게 학교 도서관에서 불교서적을 읽다가 불교도가 되었다고 하는 정말 특이한 경력을 가지고 있더군요. 아마도 불교계에서는 아잔 차 라는 분이 무척이나 유명한 분이리라 생각됩니다만, 제가 아는 지식이 없어, 평범하지많은 않은 그의 삶이 엿보여지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런 영국인 청년이 승려승이 되어, 그것도 태국에서 지혜로운 수행승으로 꼽히고 있다고 하니 참 놀랍더군요. 예전, 일본에서도 눈이 파란 승려들이 입국심사대에 있던걸 본 적이 있어 마냥 신기했는데, 이렇게 책으로 만나다니 놀라울 따름이었어요. 게다가, 어찌보면, 동양의 불교인데, 서양인이 이렇게 명상깊은 이야기들을 써내려갈 수 있다고하니, 오묘한 느낌도 나더군요.

이 책은 각 장마다, 그림과 함께 내용의 키포인트를 담은 엽서사이즈의 그림들이 들어가 있어서 독특한 구성이라 재미있는데요. 처음의 이야기부터 마음에 와 닿더군요. 벽돌 2장이라는 제목으로, 2장의 잘못 놓인 벽돌을 보지 않고, 998개의 아름답게 쌓아올려진 벽돌을 볼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인상깊더군요. 모두가 그렇듯, 남의 잘못이나 남 탓이 더 불거지고, 잘한 것 10개보다 못한 것 한개가 더 떠오르듯, 우리의 마음 속의 잘못 얹혀진 벽돌 2장이 더 크게 보일 수 있지만, 잘 쌓여진 아름다운 벽의 존재를 인정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2장의 마음의 문에서는, 기독교의 진리이기도 한,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더군요. 남을 위한 마음의 문, 그것이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길이라고 말이지요.

그리고, 3장에서는 두려움을 내려놓은 ’내려놓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쿵후라는 영화이야기도 담겨 있어 재미있게 읽은 장입니다.

그리고, 4장의 이 책의 제목이기도한 술취한 코끼리 길들이기에서는, 마음 속의 좁은 길에 나타나는 술취한 코끼리로 표현되어, 우리 마음 속에서 난폭하게 울어대며 인간관계를 파괴하려 들고, 분노하고, 질투하고, 증오의 마음을 가지게 하며, 자신이 쌓아올린 아름다운 벽돌을 부숴버리려고 할 것이라고 표현되어 있더군요. 이럴때, 자비의 마음을 사용해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마음에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자신의 마음과 대화를 나누라고 조언하더군요.

그리고 이어지는 5장,6장에서는 일화나 우화와 함께, 칭찬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한트럭의 소똥’, 어느 재소자의 전기 도살장에서 만난  ’울고 있는 소’ 등, 읽어보면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담겨 있더군요.

그리고 후반부에는, 아잔 브라흐마의 밀림에서의 갖가지 경험을 통한 진기한 수행승의 이야기들도 담겨 있어, 그의 심오한 인생이야기를 통해 이 책이 탄생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나에게는 좀 생소한 이야기였지만, 마음속의 코끼리를 길들이는 방법을 터득하는 유익한 책이었던 것만은 확실하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습니다.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면서, 뱃속 아이가 태어나면 이렇게 길러야지, 저렇게 길러야지....많은 생각을 하다 막상 아이를 낳고 나니, 모르는 것 투성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당장, 모유수유부터 아기 기저귀 갈기, 목욕하기 등등 먹이고 입히고 재우는 기본적인 것에 정신이 없다보니, 그래도  기본적인 욕구충족을 시키는 부분에서는 나름대로 요령이 생기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제 아이가 조금씩 커가니,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어느 정도 패턴화 되어가던 기본적인 욕구뿐만 아니라, 아이에게 필요한 훈육과 양육법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올바른 양육법에 대해 좀 더 미리 알아두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던 찰나에 이 책과 만나게 되었다. TV에서 ’내니911’을 즐겨 본 적이 있어 단 기간내에 아이들과 부모들이 변화되는 모습을 보며 참 놀라웠고 신기했는데, 책으로 만날 수 있다고 하니 참 반가웠다.

그동안 몇몇권의 육아서를 통해 육아에 대해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대개의 경우, 책을 통해 지식을 얻는 정도였지 실생활에 적용하기가 참 힘들었던 것 같다. 현명하고 착한 엄마가 되기 위해, 엄마 자신이 아이를 위해 계획하고 실천에 옮기는 일들이 참 복잡하고 어려워보이기도 했다. 아이를 칭찬하고 격려하기에 앞서 화내기 일쑤이고, ’안돼’를 외치는 매일매일의 일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귀한 아이인 만큼, 참 좋은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의욕이 앞서, 결국에는 벽에 부딪히고 자책감이 들던 시간들을 기억하곤 씁쓸했는데, 이 책은 참 편안한 마음으로 보게 되었던 것 같다.우선, 나의 양육 스타일을 점검하며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아이를 위해 부모가 무언가를 해 줘야 하는 책이 아니라, 우리 아이의 상황에 맞게 응용이 가능한 책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요즘들어 과자를 찾는 아이에게 떼를 쓰는 바람에 무심코 주어버린 과자, 그리고 마트에서 쇼핑할 때 아이가 떼를 쓰게 되니 무심코 사주게 되는 장난감, 그리고 아이가 원하지 않는다고 하여, 아빠가 혹은 엄마가 아이와 타협을 하게 된 일들이 모두 뜨끔!했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런 나와 같은 초보 아빠, 엄마를 위한 책이라고 하니, 정말 친절하게도 상황에 대한대화형식의 글과, 해결책, 그리고 포인트를 각 단원마다 쉽게 가르쳐 주고 있다.

부모가 자녀양육에 앞서 서로 공통된 일관성 있는 태도를 유지하고, 부모 어느 한쪽이 악역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일깨워주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기분이었다. 지금까지 부모 어느 한쪽은 악역이 되어야 한다는 훈육법과는 상반된 방법이다. 또, 아이의 버릇을 잡기 위해서는 이유와 함께  설명하면, ’안돼’라는 단어가 꼭 나쁘지만은 않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또한, 상처주지 않고 단호하게 꾸짖는 요령에 대해, 아이 스스로가 분노를 건강하게 표현하는 법 등도 알려주며, 아이에게 체벌이나 벌이 아닌, 꾸지람이 아이의 일생의 나침반이자 사랑의 행위라는 사실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사랑이 결여된 훈육이 아닌, 아이에게 사랑과 칭찬으로 자존감을 키워주고, 애정표현도 자주하며,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도 줄 수 있도록 조언한다.

후반부에는 우리 아이에게도 필요했던, 소리치지 않고 떼쓰는 방법과 이 책의 하이라이트인,요즘 TV에도 자주 소개되는 타임아웃제, 그리고 1-2-3마법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다.

아이를 양육하면서 큰소리치는 횟수가 늘어나 내 자신이 아이에게 잘하고 있는 것인가 생각하게 되었는데, 이 방법을 통해 큰소리를 줄일 수 있을 것 같아 참 도움이 될 것 같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속담은 예나 지금이나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요즘같이 뭐든지 빨라지고 있는 시대에, 아이들도 내 어릴적이랑은 또 다른 성장을 하고 있는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떼를 쓰는 아이를 무작정 혼내는 시대는 가고,이제는  아이의 마음을 읽을 줄 알고, 또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인 것 같다.

부모가 되면서, 아이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아이에게 좋은 부모로만 자리매김하려고 마음먹지만, 마음대로 안돼 실패감과 자책감이 들었는데, 이 책은 그런 부분들을 상쾌하게 해 주는 책인 것 같다.

'한글'하면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실은 제대로 아는 사실은, 세종대왕에 의해 지어진 글자로 1443년에 집현전 학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과학적인 글자였으나, 처음 만들어 백성들에게 쉬운 글자로 인식되기까지 중국의 학문을 우월시하는 학자들에게는 무시당했던 글자라는 정도였습니다. 그나마 그 정도로 기억하는 것은 일본에서 한국어를 가르쳐본 경험이 있어 한글에 대해 알아야 했기에 조금 공부를 해 본 정도였지요. 그때 이 책을 더 일찍 만났더라면, 좀더 깊이있는 공부가 되었겠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좀 전문적이기는 하지만, 세종대왕을 전후하여 실제 기록들을 소개하면서 자세하고 심도있게 한글에 대해 다루고 있더군요. 저자는 첫 머리말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의 기자들의 이야기를 잠시 소개하고 있습니다. 기사를 작성하는데, 유독 한국의 기자들만 바로 그 자리에서 한글로 바로 문서로 작성하여 기사화시키는 일이 가능했기 때문이지요. 일본과 중국모두 한자가 있어 바로 원고를 쓰기에는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한글이 컴퓨터에서도 문자메시지에서도 강할 수 있었던 이유를 이 책 전체를 통해서 알 수가 있었습니다.   한글의 탄생에 있어서는, 세종대왕이 한글의 필요성에 대해 절실히 느꼈던 발단이 되었던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을 새로이 알게 되었어요. 당시 큰 사건으로 다뤄진, 부모를 죽인 김화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세종은 그 일을 '덕으로써 백성들을 다스려야 나라의 풍속이 바로선다고 믿었으며, 김화가 삼강오륜을 알았더라면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을 거라고 믿었다고 합니다. 유교사상이 강했던 시기라서, 부모를 죽인 일이 큰 사건으로 다뤄지던 시기였다고 합니다.   또한,  한글은, 중국의 단어 문자나 일본의 음절 문자보다도 더욱 진화된, 그래서 자음자와 모음자로 구별되는 진정한 알파벳 문자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한 저자는, 한글 창제에 있어 딱 한번 있었다는 최만리의 반대상소를 통해 후세 사람들에게 한글의 창제과정을 자세히 알려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최만리의 주장은 쉬운 한글을 쓰다보면 한자를 자연히 멀리하게 된다는 우려도 담겨있었다고 합니다. 그런 그의 상소에 대해 세종은 한글이 이두보다 더 개량된 것이어서 문자 체계로서 그 기능이 기존의 이두보다 훨씬 뛰어날 뿐 아니라 배우기도 쉽다고 거듭 설명했다고 합니다.   이렇듯 백성을 생각하는 세종대왕의 노력으로 쉽고 간단하고 독창적인 문자를 가지게 된, 한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한글의 탄생 계기와 세종의 노력에 대해 더 깊이, 자세히 알 수가 있었습니다. 국어학자나 전공으로 깊이 있는 공부를 하는 학생이 아니더라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읽어보면 좋을 책 같습니다. 단지 조금 딱딱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재미도 느껴지더군요. 마지막으로, 세계에서도 인정하는 한글의 우수성을 다시금 되새기며 자랑스런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한글을 사랑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