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책을 접하게 된 것은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 2]에서 이 책의 제목을 보았기 때문이다. 나는 워낙 책과는 거리가 멀었고 수능에서도 특히 언어영역에 꽝(대체로 점수가 다 낮았지만)이었던 나인지라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부끄럽게도 난 과학 소설인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나는 부끄러움 보다는 정말로 좋은 책을 읽었다는 뿌듯한 마음이 앞섰다. 내가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뿌듯한 마음을 가졌던 책이 몇 권있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DNA:생명의 비밀], [채근담] 등이다.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처음으로 느낀 점은 좀전에 말한 바와 같이 물리학 적인 접근을 통한 내용이려니 생각했지만, 그 생각은 정반대였다. 아니 어쩌면 물리학의 적용이 맞을지도 모른다. 중력이라는 힘 때문에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높이 올라가지도 못한체 반드시 땅에 떨어지기 때문이다. 사회적 약자인 난장이가 그것도 작은 공을 쏘아올려 봤자 허당인 것이다. 그의 꿈대로 지구를 벗어날 수는 절대 없다. 

  못 가진자와 가진자의 대립적인 구도를 통해 70년대 사용자들이 공원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을 보기좋게 비판하고 있다. 그 때는 아직도 권력의 힘이 막강했기에 이런 글이 쓰여졌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원들이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이 과연 사용자들에게 배불리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이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 최대한의 대우도 없었던 그 때의 생활과 지금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번갈아 가면서 비교 되었다. 

  2009년 여름 한 정유회사 노조의 집회로 한창 시끌시끌했던 적이 있었다. 강남역에서 정유회사 임직원같은 분들이 자료를 나눠주면서 노조의 부당성을 언급하고 있었다. 현재 몇몇 대기업의 노조는 정말로 이해하기 힘든 행동들도 한다. 분명 그 노조들도 자기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맞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여러 개의 단편적인 소설이 각자의 시선에 의해 쓰여지면서 그들의 내면적인 생각을 자세히 묘사한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난장이네 첫째 아들 영수의 생각과 가진자 경훈의 생각을 보면 정말로 좋은 소설이고 현재까지 엄청난 판매부수를 자랑하면서 판매되고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각각의 단편소설을 엮었다고 하지만 서로의 입장에서 씌여진 생각을 기막힌 대립구도로 형성하게 해주고 있다. 난장이의 첫째 아들 영수와 가진자 경훈의 생각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되는 것은 겉표지를 보면 저절로 될 것이다. 

  [무한도전]은 예능의 없어서는 안될 존재이다. [무한도전] 연말정산 특집 때 작가가 한 말이 기억난다. "예능은 [무한도전]의 전과 후로 나뉜다고 우리들은 생각한다." [난쏘공-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역시 현대 소설의 의미에서는 [난쏘공] 전과 후로 나뉜다고 우찬제 평론가의 글이 떠오른다. 

  책 한 권이 자신의 생각을 지배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 권의 책이 자신의 생각의 틀을 바꾸거나 생각의 방향을 바꿀 수는 있을 것이다. 바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나에게는 그러한 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중고등학교때 역사를 정말로 싫어했다. 매일 역사를 가르치는 선생님께서는 딱딱한 교과서를 들고 연도별로 차례대로 설명만하니 난 통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 아니 지루했다. 그래서 늘 역사 점수는 바닥을 기었다. 그러던 나는 최근에 마키아밸리의 [군주론]을 보면서 깨달았다. 우리 역사에도 이만한 책이 존재할 것이라고... 그때부터 역사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이 책은 소설이라고는 하나 10.26에 대해서 잘 몰랐던 부분을 조금은 이해시켜준 책이다. 실제 진실하고 다른 소설이겠지만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 때문이다. 박정희 대통령의 미사일과 핵 개발에 관한 진실. 이미 [한반도]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었을 것이다. 나는 그 [한반도]를 읽지 않아서 이 10.26을 통해 4공화국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의 다리를 붙잡고 늘 부탁을 해야만 하는 민족. 우리는 언제까지 중국과 미국의 속국으로만 살아가야만 하는가... 우리는 엄연히 우리의 민족이 있고 우리의 문화와 글이 존재한다. 그것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글. 하지만, 현실이 그러하지 못하다. 

  박정희 대통령이 외쳤던 자주국방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을 계기로 잘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혹시 이 두 사건도 어쩌면 미국의 힘에 의해 조종 되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두 사건이 있은 후로 우리는 미국을 더욱 의지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한동안 처리 되지 못했던 한미 FTA도 비준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토록 반대했던 쇠고기문제를 떠안으면서 말이다. 연평도 포격 후 서해에 항공모함이 오고 한미 연합훈련을 하고 그 다다음날 한미 FTA가 비준된것은 어쩌면 시기가 이렇게 잘 맞아떨어지나 생각해보게 되었다.

  서로 총대를 겨누어도 우리는 한 민족이다. 이 책을 보면서 느낀 가장 큰 깨달음이다.

  이미 수 년전에 절판되었던 소설 [김봉한]을 우연히 도서관에서 접하게 되었다. 김봉한이란 이름을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 의아해 하겠지만 나는 이 전에 들어서 알고 있었던 인물이다. 그는 바로 ’봉한학설’을 창시한 창시자였다. 불행히 북한으로 월북하면서 남한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기도 하다.

  소설이기에 소설로서만 생각을 하면서 읽기는 읽었지만 정확한 시대적 배경과 김봉한 박사가 연구한 ’봉한학설’의 실체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소설에서 어떻게 연구가 진행되었고 연구의 성과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었는지에 대한 언급이 부족했다. 이는 나에게 참으로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중의학의 원서라 여겨지는 ’황재내경’에 경락과 혈자리에 대한 언급이 있으면서 중의학과 한의학에는 경락과 혈자리를 통한 침술의 발달이 상당부분 이루어지고 있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침술에 의해 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과학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현대의학은 이를 부정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경락과 혈자리를 최초로 발견한 사람이 김봉한 박사이다. 실제로 북한에서 발견을 하였다고는 하지만 그에 대한 자료가 현저히 부족해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게 다수의 의견이다. 

  어느 대학교 교수님의 연구를 통해 들었던 ’봉한학설’. 보통의 세미나는 지루해서 졸리기 쉬웠지만 이 번 세미나는 무척 재미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반신반의하면서 재미있게 들었다. 하지만, 실제라는 것을 믿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실제로 동물실험에서 봉한관이라고 생각되는 관을 보여주는데도 말이다. 이미 올해 미국에서는 엄청난 예산을 들여 이 봉한관을 찾으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처럼 우리가 원천기술을 가지는게 아닌 또다시 미국이 가져가게 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다. 

  소설에서처럼 ’봉한학설’로 인한 남북통일은 현실성이 떨어지겠지만 우리의 것을 소중히 여기고 발전시켜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를 마련해 준것은 좋은 것이었다. 서양의 좋은 과학기술에 지배당하는 우리는 우리의 것을 어떻게 하면 더 소중히 지켜내고 발전시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가슴에 와 닿게 하는 책이었다. 비록 소설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