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이 어릴 적에 좋아했던 책 중에, '100층짜리 집'이란 책이 있었어요. 한 층 한 층 올라갈 때마다 다양한 동물들이 나와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곤 했어요. 아이들과 함께 100층짜리 집을 그려보고 싶어서 <신기한 100층 집 그리기>를 준비해봤어요.

<신기한 100층 집 그리기>는 페이러냐오 키즈에서 만든 책인데, 일러스트 10000 시리즈로 유명한 페이러냐오에서 어린이들을 위해 만든 미술놀이 책이에요. 저도 일러스트 10000시리즈 중에 몇 권을 가지고 있는데, 깜찍한 일러스트들이 가득한데다 그 일러스트들을 쉽게 따라 그릴 수 있게 해주더라구요.

어린이들을 위한 <신기한 100층 집 그리기>는 동그라미, 네모, 세모 등의 도형을 친숙한 사물로 바꾸는 마술을 부려요. 그덕에 아이들의 상상력도 자극을 하고 사물을 관찰하는 능력도 좋아질 것 같아요.
8층에는 동그라미 모양을 이용해서 주전자를 그려요. 9층에서는 냄비도 그리고요. 예전에 주전자는 그냥 주전자 모양, 냄비는 그냥 냄비 모양이라 생각했다면 이 책을 보고 그림을 그리다보면 사물을 추상화해서 그림으로 그릴 줄 알게 되겠어요.

20층에 가면 반원으로 닭도 그리고 코끼리도 그리네요. 그림을 그리다보면 도형 그리기에  익숙해지기도 하겠지만 같은 도형을 보고서 다양하게 생각하는 힘도 커질 듯해요. 제 눈에는 반원이지만 아이들 눈에는 고스도치를 그릴 수 있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고 또 다른 무언가를 생각해낼 수도 있잖아요.

50층에 가면 네모로 가전제품을 그려요. 네모 모양에 선을 조금 달리 더했을 뿐인데, 하나는 세탁기, 하나는 전기밥솥, 하나는 티비가 되었네요. 사물을 단순하게 보고 꼭 필요한 것을 추려내는 능력은 그림 그릴 때만 필요한 능력은 아닌 듯해요. <신기한 100층 집 그리기>를 하면서 그림 실력과 함께 아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도 배웠으면 좋겠어요.


예전에 동화책 '100층짜리 집'을 읽을 때, 아이들은 다음 층에는 무엇이 나오나 궁금해하고 몇 번을 반복해서 읽은 후에는 몇 층에는 무엇이 나온다고 맞추는 걸 즐겼어요. <신기한 100층 집 그리기>를 하면서는 쉽고 간단하게 그림 그리기를 하고 따라 그리고 색칠 놀이도 하며 한 층 한 층 올라가요. <신기한 100층 집 그리기>를 보고 아이들도 자기들만의 100층짜리 집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하네요. 상상력이 충만해도 그림으로 그리고 말로 풀어낼 수 없다면 자기만의 세상에서 벗어날 수 없을 거예요. 상상한 것을 그리고 말로 표현할 수 있는 표현력이 향상된다면 아이들의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주는 게 될 거예요. <신기한 100층 집 그리기>가 아이들의 표현력 향상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함께 스티커 아트를 하자는 누나의 제안에, 셋째 아이가 선택한 책은 <조각조각 스티커 아트북, 탈것>입니다. 셋째 아이는 유난히 포크레인에 관심이 많던 아이라 포크레인이 있는 책을 엄청 좋아합니다.
우리 셋째는 첫째, 둘째와는 달리 좀 덜렁대고 산만하며 집중력이 많이 떨어집니다. 가만히 앉아서 하는 것은 뭐든 힘들어하고 한 자리에서 시간이 좀 오래 걸리는 것은 더더욱이나 못 견뎌합니다. 그런 아이가 스티커 아트를 잘 해낼까요?

자기가 좋아하는 포크레인이 있는 <조각조각 스티커 아트북, 탈것>을 펼쳐보고 기분이 좋은가 봅니다. 경찰차도 있고 구급차도 있다고 신나하네요. 스티커 아트는 스티커 숫자를 보고 그림의 숫자를 찾아서 붙이면 된다고 간단하게 설명을 해주고 하고 싶은 만큼만 하고 오래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줬어요. 억지로 하다가 망쳐버릴까 봐 걱정이 되기도 해서요.

스티커 아트를 잘 해낼까 걱정했던 셋째였는데, 누나, 형아들보다 스티커 아트를 좋아하네요. 누나, 형아들은 다른 걸 하고 놀 때도 혼자 앉아서 스티커를 붙이고 있네요. 셋째는 차분히 앉아서 하는 건 잘 못 한다고 생각했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것은 잘 하네요. 스티커를 뜯어서 숫자를 찾아서 위치를 파악한 다음, 옆에 그림을 보고 색깔을 맞춰서 붙이는 걸 보니 이런 훈련을 하다보면 우리 셋째도 집중력, 관찰력이 좋아질 듯해요.

경찰차로 연습하고, 구급차로 다시 한 번 더 연습한 후에 포크레인을 완성했는데... 우리 셋째는 역시나 스티커 한 장을 잃어버렸어요. 동생이 만져서 사라진 것인지, 붙였다 뗐다 하면서 없어진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속상해하지 않고 색연필로 색칠해서 숫자를 가렸네요. 아직은 어설프고 아직은 덜렁대지만 스티커 아트 같은 책으로 훈련하다보면 언젠가는 셋째도 집중력이 좋겠지요? 누구나 처음부터 잘 할 수는 없잖아요.
셋째 아이가 <조각조각 스티커 아트북>을 또 사달라고 하기에, 어떤 책을 사줄까 했더니... 지금 자기가 하고 있는 <조각조각 스티커 아트북, 탈것>을 갖고 싶대요. 이제는 정말 예쁘게 포크레인을 붙일 수 있을 것 같다 하는데... <조각조각 스티커 아트북>을 덜렁대지 않게 하는 훈련북이라 생각하고 한 권 더 사줘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