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고 나서, 톨스토이란 사람이 누구인지 정말 궁금했어요. 마음씨 좋은 성직자가 아닐까란 생각을 하면서 그의 일생에 대해 찾아봤었지요.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톨스토이 초상화를 처음 보고선, 엄청 독단적인 귀족 같은 느낌이라 충격을 받았어요. 그리고 그의 삶을 살펴보고선 왜 그런 모습일 수밖에 없었는지 알게 되었지요. 톨스토이의 삶은 이중적이고 때로는 스스로 옳다는 생각에 가득차 있었던 것 같아요. 젊어서는 성욕과 도박에 빠져있었고 나중에는 자비, 비폭력, 금욕을 강조하는 기독교에 빠져있었어요. 청빈과 금욕을 강조하면서도 그렇지 살지 못하는 자신을 부끄러워했다고 해요.
제가 읽은 톨스토이의 작품은, 그가 교육수준이 낮은 민중을 위해 쓴 우화들로, 그들을 계몽하기 위해 쓴 글이라고 해요. 그래서 깨달음은 크지만 글은 읽기가 쉬웠지요. 같은 의도로, 톨스토이는 좋은 글귀를 모아서 '인생독본'을 만들었는데, 그 책은 삶을 되돌아보고 바른 방향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인도해주는 책이에요. 톨스토이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하든지 간에, 그의 책과 사상은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남겼어요. '육체가 사라진 뒤에도 인간의 정신은 영원히 남는다'고 했던 그가, 간디에게는 비폭력 저항의 방법을 알려줬고, 제게는 사람은 '사랑'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일깨워줬지요.
톨스토이의 '인생독본'을 두고, 러시아 작가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은 "이 세상에서 단 한 권의 책만 가지라고 하면 나는 주저없이 톨스토이의 '인생독본'을 선택하리라."라고 했어요. '인생독본'을 예찬하는 글은 엄청 많지만, 인생독본은 엄청 두꺼워서 읽기가 어려워요.
책이 있는 마을에서 출판된, <톨스토이 인생노트>는 인생독본에서 더 좋은 글귀를 모아서 만든 책이에요. 좋은 글을 읽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해주는 책이에요. <톨스토이 인생노트>는 좋은 글귀를 읽기만 하는 게 아니라, 그 글귀를 읽은 후에 느낌, 혹은 반성 등을 적을 수 있게 되어 있어요. 톨스토이도 <톨스토이 인생노트>의 독자였다면, 자신의 삶의 방향을 다시 점검하고 자신의 과오를 수정할 수 있었을 거라는 상상을 하게 되더라구요.
<톨스토이 인생노트>의 시작에는, 꼭 실천해야하는 나만의 원칙 만들기가 있어요. 내 삶을 통틀어 꼭 배우고 싶은 3가지, 그리고 버리고 싶은 버릇 3가지를 생각해보세요.
스스로 만든 원칙은,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점검을 해요. 왜 아직도 나쁜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가? 정말 버리고 싶은 마음이 있는가?
저는 시간을 낭비하는 버릇을 버리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여전히 시간을 낭비하고 있어요. 이유는 여러가지지만, 결국엔 마음과 실천이 같이 행해지지 않네요. 톨스토이가 느꼈던 자괴감이 이런 게 아니었을까 싶어요. 연약한 인간 몸이라 쾌락, 나태함, 무기력함 등을 이기기 참 힘든 것 같아요. 그럼에도, 잠깐이라도 이겨보겠다.. 해내겠다고 마음을 먹어보고 노력하는 것... 그 순간이 모여서 조금은 더 나은 방향으로 살게 될 거라 생각해요.
'배움을 소홀히 하는 사람은 아무리 영리해도 큰 실수를 범한다.' <톨스토이 인생노트>에는 삶을 바르게 살게 하는 명언들로 가득해요. 종교가 있는 사람들은 큐티라는 것을 하더라구요. 큐티는 Quiet Time의 약자로, 묵상, 적용, 나눔의 단계를 거쳐요. 조용히 성경 구절을 묵상하고, 그 묵상한 내용을 삶에 적용함으로써, 삶의 변화를 이루고 동시에 긍정적 변화를 이웃과 나누는 거래요. 종교가 없는 사람들에게도 큐티는 필요해요. <톨스토이 인생노트>의 글귀로 조용히 묵상하고 그걸 삶에 적용해보세요. 분명히 삶에 변화가 찾아오고 그 변화는 자신과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거예요.
<톨스토이 인생노트>의 마지막장에 이런 글이 나와요.
그대가 건강하다면
그 힘을 남을 위해 쓰도록 하라.
그대가 병들어 있다면
그 병 때문에 남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라.
그대가 가난하다면
남에게 동정 받지 않도록 노력하라
그대가 모욕을 당했다면
그 모욕을 준 자를 사랑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
그대가 남을 모욕했다면
그대가 저지른 악이 그대로 남아 있지 않도록 힘써라.
삶은 물처럼 흘러가요.
하루는 어느새 저물어가고요.
어디로 흘러갈 것인지, 어떻게 하루를 보낼 것인지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면, 내가 살고 있지만 내가 사는 게 아닐지도 몰라요. 삶의 방향을 정하고, 그 방향대로 살아가도록 노력하고 배워간다면 중심에 놓이지 못하더라도 분명 그 언저리에는 있을 수 있어요. 평생을 이상적인 삶과 그렇지 못한 현실 사이에게 괴로워한 톨스토이도... 길 위에서 삶을 마감함으로 그가 가고자 한 방향의 언저리에 있었다고 믿어요. 안일함 속에 표류하고 제 삶을 <톨스토이 인생노트>로 다시 한 번 재정비를 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