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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 저 우울증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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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9 17:52: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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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삶이 참 재미없습니다. 재미없다는 느낌을 우리는 쉽게 '우울하다'라고 하는데, 저에게 '우울하다'는 표현은 죄의식 혹은 수치감을 동반하는 단어입니다. 북라이프에서 출판된, <선생님, 저 우울증인가요?>라는 책을 읽고 있는 동안, 아이들이 엄마가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몰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 정도였지요. 엄마가 '우울해서'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또 부끄러웠습니다. 혹시라도 엄마의 '우울함'이 아이들에게 옮겨질까 걱정도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더 힘을 내어 <선생님, 저 우울증인가요?>를 읽어 제가 우울한 것인지 우울증에 걸린 것인지 알아야 했습니다.
<선생님, 저 우울증인가요?>는 우울증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가 담겨있습니다. 우울증의 유형, 우울증의 증상,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의 실제 사례, 우울증의 원인과 치료방법 등이 자세히 나와있습니다. 심각한 우울증에 걸리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진다고 하지만, 기분 장애나 조증을 동반한 우울증 등도 있습니다. '우울하다'고 느끼면서 책 한 권을 읽을 만큼의 에너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선생님, 저 우울증인가요?>를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우울하다는 느낌이나 우울증에 대해서 정확히 알게 되면, 온몸을 짖누르는 것처럼 느껴지는 우울함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을 거예요.
우울하다고 느끼는 것은 기분이고 기분이 건강의 범위에 속할 수 있나요? 기분 장애라는 단어는 우울증의 다른 표현인 건가요?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것을 장애라 정의한다면, 우울하다는 기분도 장애가 될 수 있을 겁니다. 단지 우울하기만 한 것만 문제가 되지 않고 우울한 것과 에너지가 넘치는 것의 주기적인 반복 또한 기분 장애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선생님, 저 우울증인가요?>에서는 전형적인 우울증 증상과 함께 비전형적 우울증 증상에 대해서 알려줍니다. 책 제목에서처럼 자신이 우울하긴 한데, 이런 증상을 보이는 것도 우울증이라 해야 하는지 확신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우울증'인지 아닌지 진단을 내려주는 책입니다. 우울증을 부정하고 싶었던 저 역시나, <선생님, 저 우울증인가요?>를 읽으면 계절성 우울증이란 진단이 내려집니다. 이 책 속에서 계절성 우울증에서 벗어날 방법도 찾을 수 있어서 다행스럽습니다.
우울증을 나타내는 9가지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울증 자가진단
1. 우울감
2. 무감정, 무관심
3. 수면 장애(너무 많이 자는 것도 포함.)
4. 피로감, 기력과 활력 저하
5. 실행기능 장애
6. 정신운동장애
7. 체중과 식욕의 변화
8. 자살에 대한 생각
9. 죄책감과 무가치감
9개의 증상 중 5개 이상이 하루 종일 나타나면서 2주 이상 매일 지속된다면 주요우울장애라 진단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 저 우울증인가요?>을 읽다보면 수렵민, 채집민에게서는 우울증을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먹고 사는 것에 더 큰 스트레스가 있었을 것 같은 그들에게는 없는 우울증이 왜 현대에는 이렇게나 만연한 것일까요? <선생님, 저 우울증인가요?>에서는 안정적이지 않고 급변하는 경쟁적 사회에서, 고립된 개인이 우울증이라는 병을 키운다고 합니다.
여성의 경우, 우울증에 걸리는 유병률이 25%이상으로 남성의 약 2배에 이릅니다. 특히 사춘기에서 갱년기까지 생산연령에 해당하는 여성이 우울증에 잘 걸린다고 합니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스트레스에 대한 과잉 반응을 조장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라 하고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불안과 공포를 억제하는 항우울 작용을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책에 나와있는대로, 정말로 호르몬의 영향 때문일까요? <선생님, 저 우울증인가요?> 153페이지에 동물을 스트레스 받게 하는 방법이 나옵니다.
미지근한 물을 담은 원통형 수조에 쥐를 넣으면 쥐가 벽면을 기어 올라가 도망치려 하는데, 표면이 미끌미끌하기 때문에 미끄러져 물속에 빠지고 만다. 그 상태로 10분 정도 안간힘을 쓰며 발버둥치다 보면, 쥐는 지칠 대로 지쳐서 결국 도망치기를 포기하고 몸이 가라앉는데도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는다. 다음날 또 다시 수조 안에 쥐를 넣으면 이번에는 2분도 안 되어 발버퉁을 멈추고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학자들은 이것을 우울감으로 보고 쥐에게 미리 항우울제를 투여했더니, 다음날에도 포기하지 않고 힘이 다할 때까지 계속해서 저항했다.
왜 저는 쥐를 우울하게 만드는 실험에서 저를 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춘기에서 갱년기의 여성은 미지근한 물에 빠진 생쥐 같아서 우울해진 것은 아닐까요? 육아는 즐거운 일이어야 하지만, 분명 스트레스가 큰 일이 분명하니까요. 스트레스도 큰 데다가 에스트로겐이 왕성한 시기이니 더욱 위기의 순간이 되겠지요.
우울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약물치료나 전기치료 등의 방법도 있는데, 약물치료나 전기치료는 부작용 등을 걱정해야 해서, 아직 책을 읽고 스스로 우울증에서 벗어나보고자 할 정도 에너지가 남은 저로서는 희망하는 치료방법이 아닙니다. 자가치료 방법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규칙적인 생활과 햇볕 쬐기.. 특히 저처럼 계절성 우울증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트립토판을 보충해주면 좋다고 합니다. 트립토판은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님을 만드는 아미노산입니다. 트립토판 보충이란 단어가 엄청 어렵게 느껴지지만, 트립토판은 고기, 생선, 콩류, 유제품, 견과류 등에 함유되어 있는 영양소입니다. 트립토판을 효율적으로 보충하려면 트립토판을 다량 함유한 식사를 하면서 당분과 탄수화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쉽게, 아주 쉽게 표현하면, 밥을 먹을 때 고기 반찬을 먹으라는 거지요. 흔히 '저기압일 때 고기앞으로 가라.'는 농담을 하곤 하는데, 고기 앞에서 기분이 좋아지는 과학적인 근거를 찾았네요.
이상적인 식단으로 먹고, 과로와 스트레스에서 행방되어 충분한 휴식을 취했는데도 우울증이 좋아지지 않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선생님, 저 우울증인가요?> 8장에서 기분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나옵니다. 치료 방법이 다양하고 그에 대한 주의할 사항도 나오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더라도 미리 숙지하고 있으면 좋을만한 내용인 듯합니다.
요즘 세상에 우울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우울증으로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울하지만 일상생활은 가능한 사람들도 있겠지요. <선생님, 저 우울증인가요?>는 우울한 사람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 불확실성으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책입니다. 그것만으로도 덜 우울해질 수 있기 때문에 우울증이 깊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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