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어려워하는 사람도 재미있게 수학을 즐길 수 있다는 소갯글을 보고 이번 기회에 수학에 재미를 붙여보고자 골랐던 이 책, 읽는내내 문제의 난해함에 머릿속이 멍~해졌다. 스토리텔링식으로 이루어져서 흥미롭기는 하지만 문제의 난이도가 생각보다 높아서 쉽게 풀리는 문제들이 몇개 없어 아쉬웠다.

 

이 책은 천재 수학자 마틴 가드너가 수학의 대중화를 위해‘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연재한 퍼즐 문제 중 완성도가 높으면서 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문제들만을 골라 친절한 해설과 함께 새롭게 발간한 세번째 책이다. 대수, 조합, 논리, 확률 등 다양한 수학의 원리를 재미있는 과학소설과 퍼즐로 엮어냈으며, 수학을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재미있게 읽으면서 수학에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교과서에 없는 수학 두뇌 훈련'이란 부제처럼 이 책에는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생활 속 수학과 함께 물리, 화학, 생물, 천체까지 아우르는 문제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수학뿐만 아니라 과학적 지식, 논리적 사고까지 함께 습득할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은 좋았다. 또한 기존의 수학책들처럼 단순하게 문제만 나열되어 있는게 아니란 점이다. 스토리텔링 형식을 빌린 문제들의 배경은 지금부터 100년 뒤인 2114년, 인간과 우주 생명체가 함께 공존하는 시대로 그들에게는 수학이 최고의 학문으로 손꼽히며 다양한 토론활동에 수학이 빠지지 않다. 수학 토론을 통해 문제를 도출시키고 하나의 문제에 또 다른 여러가지 문제들을 만들어내면서 다양하게 문제들을 접할 수 있게 한다.

 

작가의 의도는 수학의 기초를 닦는 청소년기 학생들에게는 자연스럽게 수학에 관심을 갖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수학을 두려워하거나 흥미를 잃은 일반인들에게는 SF 단편소설의 재미를 통해 수학에 흥미를 붙일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하지만 작가의 수학적 재능과 일반인들의 수학적 재능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모르고 계셨던것 같기도 하다. 평소 퍼즐이나 수학에 관심이 높은 사람이라면 이 책에 담겨진 문제들을 어렵지 않게 풀 수 있겠지만 수학을 멀리했던 사람들에게는 수준높은 문제로 느껴졌을것 같다.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문제들은 수학을 좋아하는 아들의 도움을 받아 함께 문제를 풀면서 이 책에 담긴 문제들이 어려운게 아니라 내가 수학적 재능이 한참 뒤떨어져서 그런거라는걸..다시 새기게 되는 시간이었지만 온가족이 함께 문제를 풀면서 가족화합을 도모하는것도 이 책을 재미있게 보는 방법인것 같다. 어렵기는 했지만 수학의 대중화를 위해 일생을 바친 작가의 열정에 큰 박수를 보내드린다. 

'개나리 노오란 꽃그늘 아래..가지런히 놓여있는 꼬까신 하나...'

밝고 경쾌하게 불렀던 이 노래가 귀신이야기속에 나오니 웬지 으스스하게 느껴지면서 등 뒤가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호러소설은 좋아하지 않는편인데 판타지 로맨스라고 해서 기분좋게 읽으려고 했는데 역시나..어른이 되어도 귀신이란 글자는 만나보지 않아도 두려운 존재다.

 

옛날 옛날 귀신의 왕 백야의 저주로 귀신의 이름을 받은 무성의 일족 금씨 가문은 매년 정월 열여섯째날에 귀신들의 저주를 피하기 위해 제사를 지냈는데 올해의 제사는 조금 특별하다. 올해 열여덟살을 맞이하는 여동생 도화가 귀신의 제물이 되는 것을 막기위해 도화 오빠들은 백야가 지은 시를 도화에게 읽게 한다. 애절한 싯구에 눈물을 흘리는 도화를 보면서 오빠들은 불길한 기운을 받게 되고, 그날밤 야광귀에게 도화의 신을 도둑맞게 된다. 신발을 도둑맞은 사람은 백야의 제물이 되는것임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오빠들은 다급히 도화를 백부의 집으로 피신시키고..도화는 그곳에서 믿고 따랐던 백부가 그동안 저지른 무서운 진실을 알게 된다. 모든 진실을 밝히겠다는 도화에게 위해를 가하는 백부,,절체절명의 순간 도화는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귀신의 세계로 오게 된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을 가지지 못하고 태어난 귀신의 왕 백야..

야광귀가 처음으로 물고 온 신발 주인인 인간 예영을 자신의 반려로 삼으며 조금씩 인간이 가진 감정들을 배워가던 어느날 천신이 백야에게 하사한 '허공의 검'을 가지고 감쪽같이 사라져버린 예영, 사랑이란 감정은 알지 못하지만 처음으로 인간에게 호의를 베풀었던 자신을 배반하고 사라진 예영에 대한 미움과 그리움은 오랜세월이 지났음에도 잊혀지지가 않아 슬픔에 빠진 백야 

 

도화가 예영의 환생이라 믿는 야광귀는 백야를 위해 도화의 신발을 훔친다. 위기의 순간에 도화를 구해준 백야..자신이 잃어버린 '허공의 검'을 갖고 있는 눈앞의 인간 여자가 과거 자신의 반려였던 예영의 환생일까? 아니면 전혀 다른 여자일까? 혼돈스럽지만 점점 도화에게 마음이 기우는 백야

 

도화 또한 자신의 일족에게 저주를 내리고 수많은 인간의 목숨을 제물로 받은 백야에 대한 두려움과 미움도 잊고 점점 백야에게 마음이 끌린다. 제물로 바쳐진 수많은 아이들의 생사여부와 자신이 예영이 아닌줄 알면서도 자신을 귀성에 묶어두려는 백야의 행동에 화가나지만 위험을 무릎쓰고 자신을 도와주는 백야의 헌신에 가슴아파하는 도화.  

 

백야와 도화의 사랑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 것 같지만 그 둘의 사랑을 위협하는 예영의 남동생 태유, 그리고 어떻게든 둘을 맺어주려는 백야의 주변인들..그리고 예영이 감쪽같이 사라진 이유 등 궁금증만 가득 남긴채 2권이 끝났다. 2권의 마지막장을 덮는데 많이 허전하고 아쉽다. 살짝 맛만 보여준것 같은 느낌..얼른 전체의 맛을 음미하고 싶은데 언제쯤 완성작을 만날 수 있을까? 어린시절 귀신은 무섭고 두려운 존재, 말안듣는 아이들을 잡아가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었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귀신들은 생김새는 무섭고 공포심을 불러오지만 행동이나 마음은 어린아이들처럼 순박했다.

 

재해석된 다양한 캐릭터들로 인해 재미를 더하고, 귀신과 인간의 로맨스 또한 읽는 이의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귀신의 제왕 백야와 깜찍한 매력덩어리 도화의 사랑, 그리고 옥황상제의 근엄함과 위엄은 잠시뿐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탱탱볼처럼 천방지축인 옥황상제 캐릭터는 친근감마저 느껴진다. 귀염둥이 야광귀 동동이. 커다란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순박한 천성을 가진 아귀, 그슨대 등등 각자의 특색이 돋보이는 캐릭터들의 활약을 보면서 만화영화로 만들어져도 흥행을 거둘것 같다. 

 

[귀왕의 꽃]은 그슨대, 야광귀, 아귀 등등 무서움의 상징이었던 한국의 돗가비와 귀신들이 귀엽고 사랑스런 캐릭터로 등장하면서 누구나 좋아하고 즐겨 읽을 수 있는 판타지 로맨스 소설 속 등장인물로 재탄생되었다.

처음에는 느리게 전개되는 스토리와 동화같은 느낌에 잠깐 실망감도 있었지만 뒤로 갈수록 독특한 캐릭터와 미스터리한 의문들로 점점 긴장감이 몰려오면서 속도를 늦출수 없이 이야기속에 빠져들고 말았다. 다음편에는 예영의 죽음도 안타깝지만 예영이 할머니에게 남겨 준 비밀은 무엇이며 백야와 태유의 대결 그리고 도화의 활약상이 그려질것 같은데 빠른시일내에 만나고 싶다.

IMF이후 우리나라에 자기계발서, 재테크 책이 봇물 쏟아지듯 발간되고 있다. 너도나도 성공, 부자가 되고 싶다는 같은 목표를 지향하는 사회적 기류가 요인일 수도 있다. 그 흐름에 따라 한동안 자기계발서에 빠져 지냈던 적이 있다. 처음 읽을때는 내 인생의 멘토를 만난것처럼 행복했고 드디어 내 인생을 변화시킬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했기에 더 많은 책을 찾아 읽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지쳐만 갔다. 제목만 다를뿐 내용들이 대동소이해서 자기계발서는 한두권이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의 제목인 겐샤이란 단어도 생소해서 끌렸지만 '가슴 뛰는 삶을 위한 단어 수업'이란 글귀가 더 마음에 울림을 준 책이다. 이 책도 자기계발서이지만 단어의 어원과 의미를 통해 삶을 변화시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다른 책들과는 차별화된 점이 특색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오스트리아 빈 방문 중 딸의 웨딩드레스에 어울릴 옷감을 사기 위해 상점을 방문하면서 그의 인생에 변화가 찾아온다. 상점여주인으로부터 '겐샤이'란 생소한 단어와 그 의미를 듣고 난 후 단어 속에 숨겨진 신비함 힘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최고의 언어학자인 아서 왓킨스 교수를 찾아가 단어의 비밀과 단어가 처음 생겨났을때의 의미를 발견하면서 단어안에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가 숨겨져 있음을 알게 된다. 90세가 넘는 아서 교수 또한 몸이 불편하고 건강이 좋지 않음에도 아직도 왕성한 언어 연구에 심취해 있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되어준다.

 

'겐샤이' 낯선 이 단어는 '어느 누구도 작고 하찮은 존재로 대해선 안된다. 당신 자신까지 포함해서'란 의미를 담고 있다. 상대방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나를 낮추는게 예의로 알고 있었는데 자신을 존중하지 않으면 상대방도 나를 존중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겐샤이'란 단어로 알게 되었다.

 

'나마스테'란 단어도 많이 들어보긴 했지만 의미는 전혀 몰랐었는데 '당신 안의 신에게 절합니다'라는 뜻으로 평화와 조화 그리고 모든 존재에 경의를 표하는 상징적인 의미도 함께 가지고 있다. 열정은 자신이 가치있게 여기는 일에 기꺼이 고통받는다'는 의미가 담긴 말이었다.

 

지혜는 '내가 본 것을 안다'는 뜻의 윗슨(wissen)에서 왔고, 비전은 내가 보고 있는 것을 안다는 비슨(vissen)에서 왔으며 사페레 베데레는 '보는 법을 아는것'이란 의미로 세단어 내 인생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싶다'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단어 하나하나에 담겨진 어원과 의미를 알고나니 나도 모르는 열정과 에너지가 샘솟는것 같았다. 작가도 '겐샤이'란 단어를 알았을때 이런 느낌이었겠구나..를 공감할 수 잇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던 단어의 힘..그저 단어의 기원을 알아가는 즐거움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단어 속에 숨겨진 의미를 알아가면서 새로운 삶을 꿈꾸게 되었다. 11개의 단어의 기원과 의미를 탐색하면서 고통과 절망속에서도 희망을 잃지않고 가슴 뛰는 삶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단어의 놀라운 힘을 새삼 알게 된 뜻깊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