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학상 수상작이란 타이틀외에도 작가가 현직 판사란점 전 세계인을 사로잡은 팝송이 제목이란점이 이 책에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제목은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보헤미안 랩소디] 노래 전체를 들어보았다. 왜~ 우리나라에 금지곡이 되었는지 알 것 같다. 어떻게 이런 노래가 전세계 1위에 올라섰는지..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제목과 내용을 연결지으면서 섬뜩한 스릴러물이라면 때이른 여름 더위를 날려주는 최고의 선택이란 생각에 기대감이 컸다.
주인공 하지환은 현직 판사로 고향 친구 황동혁의 부음 소식을 듣고 2년만에 고향으로 내려온다. 하지환 판사와 황동혁은 [보헤미안 랩소디]를 통해 맺어진 고등학교 절친으로 황동혁은 이 노래를 들으면서 자살했다고 한다. 장례식장에서 어머니의 사건을 담당했던 신해경찰서 손지은 형사를 다시 만나게 되면서 2년전 어머니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기 위해 분노했던 과거를 되돌아보며 회한에 젖는다.
오랫동안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다 위암으로 돌아가신 줄 알았던 어머니가 퇴행성 관절염이었고, 위암의 원인은 독한 류마티스 관절염 약때문이라는걸 후배의사 효린을 통해 들은 후 하지환은 어머니를 진료했던 신해성모병원 담당의 우동규를 찾아간다. 진실을 알고 싶어 찾아갔건만 우동규는 갖은 변명과 거짓으로 하지환을 우롱한다.
자가면역질환인 류마티스 관절염이 신해시에 유독 많은 이유는 우동규가 자신을 찾아 온 노인환자들에게 병원의 수익증대를 위해 류마티스관절염으로 진단을 내렸으며, 제약회사로부터 금품 수수와 향응 접대를 받은 점, 문제가 불거지가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료기록을 변경하는 등 우동규의 사기행위를 증명하는 증거물들이 잇음에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자 이 사회의 정의를 위해 우동규를 신해경찰서에 고소한다. 하지만 신해시에서 거물급 인사였던 우동규는 자신의 가진 힘과 권력을 이용해 이 사건을 무죄로 몰아간다. 하물며 병원, 법조계, 언론까지 우동규와 연결고리처럼 얽힌 관계때문에 사건을 덮기에 급급해하는 그들의 모습은 지금 우리사회의 현실이라 울분에 씁쓸함마저 들었다.
자신이 판사임에도 피해자를 두번 울리게 만든 자신의 무능함을 한탄하며 자괴감에 빠진 하지환에게 후배의사 효린은 정신과 상담을 제안한다. 하지환은 정신분석 치료를 받으면서 그동안 자신안에 잠재되어있던 부모와 사람에 대한 트라우마를 조금씩 세상으로 내보이면서 새로운 인생을 찾게 된다. 다시한번 용기를 갖고 직접 소송을 진행해서 재판에서 승소했지만 개인당 7백만원이란 배상금액은 결국 명목상 승소였고, 정의는 다시 우동규와 병원의 손을 들어주었던 것이다.
법을 수호하고 국민의 권익을 보호해야하는 법조계와 언론조차 돈과 권력 그리고 자신들의 이익을 고수하기 위해 정의를 외면하는 사례들이 어디 이 책에 나오는 사건뿐이겠는가? 만인에게 평등하다는 법에서조차 힘없고 빽없는 사람들을 외면하하는게 현실에서는 비일비재하기에 흥미로운 책이란 느낌보다는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우리사회의 불투명한 미래를 보는 것 같아 가슴이 답답해져오는 작품이었다. 추리소설이라 큰 기대를 했건만 사건이 평범하게 흘러가서 긴장감은 전혀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너무도 낯설고 전문지식을 요하는 정신분석학을 소설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운 부분이었으며, 꿈 해몽 부분에서는 문외한이 보기에는 억지스럽다는 생각도 들어 아쉬움이 많이 남은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