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가득 담고 있는 제목이 책장을 넘기기전부터 가슴을 아리게 만드는 이 책은 [미실]로 유명한 김별아 작가의 2005년 작품으로 새옷을 입고 다시 태어났다. 이 책은 단종의 비 정순왕후가 단종과 헤어진 후 82세로 이승을 떠나면서 먼저 하늘로 떠난 단종에게 60여년의 파란만장했던 지난날의 한을 독백형식으로 풀어내는 작품이다. 

 

열두살이란 어린나이에 왕위에 올랐지만 숙부에게 왕위 자리를 빼앗기고 영월로 유배 당한 후 열일곱살의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했던 비운의 왕 단종에 대해서는 배우고 들어서 잘 알고 있지만 단종의 비 정순왕후에 대해서는 비구니로 살다 생을 마감했다는 정도였다.

 

이 책을 통해 60년이 넘게 홀로 남겨져 외로움과 싸우며 한으로 점철된 그녀의 삶의 이야기를 처음 알게 되었다. 세조의 계략에 의해 정순왕후와 결혼하게 된 단종은 정략결혼이었음에도 비에 대한 사랑만큼은 진실했었다. 영월로 유배 떠나는 단종을 청계천 영도교까지 따라나오며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기에 안녕이란 말도 건네지 않았는데 이 다리가 영영 이별하는 영이별 다리가 될 줄이야...애절한 이 책의 제목은 단종과 정순왕후가 마지막으로 얼굴을 마주했던 청계천의 영도교를 의미하고 있었다.

 

이승에서의 삶을 마감하고 단종을 만나러가는 사십구일동안 정순왕후의 단종을 향한 사부곡이 절절하게 마음을 울린다. 고매하던 단종과의 해후를 죽어서 이루게 될 설레임에 들떠있는 정순왕후의 모습이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오년이란 짧은 부부의 연이었지만 두사람 사이에 추억은 홀로 남겨진 육십여년의 세월을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여섯명의 왕이 바뀌었고 그 사이에 피비린내나는 참혹한 권력의 참상을 눈과 귀로 들으면서도 견딜 수 있게 만들었던 것은 단종을 향한 그리움과 억울한 죽음을 조금이라도 풀어드리고자 했던 건 아닐까?

 

김별아 작가의 작품들을 읽을때마다 느끼는것은 아름다운 우리말의 느낌을 정말 잘살려내는 작가라고 생각된다. 묘사도 뛰어나지만 절제되고 정제된 언어들을 통해 내 마음속에 꽁꽁 숨겨졌던 감정들을 되살려준다는 점이다. 그 이유때문에 김별아 작가를 좋아한다. 죽읍보다 더 가혹했던 정순왕후의 삶..질긴 목숨을 이어가기 위해 온갖 궂은 일을 해가며 생계를 유지해야 했던 세월들..세조의 탐욕으로 단종의 충신들과 가족까지 모두 잃었음에도 악!소리 한번 내지 못하고 울분을 참아내야만 했던 긴긴 시간들...이승을 떠나면서 절제된 언어로 토해내는 정순왕후의 잔잔한 독백은 읽는 이에게 두세배로 진한 감동과 애절함을 전해준다. 이 책을 통해 단종부터 성종까지의 역사도 함께 배울 수 있어좋았고, 비록 역사팩션소설이지만 단종과 정순왕후의 애뜻한 부부의 사랑을 몰래 엿볼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기업체 동향을 분석하고 파악하는 분야의 일을 하다보니 경제신문을 매일 보지만 신문을 꼼꼼히 읽지는 않는다. 업무와 관련된 기사들만 보고 나머지 기사들은 헤드라인만 읽고 지나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 이유는 경제용어들도 낯설뿐만 아니라 각종 통계수치, 경제지표 분석자료 등 전문가들만 해석할 수 있는 기사내용들을 보면 머릿속이 멍해지는 느낌때문이었다.

 

올해초부터 경제기사를 꼼꼼히 읽자는 목표를 가지고 읽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눈으로 글자를 쫓는 정도의 싯점에서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편집된 사실 뒤에 숨겨진 불편하고 낯선 경제'라는 부제어를 본 순간 떫은 감을 먹은 것처럼 입 안이 떫다. '사실 전달'이라는 언론의 사명을 망각한 기사들이 넘쳐나는 현실을 다시한번 각인시켜주는 것 같아서 씁쓸했지만 이 책을 보면서 경제기사 이면에 숨겨진 진실도 알고 기사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혜안도 기르고 싶었다.

 

경제전문가나 경제기사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사만 읽고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이제야 기지개를 켜는구나..공유형 모기지론으로 침체되어있던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찾으면서 경제도 살아나겠구나..기업오너들의 거액기부로 우리나라도 점차 오블리스 노블리제가 정착되겠구나..등등 기사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해석할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기사 그대를 믿지 않았다. 기사에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기사내용을 다양한 시각으로 생각을 넓혀가면서 문제점을 찾기도 하고 해결방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대중들에게 경제기사는 단편적인 사실들만 기사를 통해 알려준다. 기사 이면에 숨겨진 허와 실을 찾아내는 것은 대중들 몫이었다. 작가는 경제기사 한토막으로 '왜'라는 질문과 의문점을 갖고 정보의 허와 실을 정확하게 분석하는 글들을 읽으면서 기사를 바라보는 시각도 조금은 변화가 왔다.

 

또한 기사를 통해 많이 들어봤지만 정확하게 알지 못했던 정보들도 이 책을 통해 많이 알게 되었다. 새롭게 등장한 전자화페 '비트코인'의 가치, 매일 듣는 양적완화 축소정책의 숨겨진 폐해, 스위스의 기본소득제, 우리나라의 부가가치세뒤에 숨겨진 서민들의 고충 등 새롭게 알게 된 경제상식으로 신문 읽는 재미가 쏠쏠해졌다.

 

요즘 다들 살기 어렵다는 소리만 들려온다. 언론에서는 경기가 살아나고 저물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지만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주체가 느끼기에는 괴리감이 너무 크다. 이 책을 읽다보면 가슴속에서 울컥~하고 화가 치민다.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게 위해 좋은 말로 포장하는 정부와 언론 그리고 서민들의 혈세로 부를 축적해가는 부자들을 매의 눈으로 바라보며 기사의 옥석을 가릴 수 있는 혜안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든 책이다.

몇달 전 건강하시던 아버지께서 뇌출혈로 갑자기 쓰러지시면서 생사를 오가는 위험한 고비의 순간이 있었습니다. 어르신들의 사망원인 1위가 뇌출혈과 급성심근경색이란 기사는 여러번 봤지만 그리 큰 걱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도 꾸준히 운동하시고 식습관까지 철저히 챙기셨는데도 쓰러지셨고, 수술 후에도 예상치 못한 복합적 병들이 발병하면서 아버지뿐만 아니라 온 가족의 가슴을 쓸어내렸던 일이 있고 난 후로 건강에 부쩍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요즘 심심치 않게 들리는 말 중에 100세 시대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프지 않고 100세까지 살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의약의 발달로 약에 의존해서 100세까지 살아야 한다면 고통스럽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구요. 그렇다면 약에 의존하지 않고 내 몸의 컨디션을 잘 유지하면서 100세까지 살 수 있는 건강비법을 알고 싶었는데 [내 몸 사용설명서]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몸 속보다는 겉포장에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지만 건강의 적신호는 바로 몸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임을 간과합니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는 음식부터 환경까지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너무도 많은데 내 몸이 건강할때는 해로운 것들이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내 몸을 해치는 요소들이 들어오면 몸에서 작은 신호를 내보내지만 많은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거나 방치하다 병원에 갈 지경이 되면 그때서야 건강에 대해 급관심을 보이게 됩니다.

 

이 책은 그런 분들을 위한 책입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면 뭐합니까? 이미 잃어버린 소를 어디서 찾을 수 있나요? 소를 잃기전에 외양간을 튼튼히 만들어놔야죠..이 책은 100세까지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우리 몸 내부에서 일어나는 신비한 현상과 신체 내부 장기들의 구조와 기능을 세밀한 그림과 함께 설명하고 있습니다. 의학서라하면 대부분 낯선 용어와 함께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설명들로 가득채워져 있어 쉽게 싫증을 느끼는데 이 책은 일반인들 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동화책 읽듯 재미있게 우리몸 구석구석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일 먼저 나의 몸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50가지의 질문이 실려있습니다. 질문에 답을 하면서 느낀점은 의학정보들을 많이 들었지만 제대로 알고 있는 건강지식이 없다데 많이 놀라게 됩니다. 본격적으로 우리 몸 탐색전에 들어갑니다. 우리 몸의 가장 중요한 심장과 혈관을 시작으로 두뇌와 신경계, 우리 몸을 움직이게 만드는 뼈, 관절, 근육, 소화기, 간과 췌장, 감각기관, 호르몬, 면역체계 그리고 암까지 우리 몸 구석구석을 둘러봅니다.

 

그후에는 건강을 지키기 위한 내 몸 사용매뉴얼에 들어갑니다. 효율적인 다이어트를 위한 식단구성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게 운동인데 이 책에는 근육을 단련시킬 수 있는 운동법들을 그림과 함께 설명하고 있어서 틈틈히 이 책과 함께 근력운동을 실천하는것도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좋은 생활이라고 생각되네요.

 

또한 토막상식 코너란에는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의학상식이나 아리송하게 소문으로만 듣던 건강정보들을 확실하고 정확하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요즘 매스콤을 통해 넘쳐나는 의학정보의 홍수속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정보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아 혼란스러웠는데 마지막 장에 실린 몸과 건강 Q&A를 통해 올바른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450페이지가 넘는 두툼한 책인데도 작가의 유머러스한 설명과 세밀한 그림들 덕분에 내 몸 구석구석을 탐색하고 이해하면서 건강하게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보물을 얻게 된 기분이었습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내 몸 사용설명서'와 함께 한다면 모두가 질병으로부터 내 몸도 지키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