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보면 역사를 안다? 우리는 각종 물건들을 보면서 이게 어떻게 생겼고, 어디서부터 처음 만들어졌는지 호기심조차 갖지 않는다. 그저 사용하는 목적에만 중점되어있다보니 예전부터 원래 있었던 것처럼 느껴지는데, 한창 유행되는 전기구동 모빌리티들도 먼 훗날에는 그 물건의 역사를 모르고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정도의 물건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그 당시에는 가장 획기적이고 누구나 가지고자 싶어했던 물건들을 통해 세계사를 알아보기엔 ‘물건으로 읽는 세계사’가 제격이다.

 

부동산시장을 말할 때 버블이란 단어가 참 많이도 나온다. 그만큼 버블은 비눗방울로 표현되지마, 시장이 과열되어 가격이 폭등한 것을 말한다. 이 버플의 원조가 있었으니 바로 튤립이다. 네덜란드의 황금기였던 17세기에 튤립구근이 아주 비싼 가격에 거래되었다. 사실 튤립은 단년생이라 계속 심어야한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과 더불어 경제부흥으로인해 엄청난 가격에 팔리지만, 투기는 오래가지못하고 튤립규제법이 생기며 버블의 마지막인 붕괴로 장식하였다. 이처럼 튤립과 버블. 사실 어울리기 어려운 단어 2개가 이렇게 이어진다는 것이 참 신기할 따름이다. 또한 설탕 생산을 통해 노예노동이 활발히 이루어진 점을 보면 어느 한 물건이 아름답고 달콤한 것만 있는 건 아니라고 느껴진다. 물론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앞으로도 모를 상식들이 다수 포함되어 더욱 물건들이 가진 세게사를 알고 싶어지는 마음까지 들 정도이다.

 

37개의 물건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이 결코 쉽지않아보인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 어려운 세계사보단 사람들이 호기심을 가질만한 물건들을 앞장세워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게 한 점이 매력적이다. 지금 발명되고 있는 물건들도 이처럼 한 역사의 페이지에선 어떻게 표현될지 한 번씩 궁금해하면서 가볍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물건의 세계사를 알아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유체역학을 이보다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커피 얼룩의 비밀’은 커피와 우유 그리고 맥주와 같이 거품이 나는 액체들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원리를 알 수 있는 책으로 미세유체역학을 알기쉽게 풀이하고자 만든 책이다. 우리가 평소 신기해할만한 것들을 수록해놓았는데, ‘기네스맥주의 밑으로 흐르는 거품’, 커피 얼룩테두리는 왜 더 진할까?’, ‘칵테일의 색깔은 어떻게 나눠질 수 있을까?’와 같은 생각은 누구나 한 번씩 해봤을 수도 있다. 호기심을 가진 것들을 과학적으로 풀어가다보니 기본적인 과학상식을 요구하는 단어와 공식이 나오기도 하지만, 최대한 유체역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아무래도 이 책에서 가장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파트라면 거품이다. 사라지는 거품마저 아까워지는 맥주와 샴페인을 보면 같은 거품으로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속을 보면 보리로 만든 맥주와 포도로 만든 샴페인이기에 계면활성제의 양이 달라 맥주의 기포는 크고 계면활성제에 둘려싸여 상승속도가 느리다. 반면 샴페인 기포는 크기가 작고 계면활성제의 양도 적어 빠른 속도로 기포가 오르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빠른 속도의 샴페인의 기포로 인해 맛 또한 달라질 수 밖에 없어 샴페인에 따라 잔이 달라진다는 점이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왠지 이 사실을 알고나니 샴페인과 맥주를 같이 따르고 확인해봐야할 것 같기도 하다. 이렇게 거품의 빠르기에 더불어 우리가 샴페인 잔을 살 때 여러 모양이 있는 건 기포의 순환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하나 둘 알아가다보면 기포가 그저 생겼다 사라지는 존재로만 느끼기엔 유체역학에선 할 말이 많이 남아있음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유체역학에서 빼놓지않고 나오는 것이 있다. 바로 표면장력이다. 흔히 컵을 가득 채웠을 때 잔보다 많이 담았음에도 흐르지않고 버티고 있는 액체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접선과 액체가 이루는 각을 접촉각이라 부르는데, 이 각도는 물과 바닥면 사이의 표면장력에 따라 좌우한다는 말인데, 이 표면장력을 측정하는 방법은 모세관 상승법, 빌헬미 평판법과 고리법이 있어 표면장력의 원리를 쉽게 풀이한다. 어떻게보면 어려울 수 있는 생활 속 과학이지만, 일상에서 계속 일어나고 있다는 걸 생각해보면 한 번 도전해볼만한 학문이기에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유체역학에 관심을 갖고, 액체를 바로보는 시선이 호기심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현재 대한민국은 자율주행 자동차를 상용화시키기위한 노력이 많다. 도로에서 스마트 크루즈와 더불어 차선이탈방지기능을 통해 어느 정도 자율주행은 보조적인 역할을 뛰어넘으려하고 있다. 이렇게 과학은 많은 발전을 이루어내고 있음에도 본질적인 교통에 관한 관심은 전문적이거나 마니아적인 사람들에게만 매력을 느낄 학문분야이다. ‘움직이는 모든 것은 교통이다’는 인간의 삶에서 교통이 어떻게 다뤄졌는지 알아볼 수 있도록 인문학적인 책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어렵지 않도록 설명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책이다.

 

교통을 타고 다니는 버스와 지하철, 그리고 차로만 생각하기엔 광범위한 학문이다. 책 그대로 움직이는 모든 것들엔 교통이란 이름의 규칙이 존재하고, 물자수송과 더불어 문화도 퍼져나가고 전쟁 또한 승리를 하기위한 초석을 다지는 것도 교통이다. 올림픽의 꽃인 마라톤도 40km를 달려 승전보를 알리기위함이었지만 결국 올림픽의 근본을 만든 계기가 되지않았나? 이렇게 중요한 교통이지만 책에선 교통과 지리학을 분리해서 생각한다는 것이 잘못이라 말한다. 지리상 거리를 교통량과 이동시간이 없이 분석할 수 없고, 길이 있으면 항상 교통이 따라붙기에 부동산이 밀접하게 따라다닐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풍수지리상으로 아무리 좋은 곳이고 사람의 유동인구가 많다하더라도 기차역 및 터미널과 같은 곳도 각 특징에 따라 선정해야하니 교통은 응용학문이면서도 현대인들에게 가장 밀접하지않을까 싶다.

 

현재 제2외곽고속도로를 계획하고 만드는 중이다. 도시에서 외곽고속도로가 한 개 있을 때마다 1천만 인구가 살고, 그 교통량을 감당하기위해 만들다하는데, 서울과 경기도까지 합치면 2천만이 넘는 지역에 살고있으니 그전부터 제2외곽고속도로는 필요했지않았나싶다. 이 책은 교통의 전반적인 이해와 더불어 현재 잘못 시행되는 운전면허제도, 택시과잉공급, 교통정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람이 있기에 교통이 생겨나고, 그 교통을 통해 현재의 사회가 돌아간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이런 교통학을 모르면서 행복을 추구하려했다는 것이 어쩌면 잘못된 생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나 또한 서울서 오랜 세월을 살다가 집값과 더불어 막히는 교통정체 속에서 살아가기보단 현재의 경기도로 이사오면서 행복을 느끼고 있다. 그만큼 교통이 우리 행복우선순위에서 언제나 상위권을 지키고 있기에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앞으로 살아갈 곳을 교통학을 통해 알아보는 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