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밥에 대한 수요와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흔히 가정에서 먹는 음식임에도 바깥에서 사 먹는 음식과 더불어 급식으로 먹는 음식과는 다른 맛. 사실 같은 메뉴임에도 집밥은 그 맛과 의미가 다르다. 그렇다면 집밥으로 불리는 음식들의 탄생은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어떻게 발전을 했을까? ‘ 배고플 때 읽으면 위험한 집밥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 속에서 일상적으로 먹던 음식을 바라볼 시선을 하나 더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을 주고 싶다.
여섯 가지의 분류 중 ‘사연 없는 음식은 없다’ 안에 숨겨진 음식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웠다. 별미이자 우리가 사랑하는 쌀국수, 아보카도, 디저트, 바닷가재, 굴, 오징어에 관한 이야기가 수록되어있는데 그 중 아시아 3대 음식으로 불리는 베트남 요리 중 쌀국수의 이야기는 참 기고하다. 베트남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독립하지 못하고 계속된 전쟁 속에서 고엽제 살포로 인해 쌀농사마저 살 수 없게 되었다. 이로 인해 베트남인들은 세계각지로 피난을 떠났다. 우리나라 이민 1세대들이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면서 농장일과 세탁소, 마트서 일한 것처럼 베트남인들도 베트남식당을 차리기 시작했는데, 미국 베트남 거주지역서부터 쌀국수 유행이 불며 미국 각지에 퍼지게 됐다. 미국은 이 쌀국수 전문점을 프랜차이즈화시켜 지금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쌀국수를 먹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결국, 쌀국수를 전파 시킨 것이 자신의 조국에서 월남전을 치르고 고엽제를 살포한 미국이란 점이 베트남인들 입장에선 아이러니하기도 할 것이다.
또한 우리가 식사 이후에 먹는 디저트도 ‘식사를 치우다’라는 ‘desservir’에서 유래된 말로 식사 후 과일이나 치즈를 먹던 관습에서 설탕을 이용한 음식을 먹는 관심으로 바뀌며 정착된 말이다. 설탕 하면 그 공급원인 사탕수수가 떠오르는데 사탕수수 농장은 곧 노예의 역사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서아프리카 노예들이 남아메리카 사탕수수 농장으로 끌려와 설탕을 만들고, 이로 인해 설탕 가격은 싸게 공급되어 프랑스 디저트 문화를 꽃피우게 됐다. 전쟁과 노예, 이 두 가지는 음식의 발전을 한층 높여줬다. 이 책을 보지 않았다면 이런 음식의 역사를 어디서 알아볼 수 있었을까?
우리가 흔히 먹을 수 있는 음식마다 역사가 숨겨져 있다. 인종과 나라, 전쟁과 노예, 산업의 발달로 인해 발전하며 지금의 우리 집밥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 또한 시간이 흐르고 나면 다른 음식으로 변할 수 있고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역사 속에서 현재의 기록을 쓰고 있는 음식들의 이야기가 담긴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사람이 오늘도 집밥을 그리며 지식이 풍부한 맛있는 만찬을 즐길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