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FM을 클래식으로 다이얼을 맞추어 놓고

일상생활을 했던 시절이 있었다.

저녁준비를 하면서 신지혜의 영화음악을 들으며

내가 좋아하는 영화와 음악들을 들었었다.

난 크리스찬은 아니었지만 이 시간만큼은 종교를 떠나

CBS의 주파수를 맞추는게 너무나 좋았다.

멋진 첼로같은 음성을 들으며

이어지는 음악을 듣노라면..

하루가 기분좋게 밤으로 이어지는 길목에서

고단하고 평범한 일상이 기분좋아지는

영화음악이 너무나도 좋았었다.

땡큐 포더 무비

15년째 신지혜의 영화 음악을 진행한

신지혜님이 영화 같은 위로의 책 한권을

장미처럼 선사해주었다.

난 책을 받게되면 그 책 냄새를 먼저 맡아보는 습관이있다.

마르지 않은 잉크냄새와 종이에서 나는 풀냄새를 많이 좋아한다.

같은 책이라도 내가 특히 좋아하는 풀냄새같은 새 책 내음이 있는데,

이 책에서 바로 그 향기가난다.

춥기만 한 3월에 싱그러운 풀냄새~~

그 향기가 잊고있던 향수속으로 날 빠져들게했다.

첫장은 이별로 시작되고..

둘째장은 고독으로 이어진다.

보통 영화음악에 관한 책은

글보단 사진이 빽빽히 들어있어서

사진을 넘겨다 보면 다시 읽어지지 않는게 대부분인데,

역시 신지혜님의 책은 달랐다.

진행을 하면서 간간히 그 멋진 음성으로

청취자들을 위로하듯

한줄 한줄 오랜만에 책을 읽고싶게 된다.

'아까워, 아까워...'

분명 지금 버리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 자료가 꼭 필요할 것 같은데,

남이 애써서 쓴 책을 한 번 읽었다고 어떻게 버릴 수가 있지?

때로는 잘 버리는 것도 중요한거야.

뒤늦은 깨달음이 찾아온다.

손에 쉰 것을 놓치 못하고 이기심으로 욕심을 부리다

다가오는 사랑마저도 놓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미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지만 상큼 발랄한 이십 대 외에는

여자를 사귀어 본 적이 없는 해리

평소 거들떠도 보지 않던 나이 든 여자 에리카에게 마음이 끌리는

자신을 보고 당혹스러웠을 것이다.

사랑할 때는 버려야 한다.

이것저것 버리는 것이 아니라 정말 잘 버려야 한다.

" 63년 만에 사랑을 처음 해 봤소. "

실제로 우리도 이렇게 영화 속 해리와 에리카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잘 버릴 수 있을까?

- 사랑한다면, 버려라! 사랑할때 버려야 아까운 것들 2004 본문 중에서-

영화 샤인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이

공연장마다 레퍼토리가 되게끔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피아노라는 매력을 크게 이슈시켰던 영화였었다.

그리고 실제로 이 영화속 실존 인물 데이빗 헬프갓의 공연이

내한공연으로 이어졌다.

영화음악에서 들려주지 않았던

이야기들이 내 기억속의 샤인과 맞물려

라흐마니노프 cd를 듣고 싶게 만든다.

크리스마스선물처럼..

내게 오게된 땡큐 포 더 무비..

몇 일 뒤 가게될 제주여행에서

타이타닉의 멋진 포즈를 연출해내는

멋진 연인을 내 앵글에 담게될지도 모르겠다.

배를 타고 두 팔을 벌리면

남자가 뒤에서 허리를 안아주는 포즈~~

어쩜 그 닭살 돋는 포즈를

다시 보게될지도 모르겠다.

요즘 3D로 영화관에서 상영을 하던데

배를 타는 여행..

잠시 배를 타보는게 아닌 항구에서 항구로

여행을 하게 되었는데

영화속의 잭과 로즈를 만나게 될지 기대가된다.

신지혜의 영화음악이

이젠 오후시간이 아닌

오전 11시에 청취가 되는듯하다.

그녀의 목소리를 다시 듣게 되는 계기가 되어준

땡큐 포 더 무비

이 새벽에 그녀의 목소리가 그리워진다.

따뜻한 새벽의 차 한잔처럼

위로가 되는 책 한권...

따뜻하고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허브티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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