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타지를 좋아하는 꼬실이가 즐겁게 읽은 책이다.
처음에는 영화를 먼저 보여주었는데, 너무 무섭다고 보다가 도망을 가서, 결국 책을 먼저 읽었다. 점차 빠져들면서 5권짜리 세트를 한 3번 연속으로 바로 반복을 하고, 영화도 봤다. ^^. 정말 재미있다고 엄마보고도 꼭 보라고 강권을 했지만, 엄마는 영어책 읽기가 넘 힘들어. ㅠㅠ

요정의 세계에 둘러싸인 집에 세남매가 엄마와 함께 이사를 하면서 생기는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요정의 세계는 평소 다른 책에서 접하는 요정과는 좀 다른 아이들이다. 요정보다는 고블린 종류에 가깝다고 보아야 할 것도 같다. 다른 책의 요정과 비슷하게 생긴 아이들도 나오기는 하는데, 이 아이들도 보통의 경우에 나오는 착하고 친절한 요정과는 거리가 멀다. 이 요정들은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은 응징하지만,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고 해서 그러니까, 나쁜 고블린들의 음모를 아이들이 힘들여 깨부신 후에도 뭐 선물을 주지도 않고, 아이들에게 특별한 능력이 생기지도 않는다. 오히려 요정이 금지한 일을 함부로 하면 안된다는 경고의 책이라고나 할까. ㅎㅎ

특별한 능력을 가지지 않은 아이들의 고군분투와 함께 이혼한 부모를 통해, 형제가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면서 가족의 의미가 살짝 강조되는 느낌이다.

책은 뉴욕타임지 선정 베스트셀러를 비롯해서 각종 아동문학상을 상당히 많이 받았고, 칼데콧 수상자가 그린 그림은 책에 환상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약간 고전적인 풍의 그림과 나이프 커팅의 책이 음산하면서도 몽환적인  느낌을 잘 살려준다.

영화는 책의 내용이 약간 각색되기는 했지만, 환상의 세계를 제법 멋지게 그려낸 느낌이다. 단, 한국에서 개봉을 하지 않았는지, 자막은 정말 괴로운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스파이더 위크가의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5권이 모두 번역되었다.
그렇고 그런-그러니까 착한 주인공이 우연한 기회에 능력을 얻고, 각종 위험을 극복한 다음에 성공하는-환타지에 조금 지쳤다면 시도해볼만한 새로운 느낌의 환타지 동화이다. 

뉴베리 수상작인 Holes로 유명한 작가 Louis Sachar. 뉴베리 말고도 National book award 등 각종 상을 많이 받은 작가이다. 

Wayside School 시리즈는 리딩 레벨이 3.5 이상으로 잡혀 있는 것 같은데, 권당 120-200 페이지를 넘나들고, 글씨도 빡빡해서 언듯 보면 좀 겁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책 한권에 30개 정도의 짧은 에피소드가 실려 있는 형식이라서 스토리를 하나씩 읽다보면 어느새 한 권을 끝낼 수 있는 매혹적인 책이다. 저학년 용 챕터에서 좀 두께가 있는 책으로의 상승을 시도할 때 해볼 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꼬실이가 가장 많이 반복한 책 중의 하나이고, 읽으면서 쉴 새 없이 웃음이 터져 나온 책이기도 하다. 학교를 배경으로 한 내용이지만, 이 학교가 단순히 모양만 이상한 것이 아니라, 등장인물들도 가끔은 상식선을 뛰어넘는다. 배경이 된 반의 첫 선생님은 마녀로 아이들을 싫어해서 마음에 들지 않는 아이들을 모두 사과로 바꿔버리기도 하고, 결국 아이들의 반격으로 선생님이 사과로 변했다가 먹혀 버린다. 얼마 후에는 이 마녀 선생님의 아들이 복수를 하러 오기도 한다. ㅎㄷㄷ

어느날 지각을 한 Jenny는 교실에 아무도 없는 것을 발견한다. 당황한 Jenny는 어쩔 줄 몰라 하다가 혼자서 단어공부를 하는데 갑자기 꼭 정부비밀요원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아저씨들이 몰려와서 아이에게 심문을 한다. 너는 왜 지각을 했느냐는 둥, 단어공부를 한 이유는 뭐냐는 등. 나중에 조사를 마친 아저씨들은 교실을 나가면서 아이에게 다음부터는 토요일에는 학교에 나오지 말라고 말한다.  이건 뭐 허무개그?

시종일관 자유로운 상상력이 학교를 배경으로 펼쳐져서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책 내용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이 스토리를 배경으로 한 같은 제목의 애니메이션도 있는데, 판매하는 곳은 보이지 않는다. 극장용은 아니고, 미국의 TV용이었는지.... 애니메이션도 상당히 재미있다.^^

요 책이 좀 부담스럽다면 이 작가의 책으로 저학년을 위한 챕터북으로 Marvin redpost 시리즈도 있다. Mavin redpost 는 리딩레벨은 2정도, 페이지는 보통 50페이지 정도이다. 아쉽게도 꼬실이는 남자아이를 주인공으로 한 챕터에 별 흥미가 없을 것 같아서 걍 패스한 책인데, 이 작가를 이렇게 좋아할 줄 알았으면 한번쯤 읽고 지나갔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