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의 40%는 절대 현실로 일어나지 않는다.

걱정의 30%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것이다.

걱정의 22%는 사소한 고민이다.

걱정의 4%는 우리 힘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는 일에 대한 것이다.

걱정의 4%는 우리가 바꿔놓을 수 있는 일에 대한 것이다.

 

 

 

 

  평소 내 눈이 닿는 곳곳에 붙여두는 글귀이다. 100%의 일들 중 실제로 내가 어찌해볼 수 있는 일은 단 4% 뿐이다. 하지만 나머지 96%에 대해 얼마나 많은 생각들을 하고 사는지... ‘이랬으면 좋았을걸’, ‘그렇게 했어야 했는데’, ‘이렇게 되면 어떡하지?’, ‘만일 그 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오만가지 생각, 상상, 망상으로 종일 머리가 쉴 틈이 없다. 물론 그런 걱정이나 후회를 안고 두려워하고 괴로워하는 동안 지금-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에너지를 쏟을 수 없음은 물론이다. 가만히 내가 하는 생각들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이게 내가 어찌해볼 수 있는 4%의 일에 해당하는 것인지, 아니면 실없이 96% 쓸데없는 일에 해당하는 것인지 알 텐데... 생각의 홍수 속에서 습관처럼 계속 곱씹고 상상하고 후회하고 걱정하고 있다. 내가.

 

 

 

 

 

 

“되지도 않는 일을 움켜지고 후회하고 있지 않는가?

 

희생자인 척 스스로를 위로하며 자신을 속이고 있지 않는가?“

 

 

  책 소개 첫 번째 나온 구절에 그만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았던 것 같다. 몇 년 째 도전하는 시험에서 낙방한 상태라 더 쇼크를 받았는지도 모른다. 공부를 열심히 했더라면 후회도 없었을 텐데,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 일말의 아쉬움도 없을 만큼 나를 모두 던져 공부하지도 않았으면서 매번 들려오는 낙방 소식에 나도 모르게 풀이 죽고 어디론가 떠나고만 싶어진다. 이 시험이 내겐 정말 ‘되지도 않는 일’일까... 혼자 희생자 코스프레 하며 징징짜다가 다시 도전해도 같은 결과를 맞이하게 되는 건 아닐까... 실제 책을 받아 읽어보기도 전에 오만생각을 다 했던 것 같다.

 

 

  책을 받아보니 활자가 크고 행간이 아주 넓었다. ‘실제 분량은 작은데 페이지 수만 늘린 그런 책들 중 하나인가?’ 약간의 실망감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웬걸, 실제론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주옥같은 말들로 채워져 있었다. 밑줄 긋기를 포기하고 그냥 죽죽 읽어내려가고, 다시 한번 읽었을 정도로. 많은 구절들이 가슴에 와닿았지만 사실 "The simple is the BEST." 말이 있듯이 저자가 후회에 대한 정의를 내려놓은 구절이 가장 가슴이 남는다.

 

 

 

 

후회란 우리가 한 일 중 하지 않았더라면 하는 것들과

우리가 실패한 일 중 성공해 냈더라면 하는 일들이며,

이 모두가 다 불행, 실망, 그리고 우울함을 야기한다.

 

 

 

 

  그 때 열심히 했더라면 시험에서 떨어지지 않았을 텐데, 그 때 덜 먹었다면 지금 이 정도로 살이 찌지 않았을 텐데, 그 때 TV를 껐더라면 잠자는 시간이 부족해서 지금 이렇게 피곤하지 않을 텐데, 그 때 스마트폰을 만지지 않고 그냥 눈감고 조금 쉬었더라면 지금 일의 능률이 더 오를 텐데... 이미 해버린 일들을 그저 흘려보내지 못하고 계속해서 후회하고 자책하면서 나는 얼마나 에너지를 낭비하는지...

 

  책을 다 본 지금은 글쎄, 그냥 후회는 후회대로 두기로 했다랄까? 지나간 일들을 좀 더 편하게 인정하게 된 것 같다. 어차피 우리는 후회를 안고 살 수밖에 없다. 완벽하고 싶지만... 신이 아닌 나는 그저 불안전함을 갖고 태어난 인간이니까... 그걸 인정하게 됐다. 내가 해버렸거나 하지 않은 일들로 인한 후회는 앞으로도 계속 나와 함께할 것이다. 특히 잠자기 전 불시에 나를 방문해 이불속에서 연달아 하이킥을 하게 만들겠지. 어차피 내가 안고갈 수밖에 없는 ‘후회’라면 그냥 인정해버리고 지금부터 뭘 하면 좋을지 거기에 에너지를 쏟는 것이 내 자신을 위해서 훨 나은 일이라는 걸, 이 평범한 진리를, 머리로만 알고 있던 진리를 가슴으로 느끼게 된 게 이 책을 읽고 난 소득인 것 같다.

 

 

 

 

 

“우리 모두에게 후회는 있다.”

“우리의 후회는 무덤까지 따라 온다.”

“지금이야말로 후회 없이 사는 걸 시작하기 가장 좋은 때다.”

 

 

 

 

 

 

 

 

 

 

 

 

 

 

 

 

 

 

 

 

 

 

“나도 목표 중독자인가?

목표를 정하고 최선을 다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현대 사회에 대한 유쾌한 반란!

목표가 오히려 삶에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

 

책 소개글 단 세 줄을 읽고 ‘이건 내 이야기다!’ 확신이 들었다. 나는 목표 중독자다. 블로그를 개설해 목표를 다듬고 다이어리를 쓰면서 계획을 세분화하고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매일 달성도를 체크하는 중증 목표 중독자. 이런 인생이 행복했다면 아마 이 책을 집어들지 않았겠지. 당연히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삶, 성과위주의 삶은 행복하지 않았다. 불굴의 의지로 1년간 혼자 집에서 운동하고 먹는 걸 조절해서 64kg에서 52kg로 12kg를 감량했지만 만족은 잠시, 다시 찔까 두려워 피곤한 몸을 이끌고 운동을 하고 극단적으로 엄격하게 식이를 조절하다 몸과 마음이 완전히 지쳐서야 스톱하곤 했다. 남들은 1년 공부해서는 합격하기 어렵다는 시험에 몇 개월 혼자 공부해서 뚝딱 합격해도 뿌듯함은 잠시, 또 다른 시험과 자격증… 이 세상 어딘가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더 높은 곳으로 올려줄 무언가가 있을 것만 같아 끊임없이 정보검색을 하고 원서대를 납부하고 참고서를 사고 프로그램에 등록해 보지만… 오락게임을 하다보면 한 판을 클리어 하면 더 쎈 적이 나오고 더 강한 왕이 나오듯 그렇게 이 ‘목표달성’ 게임이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았다. 그렇게 완전히 지치고 지쳐 ‘애씀’ 자체를 포기할 때 즈음 이 책을 만났다

 

저자가 말하는 목표 없는 인생이란 현대 사회에서 금기시하는 쾌락위주의 삶을 이야기하는 게 아닐까, 이렇게 살면 앞으로 아무것도 아닌, 그저 그런 보통(?) 사람이 되는 건 아닐까, 어떠한 성취도 이루지 못한 채 아무도 나를 사랑하고 인정하고 주목해주지 않으면 어떡하지, 그 동안 이뤄놓은 것마저도 모두 무너지는 건 아닐까 책을 읽는 동안 정말 걱정하고 또 걱정했다. 작가는 이런 내 마음을 다 안다는 듯 페이지를 할애해 친절하게 말을 건넨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한편으로는 ‘맞아, 하지만…’ 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일어날 것이다. ‘맞아. 개념은 사람을 확 끌지만 어떻게 이런 식으로 살 수 있단 말인가. 아내와 아이들은 눈가 책임지고’, ‘맞아, 돈 많은 사람들한테는 이 방식이 통할 수 있겠지. 하지만 겨우 벌어먹고 사는 처지인데 직업을 바꿔볼 만큼 한가한 게 아닌데 말야’, ‘괜찮군, 정신세계가 자유분방한 사람들한테는 통할 수 있을 테지. 그래도 나는 체계적이고 예측 가능한 미래가 좋아’, ‘아이디어는 재미있지만, 좀 말장난 같은데…’

이 책을 읽으면서 ‘맞아, 하지만…’ 이라는 생각이 들면 모두 메모해서 목록을 만들어라. 이 목록은 자신이 평소에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삶에 어떤 한계를 두고 있는지 알게 해줄 것이다. 당신이 이전에 비판 없이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인 가치란, 즉 ‘제한적인 정보에서 오는 믿음’은 일단 사실이 아닐뿐더러 우리가 ‘목표 없이 정열이 가득 찬 삶’을 살지 못하도록 만드는 주범이다.”

 

이 부분을 읽는데 뒷통수를 맞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평상시 늘 외우고 다니던 아인슈타인의 명언이 있는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그 문제가 발생했을 때와 동일한 이해력 수준에서는 절대 나오지 않는다.”는 구절이 이 대목을 읽음과 동시에 떠올랐다. ‘나는 지금 나 자신을 이런 고통 속에 빠트린 사고방식을 그대로 고집하면서 지금의 고통을 해결하려 하는 건가?’

 

또 저자가 만난 사람 중 늘 ‘해야 할 일’ 목록을 작성하는 사람을 다룬 대목도 있었는데, 그 사람이 작성한 할 일 목록은 보통 사람들이 ‘TO-DO’의 개념으로 작성하는 것과는 조금 달랐다. 목록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그 목록의 이름이‘해야 할 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삶에서 스트레스 받는 일은 ‘할 수 있는 일’ 때문이 아니라 ‘해야 한다’고 생각되는 일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솔직히 이 책에 나오는 내용을 나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그 동안 ‘안다’고 생각했던 말들이 이번에는 정말 생생하고 절실하게 다가왔다. 아마 이 말이 ‘들릴 때’가 되었기 때문에 뻔하디 뻔하다고 생각했던 구절들이 하나하나 진리처럼,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고민과 고통의 근원적인 해답인 것처럼 다가오는 게 아닐까. ‘아는 것’과 실제 그렇게 ‘사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이다. 우리는 흔히 알면 그렇게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알았을 뿐, 한번 눈으로 읽었을 뿐 실제 삶 속에서 적용되지 않은 지식들이 얼마나 많은지… 하지만 일단 머릿속에 들어는 있기 때문에 다음 번에 같은 말을 들으면 ‘나도 아는 거야’ 하고 또 슥 넘기게 된다. 실제 말과 행동, 감정과 마음은 전혀 그 앎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데도. 똑 같은 패턴을 반복하며 살고 있는데도.

이 책은 한번 읽고 덮을 책이 아니다. 서평을 쓰기 위해 빠르게 일독을 하고 지금은 책에서 해보라는 대로 나에게 적용해보고 떠오르는 대로 노트에 적어보고 구절을 곱씹느라 정신이 없다. 저자가 여론기관과 함께 미국인 1,01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해 다짐을 지키는 사람은 8%에 불과하고 나머지 92%의 사람들은 실패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한다. 또 33%의 사람들은 목표 때문에 애를 태우고 있으면 13%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한 번쯤은 법을 어기거나 비윤리적인 행위를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41%는 목표를 달성하고 나서도 환멸감만 남았다고 한다. 그 중 나는 어디에 해당하는지, 앞으로 다시 이런 강박관념이나 환멸감에 시달리지 않으면 지금 내 생각과 말과 행동 중 무엇을,어떻게 바꿔야 할지 찾아내는 중이다. 간절히… 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다. 37년간 같은 패턴으로 살아왔으면, 그 방법으로 내가 도무지 행복해지지 않는 것 같다면… 이제 정말 바꿀 때도 됐다. 

 

 

 

 

 

 

 

 

 

‘내 몸은 내가 살린다’. 참 마음에 와닿는 제목이다. 나는 2013년 1월 9일부터 1년 동안 1일 1식을 했다. 하루에 한끼를 먹고 매일 유튜브에서 요가를 비롯한 홈 트레이닝 비디오를 틀어놓고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운동을 해서. 매일 매일 먹었던 것을 블로그에 남겼고 무슨 운동을 얼마나 했고 하고 나니 몸이 어떻게 변했는지 상세하게 기록했다. 당시엔 막 국내에 붐이 일어날 때라 1일 1식을 하고 나면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실제 표본이 없었고 그냥 내 몸 가지고 실험해보자는 기분으로 달려들었다. 하다가 몸 안 좋아지면 그만두면 되고, 좋으면 계속 하면 되는 거지. 결과적으로는 1년간 12kg가 빠졌고 상의 사이즈는 77에서 55로, 하체는 32에서 28로 줄었다. 1일 1식 초반에 훅 빠졌고 그 다음부터는 조금씩 빠지다가 어느 정도가 되니 더 이상 빠지지 않는 걸로 보아 1식 한다고 사람의 몸무게가 한도 끝도 없이 빠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아마 자기 몸의 적정 수준에 도달하면 자연스럽게 감량이 멈추는 듯 하다.

 

그 때부터였던가… tv나 다른 사람 체험담을 기웃거리지 않고 ‘이거 해볼만 하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면 바로 내 몸을 상대로 실험해보는 데 재미가 들린 것이… ‘내 몸을 살린다’ 책에 소개된 <볶은 곡식 요법>은 사실 1일 1식 전에 현미 생채식을 할 때 들었던 것이었다. 하루 한끼는 화식(火食) 대신에 물에 불린 현미를 생채로 씹어먹는 것이었는데 생쌀의 맛에 익숙해지지 않아 좀 힘들었었다. 그러다 ‘곡식을 생채로 먹지 말고 볶아서 먹어라’는 정보를 입수했고 차일피일 미루다 이 책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되었다.

 

이 책에서 나온 내용들 중 기존에 알고 있는 것도 있었고 기존의 신념과 정면으로 배치하는 내용도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과일과 생채식이 몸에 이롭다는 기존 신념을 반박하는 내용이었는데 이를 많이 먹으면 몸이 냉해진다는 것이었다. 인간의 대장에는 음식이 발효될 때 60도 이상 열을 내는 고온성 미생물이 많은데 육류, 생선, 과일, 생채소 등은 냉한 성질 탓에 제대로 발효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생채소를 장기간 먹어서 장내 미생물이 활동할 수 없거나 늦은 저녁식사로 인해 피가 장으로 가지 못하고 위장으로 흐르면 장에 산소와 기본열이 전달될 수 없다. 그 결과 장의 음식은 부패되고 배는 차가워진다. 추우면 손가락이 곱아서 잘 움직이지 않듯, 장이 차서 움직이지 못하면 변비나 설사가 생긴다. 또 생채소를 먹을 때 소장에서 흡수된 질산이 타액으로 분비되고 이것이 구강과 위장에서 미생물 활동에 의해 아질산염으로 바뀐다.

아궁이에 장작불을 지피면서 산소를 제대로 공급하지 않으면 연소되지 않고 연기만 나는 것처럼 아질산염이 헤모글로빈과 결합하여 메트헤모글로빈 상태가 되면 근육세포에 산소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처럼 인체의 산소 부족은 근육세포 내 포도당의 불완전연소와 노폐물의 증가를 불러 인체가 열을 내지 못하고 독소만 증가시키는 냉체질이 되게 한다. 생과일과 생채소를 장기간에 걸쳐 먹는 것은 저체온증을 일으켜 혈액순환의 편향 및 부조화를 초래한다. 소화기관에 불협화음이 생기고, 몸은 건강하지 못하다. 저체온 체질은 암에 잘 걸린다. 자신의 몸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이 부분이 인상깊었다. 생채소와 과일은 무조건 좋다고 알고 있지만 실제 내 몸을 가지고 실험해보니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의 30년을 아침밥을 거르지 않고 먹었고 바쁜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어떻게든 아침밥만은 목숨처럼 사수했다. 그러다가 1일 1식과 현미 생채식을 하면서 아침을 과일 혹은 야채로 바꾸었다. 처음에는 몸도 가볍고 소화도 잘 되고 좋았지만 몇 년에 걸쳐 계속해보니 어느 순간부터 몸이 냉해지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는 아침을 아예 공복을 유지하고 과일이나 야채는 점심 이후 부터 먹는 걸로 하고 있다.

 

그 외에 여러 가지 내용이 있지만, 이 책을 보고 난 내 결론은 ‘한가지 식이요법만 맹신하지 말고 그 때 그 때 내 몸 상태에 맞춰 바꾸자’이다. 지금까지 늘 그래왔다. 모태 장트라블타로 태어나 여름마다 장염으로 입원하는 바람에 개근상을 받아본 적이 없었던 나. 고3때 하루 세끼를 생식 가루만 타먹는 걸로 1년 실천해 완전히 고쳤다. 그 뒤로는 다시는 장염 때문에 고생하지 않게 되었고, 자꾸만 위에 음식이 얹히고 변비와 생리통, 특히 두통이 심했던 것은 1일 1식을 하며 완전히 고쳤다. 항상 가방에 넣어가지고 다니지 않으면 불안했던 두통약과 소화제를 지금은 전혀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아랫배는 항상 따뜻하고 생리 기간 중에도 얼음장처럼 찼던 아랫배가 평소보다는 조금 낮아지지만 여전히 따뜻한 기운을 유지하고 있다. 현미 생채식을 하면서는 음식을 오래오래 씹는 습관을 들일 수 있게 되었고 위장이 소화하느라 받는 부담이 줄어들어서인지 몸이 늘 가볍고 활력이 넘쳤었다.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효과를 주는, 모든 사람에게 통용되는 식이요법이란 없는 것 같다. 사람마다 몸이 다 다르니까. 또 몸은 늘 변하기 때문에 하나의 식이요법만 고집할 필요도 없는 것 같다. 어떤 식이요법이든 하다 보면 감이 온다. 이게 내 몸에 맞는지 안 맞는지, 이걸 계속 하는 게 좋을지 그만하는 게 좋을지. 솔직히 책만 읽어서는 볶은 곡식 요법에 대해 ‘알게 되었다’ 하는 정도지 이것에 대해 좋다, 나쁘다 감히 말할 수는 없는 것 같다. 내 몸을 가지고 직접 실험해보고 장기적으로 실천해봐야 아는 것이지. 기본적으로 우리가 따라야 하는 것은 의사나 요리연구가, 자연요법가가 아니라 내 몸의 소리라는 것을 잊지 말고, 일단 책에 나온 대로 곡식을 볶아 일주일이라도 실천해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