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해본 일이 많은 건 후회되지 않아. 제대로 해본 일이 없는 게 정말 후회돼."

죽음을 앞둔 말기 암 환자의 말이라고 한다..

주말을 함께 했던 <환생 프로젝트>를 덮고 읽게 된 책인 <사랑은 한줄의 고백으로 온다> 속에서 발견한 구절이었다.. 

유한한 생명의 끝에서, 후회하지 않을 인생이 있을까..

 

이렇게 후회할 시간이 주어지기라도 하는 인생이면 더 나을까,

환생 프로젝트 속 주인공인 <킴 랑에>는 옥상에 바람 쏘이러 나가서 우주에서 날라온 쓰레기 파편을 맞고 즉사하게 된다..

후회하고 어쩌고 할 시간조차도 없었다.. 32살이라는 나이에 말이다..!! 그야말로 청천 벽력같은 일!

 

그날은 킴에게 아주 중요한 날이었다..

그녀는 잘 나가는 토크쇼 진행자였고 오늘은 텔레비전상 시상식이 있었고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기를 내심 기대기대하고 있었던 날이었다..

다른 사람을 끌어내리며 어렵게 지킨 자리이건만, 그것과 바꾼 것은 그녀의 양심뿐만이 아니었다..

베니스에서 첫눈에 반해 결혼하게 된 그녀의 남편 알렉스와 사랑스런 딸 릴리는 점점 일에 치이는 그녀에게 섭섭해하게 되었고,

그날은 하필 릴리의 생일이었지만 당연히 시상식을 선택하고 온 킴이었다..

알렉스와의 결혼 생활이 소원해지면서 잘생긴 동료인 다니엘과의 사이에 이상한 기운이 맴돌고, 그날은 그와 섹스까지 하게 된다.............................................................................................................................................................그녀는 죽는 순간, 환한 빛에 휩싸여 그녀의 이런 인생의 순간들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환생한다.. 개미로! ㅋ

 

그녀는 개미로 태어날 수 밖에 없게 살아왔던 것이다..

후, 윤회에 윤회를 거듭하면서 좋은 업보를 쌓아 가족들에게 다시 다가가려는 킴 랑에의 이야기이다..

몇번의 생을 거듭하고 나서야 깨달은 인생의 비밀은 '진정한 사랑'에의 닿음이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한번 죽어보니 정말 소중한게 무엇인지 알았다는 내용이다..

 

후회할 시간이 없이 죽음을 맞이한 주인공 <킴 랑에>에게 다시한번 기회가 주어지게 되는 해피엔딩의 내용이건만,

특정 종교에 대한 신실한 믿음이 없는 나로서는 죽음 너머에 대한 믿음조차도 확고하지 않은, 두려움 그 자체일 뿐이다..

그래서 지금 깨달아야 하는 것인데-

'가장 소중한 사람'이 누구인지,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우선순위에서 항상 흔들리는 내게 꽤 괜찮은 책이었다..

 

'사랑을 많이 해보지 않은 것은 괜찮아. 하지만

제대로 사랑해 본 일이 없는 것은 정말 후회돼.'

죽기 전에 이런 후회를 하게 된다면 정말 가슴 아플 것이다.

인간이라는 고귀한 생명으로 태어나 서로의 진심이 올곧게 통하는 조화로운 사랑을 제대로 해보지 못한다면 얼마나 서글플까.

 <사랑은 한줄의 고백으로 온다>

 

 

 

 

지금 당신이 있는 곳이 천국인 줄 모르고 또 다른 천국을 쫓고 있는 당신!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그렇지 않은 것들에 지금 이 순간을 할애하는 당신!

거기 당신 말이야..ㅎㅎ

그런 당신을 위한 이야기이다..

 

 

 

>궁시렁 궁시렁..

환생프로젝트

표지부터 맘을 확-사로잡았던 이 책, 고급스런 표지색도 그렇고 보폭을 맞춰 나란히 발을 내딛는 두사람의 발걸음이 참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제목도 아주 멋지구료.. <아주 사적인, 긴 만남>

1939년생의 마종기 시인과 1975년생인 음유시인 루시드폴이 < 2007.8.24- 2009.3.27 >이란 시간동안 주거니 받거니 한, 편지를 모아놓은 책입니다.. 제목 그대로, 아주 사적인 편지글들이지요..

의사이면서 시인이었던 마종기 시인, 공학 박사 과정을 유학중이면서 몇장의 앨범을 내었던 가수이기도 한 루시드폴..

 

다른 공간에 머물며, 서로 다른 세대를 살아온 그들의 대화가 은근 매력적입니다.. 은근 빠져들게 합니다..

 

서로의 안부를 묻습니다..

자신의 근황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합니다..

서로를 격려합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통해 잊고있던 나의 모습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자신의 주위를 둘러보기도 합니다..

함께 염려합니다.. 

 

그들의 이야기이지만 또 다른 공간에 머무는 지금 여기의 나에게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꿈처럼 음악만 아는' '알아가는 것, 깨달아가는 것, 무언가를 수동적으로 배운다기보다는 자극에 반응하는 내 내부의 앎'을 이야기하는 루시드폴, 진정 자신이 원하는 길을 찾기위해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그의 모습에서 나를 봅니다..

 

나도 젊을 때는 바쁘게 지냈지요.

그리고 이렇게 늙어서 작은 여유를 가지고 살게 된 것을 하느님께 감사하고 있어요.

그래요.

여유로운 생활은 마음에서 시작되고,

돈이 좀 있다고 아무나 배급제로 받는 것은 아니라 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세상에서 제일 값진 것 중의 하나라고 믿습니다.

걸으면서 내가 매일 느꼈던 벅찬 만족감을 윤석 군은 이해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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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여유를 말씀하시는 마종기 시인의 모습에서 연륜을 느낍니다.. 어려운 시절 우리나라를 떠나 미국에서 40년 넘는 시간동안 지내며 느꼈던 고국에 대한 향수와 안타까움도 전해집니다.. 해외 입양 보내는 아이가 세계에서 제일 많았던 우리의 과거, 이제 제법 살만해진 나라가 되었건만 여전히 어린아이 수출국 4위인 이 나라의 현실에- 어린 아이 팔아 부자된 나라, 대한민국이라는 외국인의 말에 함께 울컥하였습니다..

또 처음 고국으로 돌아오던 1971년 비행기에서 바라본 헐벗은 우리나라의 모습에 승객들 함께 합창처럼 울었다는 이야기는 지금의 저에게도 눈물나는 것들이었습니다..

 

물방울인 내가 강물인 너와 대화를 나누기를,

순간인 내가 연속적 시간인 너와 대화를 나누기를,

그리고 으레 그러하듯 진솔한 대화가

신들이 사랑하는 의식과 어둠,

또한 시의 고상함에 호소하기를

 

보르헤스, 송가1960

 

일년 반이 넘는 시간 동안의, 그들의 편지를 엿보면서.. 문득 부러워집니다..

낯설음에서 친근함.. 그렇게 서로에 대한 호감으로까지.. 그들이 쌓아온 시간의 흔적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마음을 열고 서로를 받아들이는 이런 과정은 인생을 살면서 여전히 매우 값진 것들중 하나이겠지요..

 

 

 

 

 

시인과 시인을 꿈꾸는 사람의 이야기, 다시 저에게 흘러들어왔습니다..

마지막 그들의 뒷모습이 곧 다시 그리워질겁니다..

루시드폴, 마종기

누구보다.. 먼저..생각나고..
나보다.. 더.. 생각해주고싶은..
그런 사람이 생긴다는건..
행복이겠지?

하지만..
어찌보면..
세상에 대해..
약점이 하나 더 늘어나는 불행한 일인거야..

그것을 어렵게 지켜갈때..
혹은
그것이 사라졌을때 격어야할.. 아픔이.. 예고된..
내 의지로도 어쩔수 없는..
치명적 결점이야..

하지만..

그래도..
결국..
네가 아픈게..
더 싫은거야..

내 발위로 올라오렴..
주저하지말고..
내가 버텨볼게..

 

이 책을 덮고나자- 끄적인지 7년도 더 지난 어느날의 일기가 떠올랐다.. 그래서 아주 오랜만에 싸이를 들춰보다 발견할 수 있었던 글이다..

좀 유치한듯 보이는 일기지만 이 소설을 읽고난 느낌하고 제법 잘 맞아떨어지는 듯 하다..

사랑이란 건 무엇일까..

평생 결론내리지 못할 일이겠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그 속에 내재되어 있는 <어쩔수 없음>이다..

그리고 그 소중한 대상으로 말미암은 더한 기쁨과 더한 슬픔이 예고되어 있는 일이기도 하다..

 

렛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