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처음엔 제목을 보고 그랬다.. 이거 왠지 뭔가 짝퉁 분위기.. 밑줄 긋는 남자, 책 읽어주는 남자에 이어서 함께 발견한 두가지 신간의 제목은 '밑줄 긋는 여자'에 '책 읽어주는 남편'이었으니.. 좀 그렇잖은가..!? 책에 관한 책, 특히나 저자의 취향이 함께 스민 책에 관한 에세이는 일단 먼저 챙겨보는지라, 두가지 책에 한꺼번에 흥미가 가면서도 약간 망설여지고 있었다.. 그러다 역시나 좋으신 내 이웃님들이 먼저 읽으시고 즐겁게 읽으셨다 검증을 끝내주셨기에 믿고 읽을수 있었다..

수북하게 쌓여서 내 손길이 닿기만 기다리고 기다리는 책들이 이미 몇백권이 넘었는데.. 읽고 싶은 책은 무지 많아서 다 읽어줄꺼야~라며 골라와 침대옆에도 잔뜩 쌓아놓은게 또 언젯적 이야긴데.. 참새 방앗간 드나들듯 매일 출근 도장 찍는 인터넷 서점에서 신간 구경에 남들 리뷰를 읽으며 정신 팔려있다보니 3시간이 훌쩍 가버렸다.. 그런 시간에 책을 읽었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내 손이지만 한심해서 한대 때려주고 싶은 밤이었다.. 먼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어제 밤 이야기다..

이미 깊어진 밤.. 가볍게 읽을 책을 골랐던게 이 책이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한 잔의 위로, 그리고 한 권의 책>이란 표지글이 나를 사로잡았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건 "나도 그렇단다"는 책 좋아하는 사람의 공감이었을지도 모른다.. 30대의 미스로 살아가는 회사원 성수선씨의 이 책은 그런 나를 다독이며 마음 맞는 사람과 열심히 수다 떨고 난 후의 뿌듯함!?까지 안겨주었다.. 책 좋아하는 사람이 친구들중에는 없어 이런 수다가 그리울 때가 많은 나로서는 이 블로그에서의 이웃들과의 소통과 이런 책과의 만남은 사막의 오아시스같다..

그리고 재밌는 것 하나..

저자는 '수선이의 도서관 www.kleinsusun.com '이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책을 읽고 어찌 안들어가볼 수 있겠는가.. 출근하자마자 냉큼 들어가보니, 최근 업데이트된 박민규님의 책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의 리뷰가 올라와 있어 반가운 마음에 읽어보게 되었다.. 그랬는데 내가 그랬듯 초반에 지루한 계몽 소설을 보는듯 했다는 평과 함께, 그래도 어느 리뷰에선가 읽었던 마지막 50페이지 분량의 반전이 있다는 말을 듣고 그걸 기대하며 읽어보고 있다고 하였는데..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이 아닌가 싶어 내 리뷰를 읽어보니 아마도 성수선님이 읽으신 리뷰가 내 리뷰가 아닌가싶어졌다.. 얼마전에 인터파크도서에서 평점이 높은 책으로 박민규님의 그 책이 선정되어 메인에 대표 리뷰로 얼마간 나온적이 있었기에 혹시나 싶어진거지..(아님 말고!ㅋ) 하여튼 아침에 그런 가정만으로도 기분이 좀 좋아졌다.. 이런 책을 쓰는 사람들의 독서 내공을 은근 부러워하고 있는 나였으니까 말이다.. ^^ 그리고 책읽는 사람이 그닥 많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이런 책으로 얽힌 인연은 이렇게 나에게까지 닿고 있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성수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