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릭 베크만의 신작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이 책을 받고 그의 전작들 오베라는 남자,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브릿마리 여기있다 등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네요.
제목부터 인생을 떠올리게 하는 진지함이 배어있는데요.
손주와 함께 벤치가 놓여 있는 광장에 앉아서
자신의 삶의 부분부분을 이야기하면서 전체적으로
할아버지의 일생을 되돌아보게 되는 내용인데요.
정신을 멀쩡하고 몸이 먼저 떠나버린 할머니와 달리
노아의 할아버지는 몸은 멀쩡하지만 정신이 온전치 않은
상태인데요.
자신의 아들인 테오에게는 해주지 못한 사랑과 칭찬을 손주인
노아에게는 끊임없이 베풀어준 인자한 할아버지는 수학을 좋아하고
노아도 그를 닮아 수학을 좋아하는 어른으로 자랍니다.
문득문득 할머니와 만난 순간 사랑에 빠진 할아버지는
숫자와 계산 방정식에 능통했지만 끝내 해독할 수 없는
여성인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를 말해주고
인생이 끝나는 순간까지 할머니를 그리워하는 모습에서
가슴이 뭉클 아파 오더라구요.
자신과 달리 수학은 좋아하지 않고 언어와 악기를 좋아하는
아들 테드와도 조금씩 가까워지는 모습이 우리나라의
모든 아버지들과 닮아있어서 짠하면서도 아픈 느낌이었어요.
젊은 시절에는 일하느라 바빠서 사랑하면서도 표현을 못하고
아들에게 엄격했던 아버지가 나이들어 헤어날 수 없는 서로간의 간격을
느끼면서 더욱 손주에게 집착하는 것이 보이더라구요.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자신의 머리가 좁아지는 것을 느끼면서
할아버지는 늙어가고 손주는 벤치에 앉아서도 발이 땅에 닿을 수
있을만큼 자라고 딸아이까지 낳은 어른이 되는 긴 시간.
늙음과 이별 앞에서 숙연해지지 않을 사람은 없겠지만
프레드릭 베크만의 이 소설은 너무 담담하면서도 깊은
울림이 있어 연달아 두 번을 읽은 책입니다.
[디딤돌맘 카페 서평이벤트로 받은 책을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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