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서울교회를 통해서 가정교회라는 개념의 신약교회를 구현하고자 했던 최영기 목사가 쓴 책이다. 그는 단순 명료했다. 목회를 시작하면서 모델로 삼은 교회가 성경에 나오는 신약교회였다. 그 신약교회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 그것은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께 초점을 맞춘 결정이었다. 그래서 교회의 목적을 다시 생각했고, 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자를 만드는 것이 여겼고, 따라서 교회에서 VIP는 바로 안믿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신자들의 등록은 사양하고, 교회 처음 나오는 사람들에 초점을 맞췄다. 이것을 감당하기 위해서 가정교회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새로운 개념이 아니고, 성경에 소개된 신약시대의 교회의 특성을 대입시킨 것이다. 그래서 목장을 만들어 목자와 목녀(목자의 아내)로 하여금 섬기게 하는 형태로서, 예배, 교육, 교제, 전도와 선교의 기능을 하게 한 것이다. 그래서 매주 평균 3명의 새로운 신자에게 세례를 베푸는 교회가 되었다. 이러한 가정교회가 성장해서 지금은 전세계로 그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본문 중에 “목사가 ‘비전’을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종에게는 비전이 있을 수 없다. 있다면 주님의 비전만이 있을 뿐이다. 종에게 요구되는 것은 순종이다.” 라는 글이 있다. 저자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일까에 초점을 맞췄던 것이다. 그리고 순종만 했더니 신약교회의 모습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사회에서는 비전을 가지라 배웠다. 나도 그렇게 이야기해 왔다. 하지만 저자는 하나님께 순종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우친다. 공감한다.

 

이러한 구절도 있다. “흔히 ‘소명’하면 하나님께로부터 장기 계획을 받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 그의 종에게 장기 계획을 가르쳐 주신 적이 없다. 하나님이 주시는 소명은 미리 받는 것이 아니라 지나고 나서 발견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당장 할 것만 보여 주신다. 여기에 순종하면 다음 것을 보여 주시고, 거기에 순종하면 그 다음 것을 보여주신다.” 그가 가정교회를 전세계에 보급하게 된 것도 처음부터 그런 비전이 있었던 것이 아니고, 말씀에 순종해서 왔더니 그게 하나님께 저자에게 주신 비전이었음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반성을 많이 했다. 나도 가정교회와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시스템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 순장이라는 역할을 맡아서 순의 순원들을 섬긴다. 같이 삶을 나누고 고민하고 격려하며 신앙 생활을 같이 하고 있다. 내가 바로 작은 목회자라는 생각은 갖고 있지만, 저자처럼 최선을 다하고 있지 못했음을 발견하고 반성했다. 내게 맡겨진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 발견했다.

 

이 책은 세상에서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현대 교회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하나님께 뜻을 맞춰 순종하며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참 좋은 책을 읽었다. 교회 생활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모두들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특히 교회의 리더십들이 꼭 읽어봐야 한다. 그 속에 담긴 핵심을 읽어내야 한다. 결국은 순종이다.

 

이 책의 주제와 구성에 대한 아이디어가 기발하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공간과 시간 축으로 설명 되어 진다. 그래서 물리에서도 공간이란 개념과 시간의 개념을 갖고 운동 역학을 설명한다. 공간이란 것에는 익숙한데, 시간을 물리 현상을 설명하는데 매우 중요한 한 축이란 점은 잊고 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저자는 믿음과 구원을 시간 축으로 재해석했다. 땅의 시간과 하나님의 시간을 구분하고 그것을 구원으로 연결했다. 그래서 독자로 하여금 읽으면서 생소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놓치지 않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을 수 있게 한다. 참으로 놀라운 해석이고 식견이다.

 

“그 믿음은 시간을 뛰어넘고 시간을 거스릅니다. 과거를 재창조하며 미래를 새롭게 잉태합니다. 믿음은 그래서 하나님의 시간 속에서 인생 전체를 재창조하는 능력입니다.” (p.108) 땅의 시간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구원이라 했다. 공감 가는 해석이다. 크리스천들은 이 땅에 살고 있지만, 천국에 이미 들어가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천국이 이미 임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하늘의 시간 축을 따라 가기 때문이다. 참으로 명쾌하고 놀라운 견해다.

 

그렇게 기준 축이 바뀌었으니, “하나님을 위해 내가 존재하고 하나님을 위해 내가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겸손의 시작이자 믿음의 시작입니다. 나아가 내가 내 것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으로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것이 겸손의 성장입니다. 죽을 힘을 다한 뒤에 내가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고 자각하는 것이 겸손의 성숙입니다. 하나님이 나를 위해 일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영적 교만의 뿌리입니다. (p.111)”라고 고백할 수 있는 것이다.

 

역시 조정민 목사님 이시다. 언제가 나는 그 분을 ‘언어의 마술사’라고 했었는데, 역시나 그 분의 책이다. 쉽게 읽히면서 내용도 명확하게 전달하는 문장력이 참 놀랍다. 적절한 비유와 은유가 뜻을 쉽게 공감할 수 있게 한다. 또 절제된 단어의 선택과 구성이 적절해서 쉽게 공감할 수 있게 한다.

 

다시 한 번 나의 신앙을 점검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매일 나를 돌아보는 구체적인 도구가 생긴 것 같다. 저녁에 침상에 누어 하루 일들을 점검하면서 하늘의 시간에 연결되었었는지 생각한다. 그렇게 하니까 예전에 피상적인 뒤돌아 봄이었는데, 이제는 매우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반성이 된다. 이런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바로 조정민 목사님 책의 힘이다.

시간, 겸손, 안식, 우선순위, 자유

믿음의 거인(巨人)인 고(故) 하용조 목사님의 청년 시절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다. 현대 복음주의자의 거목이었던 하용조 목사님께서 20대 초반이었을 때, 결핵으로 투병하며 고뇌했을 때의 일기다. 그래서 청년 하용조 목사를 만날 수 있다.

 

투병하면서 자신과 사회와 나라, 그리고 주변의 병자들을 보면서 고뇌하며 하나님을 만나면서 위로 받고, 예수님을 닮아가는 훈련의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청년 하용조에게서는 원망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CCC 활동을 하면서 열심으로 하나님의 일을 했던 그에게 하나님에 대한 원망이 있을 만도 했을텐데, 그는 겸손하게 상황에 얽매이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을 찾는 모습이었다.

 

청년 하 목사는 투병 중에도 하나님께 감사와 사랑의 고백이 넘쳤다. 또한 주변 목사님과 형제들에 대한 감사와 사랑에 대한 고백도 눈에 많이 띄었다.

 

그의 일기에서는 끝없는 죄에 대한 고뇌가 있었다. 이 부분에서는 “그 분도 그러셨구나”라는 공감이 있었다. 나만이 갖는 고뇌가 아니라, 믿음의 거장들도 똑같이 번뇌하고 고뇌했다는 점이 큰 위로가 되었다.

 

그런 고뇌 속에서도 주님이 주시는 비전을 찾는 모습을 발견한다. 이 부분에서는 큰 도전을 받는다. 고뇌 속에 잠겨 있는 것이 아니라 비전을 찾아 나오는 모습이다. 그런데 그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찾아 나오는 모습에서 큰 위로와 힌트와 기쁨을 찾을 수 있다.

 

자신도 병자면서 요양원에서의 다른 환자에 대한 긍휼과 사랑이 있었다. 그 분은 진정 작은 예수였다. 4/20일 일기를 보면 4.19를 지나면서 사회와 국가에 대해서도 깊은 사랑이 있었음을 발견한다.

 

그 분의 평생 투병 생활은 예수를 닮아가는 훈련이었다. 그래서 지금 서로 형태는 다른 고난 중에 있는 모든 이들이 하나님의 은혜와 비전을 발견할 수 있다는 위로를 발견한다.

 

그 분의 설교에서도 느꼈던 것이지만, 일기를 보니 그 분께서는 매우 문학적인 분이셨다. 일기의 많은 부분은 시(詩)같다.

 

 

 

그 분의 일기를 열어보면서 나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 끝없는 도전을 받기도 한다. 또 그분의 고뇌에 공감하며 위로 받는 날 발견한다. 결론적으로 하나님께서 이미 모두 준비해 놓은 길을 하 목사님께서 걸으셨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나도 같은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으로 지금 인도받고 있다는 점이다.

 

일기, 감사, 고뇌, 비전, 긍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