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학교에서 나약한 왕따였던 엘리엇이 새로운 학교에서는 따돌림을 주도하는 집단인 '수호자'가 되는 과정을 그린 흥미 진진한 이야기이다. 
따돌림의 문제는 이제 단순한 아이들 싸움으로 치부될 것이 아니다. 가해 학생들이 여럿 뭉쳐 별 죄책감 없이 한 학생을 괴롭히는 동안, 피해 학생은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는다. 이전 학교에서의 엘리엇의 모습, 그리고 새 학교에서의 벤의 모습을 보면 따돌림을 당하면서 인격적으로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는데도 학교를 다닌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이다. 
새 학교에서 엘리엇이 따돌림을 받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안타까운 느낌마저 든다. 이미 왕따였기 때문에 왕따가 되지 않는 방법 또한 터득하고 있는 엘리엇은 극도로 조심하여 따돌림 받는 아이에서 벗어난다.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끊임없이 스스로 점검하면서 따돌림 받지 않는 평범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족쇄로 스스로를 옭아 매는 엘리엇의 모습이 안쓰러웠다. 이 부분에서 엘리엇의 심리와 그 변화하는 과정을 상세히 묘사한 것이 탁월했다.
새 학교의 '수호자'라는 집단은 왕따가 될 아이를 정하고 그 아이를 괴롭히는 핵심 역할을 하는 집단이다. '수호자'가 정한 아이는 모두의 침묵 속에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한다. 별 이유없이 괴롭힘을 당하게 되는 피해자 아이는 공포와 자괴감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아무 문제 없이 지내고 있는 엘리엇에게 '수호자'가 손을 내민다. 그리고 엘리엇에게 무거운 숙제를 준다. 다음 번 차례인 아이를 정하라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엘리엇의 마음 속 심경과 해결책의 선택이 읽는 내내 흥미를 잃지 않게 해주었다.

조선시대 한문 소설 '운영전'을 청소년들이 읽기 쉽도록 현대어로 번역한 책이다. 안평대군의 궁녀 운영과 김진사의 사랑을 그려 신분 제도에 억눌린 궁녀들의 모습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운영은 궁녀이기 때문에 평생 궁에서 궁녀가 지녀야 할 법도를 지엄하게 지키며 살아야 한다. 대군 외에 다른 남자를 사랑하면 안 된다는 것도 궁녀의 법도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운영과 김진사는 목숨을 걸고 몰래 사랑을 한다. 그들의 숨막히는 듯한 아슬아슬한 사랑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궁녀라는 이유로 인간의 본성을 억누르며 살아야 하는 사회 제도의 모순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듯하다. 
궁녀로서 자신의 삶에 편안하게 안주해도 될 법한데 목숨을 건 사랑을 나누는 운영의 모습에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물질적인 편안함이 아니라 진정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또 둘의 사랑은 금지되지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애틋하고 절절하지 않았나 싶다. 결국 운영이 죽고 김진사가 따라서 죽는 결말로 끝나기는 하지만 저승에서나마 둘의 사랑은 이루어지는 것은 사랑의 고귀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청소년들은 내용 전개 없이 중간 중간에 나오는 시들이 좀 지루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이 어린이용 책과 다른 이 책의 매력이 아닌가한다. 원작에 충실한 번역이 이루어져 그 시들을 읽다보면 옛 사람들의 정취를 느낄 수 있게 된다.

고전 '박씨전'을 청소년들도 읽기 쉽도록 현대어로 번역한 책이다. 어려운 낱말에는 각주를 달아 뜻을 풀이해 두었다. 현대어로 번역했다고 해서 어린이들이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쉬운 수준은 아니다. 고전의 향취를 그대로 살리면서 청소년들 수준에서 완독이 쉽도록 배려한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중간중간에 당대 사회를 잘 알 수 있는 참고 자료들을 실어 더욱 이해가 쉽도록 했다. 아름다운 삽화들도 이해를 쉽게 한다.
박씨전에서 인상적인 대목을 들라면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한 가지는 추한 몰골의 박씨가 허물을 벗고 절세가인의 모습이 되는 부분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남녀 차별이 심한 조선시대에 여성 영웅 박씨가 전쟁에서 보인 활약상이다. 
추한 몰골의 박씨는 모두가 꺼려 세상으로부터 버림을 받는다. 박씨가 출중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암시는 여러 곳에 있지만 추한 외모 때문에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다. 박씨의 이러한 시련은 시집간 여자가 시집살이 하면서 겪어야 했던 아픔을 말하는 듯도 하고 후에 전쟁에서 활약하기 위해 때를 기다리는 시련을 의미하는 듯하기도 하다. 허물을 벗자 박씨는 세상에 둘도 없는 절세가인의 모습이 되는데 이 때 남편 이시백의 쩔쩔매는 모습은 우습기까지 하다. 예나 지금이나 외모 지상주의는 다르지 않은 듯하다. 
작품의 후반부에서 박씨는 병자호란의 시기에 호쾌한 여성 영웅의 모습을 보인다. 화려한 도술로 호병을 압도하는 부분이나 청의 병사들을 근엄하게 꾸짖는 모습은 병자호란의 치욕을 겪은 당대 사람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었을 것이다. 실제 전쟁에서는 패했지만 가상적으로나마 그 치욕을 설욕하고 싶은 당대 사람들의 욕망을 엿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