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스포츠 칼럼 중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k리그가 프로야구에 비해 인기가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프로야구에 있는 스토리를 프로축구에서는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어가면서 그 말이 자꾸 생각났다. 열악한 환경에 있는 해태타이거즈가 다른 부자 구단을 누르고 짧은 기간 동안 9번의 우승을 달성했다는 것. 그 이유는 바로 전라도에  대한 편견, 그 것에 대한 전라도 사람들의 저항.  독재 권력 저편에 소외되어 있는 사람들의 한(恨)과 간절함 때문일 것이다. 

    "이게 그냥 야구가 아니잖아요, 뭐라 할까... 한풀이랄까, 절규랄까. 꼭 이겨 달라는. 꼭 이기고 싶다는 열망이 그라운드로 다 전해졌고, 그러면 선수들도 더 책임감을 느끼면서 플레이를 했다고 할까. 함부로 하지를 못하죠. 공 하나를 잡아도 그냥 잡는 게 아니고."
                                                                                                                                      -본문 중에서 ..김성한..-

  그렇게 잘 나갔던 해태 타이거즈 왕조가 경제난으로 허덕이면서 기아 타이거즈로 바뀌고 그 팀이 새롭게 왕조를 탈환하는 데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그 중심에 해태 타이거즈의 마지막 전성기를 이끌었던 이종범과 이대진이 있었다. 최고의 유격수로 팀의 우승을 이끌다 일본 진출, 하지만 팔꿈치, 광대뼈 골절 휴유증으로 별다른 활약없이 귀국하여 세월의 흐름 속에 팬들의 안타까움을 들어야 했던 선수.  25세의 나이에 벌써 통산 76승을 거두며, 타이거즈의 에이스로 떠올랐던 선수였지만 다시 마운드에 올라서기까지 4년이 넘는 긴 재활의 시간을 거쳐야 했던 선수. 4년만의 마운드 복귀에 관중석에서는 3천마리의 노란 종이 비행기가 날아 올랐다. 그리고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 직 후, 이 두 선수의 감동 포옹은 팬들의 폭풍 눈물을 자아냈다. 

   "당신이 수없이 상처입고 방황하고 실패한 저를 언제나 응원할 것을 알고 있어서 저는 별로 두렵지 않습니다."

                                                                                                         (이대진의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인사글)

2009년 시즌 mvp였던 김상현 선수의 스토리도 감동적이다. 해태에 입단 했지만 바로 LG로 트레이드 되어 10년 여간 2군에 머물며 '만년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던 선수. 하지만 친정팀인 기아로 돌아와 그 해 홈런왕에 오르며 팀의 10번째 우승을 이끈다. 그의 수상 소감 역시 감동적이었다.
  " 저를 보며 2군 선수들이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팀의 선수를 알아가고, 팀의 역사를 알아가고, 팀의 스토리를 알아 갈수록 점점 그 팀의 매력에 빠져든다. 순천에만 머물러 있었으면 몰랐을 야구의 재미를 잠실 야구장을 통해 접하게 되고,  다리 수술 후 집에 머물러 있으면서 매일 보았던 야구 중계를 통해 이제 매니아의 궤도로 접근하고 있다. 야구! 참 잼있다.  

  

'사람이 당하고 나면 생각이 달라지고, 생각이 달라지면 행동이 달라진다.'

 

용산 남일당 건물에서 일어났던 재개발 저지 시민 5명과, 경찰특공대1명의 죽음. 극한의 대치 상황도 사건이 끝난 후 그 건물을 지날때 볼 수 있었던 긴장감. 유족들을 위로하는 사람들, 그들을 지켜보고 있는 전경들...

 

  용산에서 지내다보니 '전철연'이라는 단체 이름이 적힌 천막이나, 낙서등을 종종 볼 수 있었다. 학교에 있다보면 데모할때 자주 씌였던 음악과 함께 구호를 열심히 외치는 소리가 창문 너머로 들리고, 용산 구청 앞에는 '구청 앞에서 생떼거지를 써봐야 아무소용 없습니다'라는 , 공공 기관에서 이런 용어를 써도 괜찮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안내문을 볼 수 있다. 도대체 이 철거민들은 정당한 방법으로 철거를 한다는데 왜이리 말을 안듣고 떼를 쓰는 거지? 계속 버티다가 보상비 더 높게 받으려는 수작 아닌가? 자기를 살아 남으려고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 줘도 되는건가?..

 

  '바람을 막아주는 벽이 있는 곳에서 살고 싶었습니다. 그냥 살고 싶었습니다.'......

 

이 책에 나와있는 내용들이 사실이라면, 형편없는 보상금을 주면서, 용역등을 동원에서 다른 곳으로 갈때까지 괴롭혔다는게 사실이라면, 그저 자신들의 현재 상황을 보여주기 위한 사람들을 강제 진압한게 사실이라면, 그게 사실이라면....? 

' 재개발'. 이 단어 하나에 누구는 돈더미에 앉고 누구는 집과 장사할 곳을 잃어버리고 거리에 내몰린다. 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이 아닌 원래 주민을 쫓아내고 잘 사는 사람을 들어 앉히기 위한 개발이라면......이 상황에서 나는 무슨 말을 할 수 있는가?재개발을 하지 말아야 한다? 아니면 적정한 보상금을 주어서 쫓아내야 한다?

 

돈 앞에 사람의 인권이 한없이 초라해진다. 철거민도 결국엔 하나의 인간이고 생명이라는 것. 그들도 삶이 있고, 가족이 있다는 사실....

젠장.. 지킬 것은 좀 지키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고 리뷰를 쓰려고 하니 갑자기 파블로프와 스키너가 갑자기 생각났다. 용산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다가 유연히 '당돌한 심리학'이란 책을 샀는데 내 삶의 태도, 가치관을 모조리 흔들어 놓을 정도의 파괴력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긍정적 강화로 인해 이번에도 용산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며 또다른 파괴력을 기대하며 '심리학 콘서트'란 책을 골랐다. 심사숙고 끝에, 내 인생에 한번더 충격과 감동을 주고 싶었으니까...

  처음에는 그럴싸했다. 하지만 진도가 나갈 수록 고개는 갸우뚱, 때로는 꾸벅꾸벅, 입에서는 '쓰읍', 실망스러웠다. 심리전의 테크닉이라는 모토아래 쓰여진 책들이지만 이 책의 토씨하나 놓치지 않고 다 외우고 실전에 배치되더라도 절대 상대와 군중의 심리를 파악하거나 설득할 수 없는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간만에 내가 내 돈 주고 산 책인 만큼 밑줄도 그어가면서 열심히 읽었는데, 다 읽고 나서 밑줄 그은 것들을 보니 제법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이 있다. 하지만 저자가 이 책에서도 언급했는데 내가 기존에 알고 있는 것들과는 판이하게 다른 것들이 기억에 남는 것처럼 밑줄은 그은 것들 중 나에게 아주 새롭게 다가오는 것들이 드물다. 이 말은 곧... 그렇다... 곧 추억속으로......


  심리학을 좋아하여 심리학 관련된 책들을 자주 읽다보니 나에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제시하거나 또는 아주 새로운 내용을 던져주지 않으면 금방 실증을 내고, 책을 덮어버리는 습관이 생겼다. 잘 찾아보면 깨알같은 정보를 주는 내용들도 있는데 말이다. 
그 깨알같은 정보들을 흘리기가 아까워 몇 가지 메모를 해볼까 한다. 

-어린이의 자립 증거는 거짓말
-보디 존을 침범하면 우세하다.
-불만의 본심은 자기 합리화
-토론에 강한 사람은 'but'을 쓴다. 
-동질의 원리 : 긴장돼 있을때는 신경을 더 긴장시킨 다음 서서히 진정.
-습관은 의식한 순간부터 파괴된다. 
-which
-의견은 마지막에 냈을 때 존중된다.
-고학력자는 양면 설득이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