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없는 남자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공허한 십자가 딱 한권밖에 읽어보진 않았다.
하지만 꽤 많은 소설을 출간한 작가라는 것은 이번에 알았다.
여자 없는 남자들.
그냥 제목만 보면 판타지라고도 생각할 수 있었다. 내가 그랬다.
하지만 전혀 아니었고,,, 그냥 그냥 일반 소설이었다.
솔직히 좋은 평점을 주고 싶지는 않았다.
이 책을 보고 아... 앞으로는 스토리를 보고 사야하나..
나는 주로 책을 제목만 보고 구매를 하는 타입이라서...
스토리를 조금이라도 읽어보고 구매하는 편은 아니다.
그래서 조금 후회하고 앞으로에 대한 성찰도 하게됐다.
재미가 없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와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죽은 와이프가 바람 핀 남자를 만나서 친구처럼 이야기를 하고
되려 자기가 그 남자를 위로해주는 느낌까지 들었다는 그 초반 구성을 보고
나는 그때부터 아마 실망이 시작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점점 시간이 지날 수록 이 실망감은 더 나빠지지도 더 좋아지지도 않은채
책의 끝을 보게 되었다.
분명 멋진 말도 있겠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고
내가 아직 어린 나이에 여러 경험이 부족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결론은 그저그러했다. 누군가에게는 재미가 있을 수도 누군가는 나처럼 무난할 수도.
*****************************************************************************
무라카미 하루키가 단편소설을 묶은 소설집을 출간하는 것은 2005년 [도쿄 기담집] 이후 9년 만이다. 그사이 하루키 월드의 집대성으로 평가되는 대작 [1Q84]를 비롯한 장편소설 집필에 몰두해왔던 그는, 2013년 직접 선별한 영미권 단편소설 모음집 [그리워서(?しくて)]의 번역작업중에 문득 ‘장편을 쓰는 것도 지쳤으니 이제 슬슬 단편들을 써보는 게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후 그해 말부터 이듬해 봄에 걸쳐 발표한 단편소설 다섯 편과 단행본 출간에 맞춰 새로 쓴 표제작 「여자 없는 남자들」이 모여 이번 소설집이 완성되었고, 이번 한국어 판본에는 [그리워서]에 실렸던 오리지널 단편 「사랑하는 잠자」가 특별히 추가되었다.
제목처럼 ‘여자 없는 남자들’을 모티프로 삼은 이번 소설집에는 말 그대로 연인이나 아내로서의 여성이 부재하거나 상실된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병으로 인해 사별하거나(「드라이브 마이 카」), 외도 사실을 알게 되어 이혼하고(「기노」), 본인의 뜻으로 일부러 깊은 관계를 피하는 경우도 있으며(「독립기관」), 혹은 이유도 모르는 채 타의로 외부와 단절되기도 한다(「셰에라자드」). 대학 시절을 회상하는 구성의 「예스터데이」와 카프카 소설 속의 세계를 무대로 한 「사랑하는 잠자」를 제외하면 모두 중년 남성이 주인공인데, 그 때문인지 예전 작품들과 비교해 현실적이고 진중한 분위기가 강하고, 남녀를 비롯한 인간관계의 깊은 지점을 훨씬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한때 방황하는 청춘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하루키 소설이 현실과 맞닿아 보편적인 소재를 진부하지 않게 풀어냈다는 면에서, 이번 소설집은 기존의 팬들은 물론 보다 폭넓은 연령대 독자들의 공감을 끌어내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