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초까지 압구정동에 있는 회사에 쭉 다녔었는데, 그곳에서 느끼는 이질감은 참으로 인상 깊었다. 물론 그런 느낌은 저자가 책에서도 밝혔듯이 이질감만이 아니라 ’부러움’도 있는 것이다.

압구정에서 ’관찰자’의 눈으로 바라본 결과, 넥서스가 압구정동 동사무소 지정 동민카인 것을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청담동 동사무소 지정 동민카는 무엇인가? BMW인가? ^^ 책을 보니 BMW 같다. ^^

’청담동 여자들’을 읽는 내내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사회에 대한 단상에 대해 다양한 접근의 도움으로 알게 되었다. 특히나 소문이 난 당사자나 청담동 여자들을 대표 할 만한 여자들을 찾아내어 발로 뛰는 인터뷰를 시도한 것은 저자의 부지런함이 묻어 나는 것 같았다.

책의 뒷편으로 갈수로 주제에서 조금은 벗어난 내용이 있어, 나로 하여금 ’여성과 사회’ 라는 제목의 책을 샀었나? 라는 의문이 들게 만든 점은 이 책의 단점이지만 이를 극복할 만한 한 번쯤 읽어볼만한 내용이 들어있는 책이다.

돈 많은 남자들을 쫒는 ’헤어밴드 걸들’이 이젠 청담동에서 ’전문직종의 여성들’의 주가가 올라가는 바람에 변두리로 밀려 나갔다는 이야기는 참 씁슬한 생각이 들게 한다.

한편 아무리 친한 단골 고객이라 할지라도 그 청담동 여자 고객은 그럴수록 프로페셔널한 서비스를 원하고, 그것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매정하게 다른 곳으로 단골이 되어 떠난다는 얘기는 사실 어찌보면 ’정’이 없는 현 세태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웠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청담동의 프로페셔널리즘으로 무장하면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통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어찌보면 청담동 문화라는 것이 반드시 필요악인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자녀교육에 있어서도, 그냥 근처 학교에 다니는 아이, 조기유학 가는 아이, 마지막으로 외국인 학교에 다니는 아이 순서로 좋은 거라나 ~~ 그럼 내 딸내미는??

마지막으로,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인데, 센스없는 남자를 일컬어 상징적으로 ’2대8가르마’로 저자가 말한 부분에서는 뜨끔했다. 나도 2대8가르마인데... 이거 원 스타일을 바꾸어야겠는걸..하면서도 진정한 센스는 마음에 있다고 하는 저자의 올바른 사고 방식은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암튼 이 2대8가르마는 어떻게 해 봐야겠다... ^^

청담동에 대한 부러움을 청담동으로의 입성으로 승화시키는 그 날까지~~ 

질시의 대상이면서도 그 일원이 되고자 하는 마음 속 한 구석의 욕망을 숨기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