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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의 세 명은 최근 내가 읽은 책이다.
고흐를 읽고, 그와 고갱이 얼마간 같이 생활한 것을 알게 되었고, 이에 고갱을 읽었다. 고갱의 작품을 세잔이 높이 샀었다는 말에, 세잔으로 넘어가 읽었다. 요즘은 세잔을 이해한 드가에 관한 책을 읽고 있는 중이다. 특히나 데생을 줄이고 색채만으로 데생의 역할을 하게끔 하는 세잔의 화풍은 동료 인상파 화가들 중 유일하게 드가만이 이해하였으니 인연이 각별하다고 생각된다.
어느 정도 미술가들에 관한 상식을 넓혀가고 있기에, 이제 나도 아마츄어 미술가가 되는 선상에 있는가? 하고 내심 뿌듯해했으나, ’천년의 그림’ 책을 보니 내가 살펴본 미술가들은 전체 서양 미술사의 5-6페이지 분량이다. 한편 방대함에 충격먹고, 다른 한편 방대한 세계를 더 탐험할 껀덕지가 열라 많이 남아있음에 더욱 흥미를 가지게 된다.
다른 시대도 마찬가지겠지만서도, 당시의 화가들 중에 뛰어난 인물이 많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만이 후세의 사람들이 기억을 하는데, 그런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다들 시대를 약간 앞서서 이끌어가는 실험정신이 바로 그것이다.
고흐는 당연히 ’미쳤"기에 그런 화려한 색채를 구사할 생각을 하게 되었고, 고갱 역시 예술 한답시고 타이티에 가서 깝쭉댄 결과 그 만의 세계를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게된다. 세잔 역시 돈이 많은 집안이었기에 그림이 잘 팔리건 아니건 상관없이 자기만의 화풍을 추구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런지. 잠깐, 돈이 많은 집안은 드가였나? 이런 이런 치매다.
또 하나 느낀 바가 있는데, 위대한 예술가라고해서 전부 어렸을 때 부터 싹수가 보인 것은 아니다. 다들, 법률가, 은행원 등의 생활을 하다가 순간 미술가로 진로를 바꾸게 되고, 나름 스승을 모시면서 기존 작품들을 모사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난 뒤, 다양한 연습을 하는 중, 어느 순간부터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게 된다. 노벨상 수상 소설가인 ’주제 사라마구’는 환갑이 넘어서 빛을 발한 경우이듯 당시의 미술가들도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생존시에 뜨는 화가는 그저 그 시대에서만 기억되는 화가가 되고마는 경우가 많다. 이는 어찌보면 "예술 쪽은 어린 천재가 나타나기 어렵고, 유작이 그의 최고 명작이 되기 어렵다"는 안정효 작가가 말한, 번뜩이는 젊은 감성과 어느 정도의 경험이 교차되는 시기에 그의 예술이 꽃을 피게 된다는 생각과 일치하는 바이다.
그것이 미쳐서이건 집안에 돈이 많아서이건 성격이 독특해서이건 시대를 이끌어 가는 정신은 혹은 나중에 보니 시대를 이끌게 된 평가를 받는 정신은 당시엔 외로울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이를 일컬어 천재라고 부른다.
사실 나는 0.1%의 창의적 천재이기보다, 천재와 천재적 발상을 알아 볼줄만아는 0.9%의 통찰력이 있는 인간이고 싶다. 천재는 외롭고 괴로운 경우가 많이 때문이다. 또한 내가 천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천재 화가들의 창조적 업적들을 훑어보고 있는 중이니, 그런 0.9%만이 가진다는 통찰력을 가질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물론 하루 아침에 될 일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 글을 다 읽고 난 분들에게 질문 한 마디:
이런 점잖은 글에 "열라", "충격먹고", "껀덕지" 등의 나의 표현이 이상해 보이고 안 어울려 보인다고 생각하는가? 대부분이 그런 생각을 가질 것이다. 허나 그렇다면 그것은 0.1%의 사람만이 가진다는 실험정신을 몰라보는 99%의 잉여인간은 아니신지 스스로 묻기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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