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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전에서 계속 참패해온 모네. 그의 그림 'Impression, Sunset'은 인상파의 시작을 알리는 그림이다.

호수, 강, 바다에 반사되는 빛.

초기작품에서 후기 수련을 그린 작품까지, 한 천재의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을 잘 보았다.

어떤 그림에서는 사람들을 조그마하게 너무 단순하게 그려서 평론가들의 비난도 받았었다. 그의 실험정신의 산물인 "순간의 포착"을 포기하고 그림을 그렸더니 그제서야 호평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왜 일반인은 천재의 실험정신을 당시에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일까?

초등학교 4학년 때이다. 100미터 달리기 속도를 측정하는 체육시간에 나는 보폭을 더 넓게해서 뛰면 시간이 단축되지 않을까하고 생각해서인지 굉장히 발을 쭉쭉 뻗으며 달리기를했다. 허나 무엇이 문제였을까? 내기록은 반 꼴지였다. 발을 쭉쭉 뻗은것 까지는 좋은데, 그러다보니 공중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늘어난 것이다. 남들보기에 거의 슬로우모션으로 공중으로 방방 뜨면서 달린 것이다.

담임선생님한테 혼났다. 왜 그렇게 달리냐고? 친구들도 한마디씩 했다. 굼뱅이라고. 하지만 한 초등학생의 실험정신을 알아본 선생이라면 나의 그때 생각을 높이 사지 않았을까?

내가 천재라는 얘기가 아니다. 누구나 어렸을 때에는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하고 기발한 생각을 할 수 있다. 기존의 시스템, 기존의 교육에 아직 물들지 않은 상태이니 말이다. 문제는 그런 것을 알아봐주고 키워주지는 못하고, 어른들이 그들의 몸에 밴 틀에 맞추어 생각하고 행동할 때에라야만 아이를 칭찬을 한다는 것이다.

나는 토플 writing을 강의하는 강사이다. 학생의 입장에서는 창의적으로 글을 쓰는 것이 무척 힘들기 때문에, 에세이 틀을 만들어서 문제에 따라 그 틀을 응용하여 거의 그대로 쓰게하는 연습을 시킨다. 당장 점수가 나와야 하는 학생들을 위해서. 그래서 나의 학생들은 무슨 문제에 대한 에세이를 써도 항상 틀에 박힌 사고로 틀에 박힌 글을 쓴다. 어쩔 수 없다. 학생들이 원하는 바이고 나는 이 욕구를 충족시켜 줄 의무가 있는 프로 강사이기 때문이다.

재미있게도, 내가 그 틀에 벗어나는 강의를 할라치면 그 학생들은 몸시 괴로워하면서 짜증을 낸다. 문제들의 난이도가 높아질 때면 기존의 틀을 버리고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여 글을 써야 하는데, 이걸 아주 힘들어한다. 만점이 안 나와도 좋으니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는 것을 선호한다. 내가 그 욕구에 발맞추어 그런 어려운 문제조차도 기존의 틀에 맞추어 쓰는 방법을 강의하면 그것이 무슨 '비법' 인것 마냥 눈들이 초롱초롱이다.

미국 캐나다로 유학을 하는 한국학생들의 사고를 획일적으로 만드는데 일조한 죄의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안정효 작가의 '글쓰기 만보'라는 책을 보면 "무슨 토플문제에 대한 답처럼 천편일률적으로 글을 쓰는 학생들을 보면서..." 라는 부분이 있다. 그 안정효 선생님께 욕먹은 학생들 중에는 나의 수강생들도 꽤 있을 것임을 생각하니 토플영작 강사로써 얼굴이 화끈 거렸다.

문장의 기본기도 잡혀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원숭이처럼 좋은 문장을 그대로 흉내내는 것이 상책이다. 나중에 내공이 쌓이면 자신의 writing 스타일, speaking스타일이 나오기 마련이다. 기본기가 없는 상태에서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다가는 '해석이 안되는 문장'을 많이 쓰게 된다.

위대한 미술가들 역시 끊임없는 모사를 통해 기본기를 키우고, 나중에 실험정신을 발휘를 하는 것이다. 창의적 사고와 황당한 사고는 구분되어야한다. 그것이 창의적인 것으로 판명이 날지, 황당한 것으로 판명이 날지는, 기본기가 얼마나 충실한 사람이 하는 사고이냐로 판가름 날 확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