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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권을 읽고 나서 따로따로 감상기를 남기고자 한다. 안 그러면 큰 몸집의 사람이 짜장면 보통을 시켜 후루룩 몇 입에 먹어버리듯 황망하게 감상이 후루룩 지나 갈 것 같으니깐.

저자소개를 보니 그 유명한 ’자유부인’을 집필한 분이다. 이 소설은 저자가 1980년대 초반 ’한국경제신문’에 연재했었다. 그리고 이미 작고하셨다. 그럼 이 책의 인세는 누가 타갈까? (<-김구라 식의 의문이다^^). 암튼 대가의 작품을 이제야 보니 부끄럽다.

춘추전국시대, 어떤 사람이 병법서를 쓰기 위해 유랑을 하는 와중에 생긴 일들이 큰 줄거리이다. 손무와 오자서, 이 두명이 주인공인가? 1권만 읽었으니 알 수가 없다.

생각해보면 1980년대, 밤 늦은 시간대 TV광고에서 본 기억이 난다. ’정비석의 소설 손자병법’.

그때가 5공시절이다. 나는 중고등학교 학생이었다. 전두환이 독재자고 어쩌고 하는 것에 대해 안 것은 80년대 후반이니 세상모르고 살던 때다. 소위말하는 서슬퍼런 시기에 이 소설이 나왔다는 것이 어찌보면 아이러니가 아닌가한다. 주인공인 손무도 당시 세상이 하수선 했었기에 유랑이나하면서 언제 적용시켜 실전에 써 먹을지 모를 병법서를 쓴 것을 보니 그러하다.

내가 처음 토플 강의를 시작하는 새끼 강사였을 때, 1990년대에 토플 유명 강사였던 박노빈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있다. 본인의 기량을 갈고 닦고 기다리다 보면 어느 순간엔가 기회는 오기 마련이라고. 문제는 그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느냐 없느냐인데, 이는 평소에 쌓아 놓은 것이 얼마냐에 따라 달려 있다고. 1권에서는 주인공 손무도 지금은 갈고 딲는 기간이다. 그의 기량이 언제 펼쳐질지 사뭇 기대된다. 오자서의 화려한 활약은 소설로써의 재미는 있기는하나 와 닿지는 않는다. 손무의 기다림의 미학에 대해 더 느끼는 바가 많다. 시대가 하수선한 경우 더욱 그러하다.

나의 사주에는 로또대박날 운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 일한 만큼 버는 사주를 타고 났다는 것을 아마추어로 사주 공부한 입장에서 잘 알고 있으면서 2009년 대박을 위해 요즘 몇번 로또를 샀다.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을 갈고 딲아 때를 기다리지는 못하고 이리 허황되게 꿈만 꾸고 있으니 문제다. 지금이라도 틈 날때마다 때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그 때가 한참 뒤 일수도 있지만, 의외로 빠르게 다가 오기도 한다) 내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여 남들이 못 따라오는 기량을 딲아야겠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여기 밝힐 수 없다. 부끄러우니깐.

오자서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고 규합한다. 그의 친구 손무도 만난다. 그런데 친구라 하기에는 서로 만난 적이 별로 없다. 뜻이 맞으면 별로 만난 적이 없는 이라 할지라도 마치 오래 사귄 사람처럼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된다는 것이 부럽다. 바로 오자서와 손무가 그러하다. 나도 그런 이를 만나게 될까? 나와 뜻이 맞는 친구라면 어떤 인물일까?

암튼 2권에서 손무의 활약,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