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에서만 국한된 소설이 아닌 북한/중국/영국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다. 예전에 학교 도서관에서 김홍신 작가의 인간시장 2부를 보았을 때의 느낌이 든다. 인간시장1부로 돈을 번 김홍신은 2부에서는 세상을 돌아다녔나보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인도 얘기가 많았었다.
실제 답사를 하고, 소설의 내용에 쓰기 위해 여행을 하거나, 아니면 여행을 한 김에 소설의 소재로 이용하거나 일 것이다. 최근 케이블에서 김훈 작가가 유럽을 여행하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아마도 금년에 나온다던 그의 작품의 배경에 유럽이 있으리라.
이처럼 작가들은 여행을 하건, 무엇을 생각하건 그 사물을 바라보는 독특한, 통찰력있는 시각으로인해, 이 모든 것이 글의 소재가 된다. 독자들은 이를 읽으며 작가의 생각과 감성에 감탄하고 많은 것을 느낀다. 황석영의 기이한 인생행로, 그는 운명적으로 타고난 글쟁이이다. 글쟁이 이기에 그런 인생행로를 가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는 것인지, 그저 살다보니 그런 기이한 인생행로가 그려지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어쨌거나 타고난 글쟁이이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이야기 한다. 일단 저지르라고.
이 책은 북한의 실상을 여과없이 드러낸다. 신끼가 있는 이북의 배고파 굶기를 밥먹듯 하는 어린 소녀의 이야기이다. 뒤의 인터뷰에서도 밝히지만 그는 이를 위해 많은 답사를 하였다고 한다. 안정효의 글에서도 읽었던 소설가의 작업에 관한 내용인데, 소설의 한 장면을 위해 무수히 고민하고 답사하고 퇴고하는 전형적인 소설가이다.
예전에 황석영이 무릎팍도사에 나와 왜 국가보안법을 어기면서까지 월북을 했는지 강호동이 물었을 때, 그의 답이 무엇이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다만 그는 세상의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사람들에게 가감없이 전달해주는 이야기꾼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중이라는 인상을 내게 주었다.
그의 다음 이야기는 무엇일까? 아니 그 전에 그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인 ’장길산’을 빨리 사 보아야 할텐데 말이다. 그런데 삶이 바빠 죽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