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서울대 안 나왔던 것에 아쉬움을 느꼈던 적이 몇 번 있다. 많지는 않다. 감히 내가 어찌 서울대를 나올수 있었으랴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많지는 않다. 예전 점집에 갔는데, 대뜸 하는 말이 ’서울’자가 들어간 학벌이면 더 좋았을텐데라고 이야기 했을 때와, 내 인상이 서울대생 인상이어서 서울대 나왔으리라 생각했었다는 얘기를 주변 사람들이 했을 때이다. 나의 두뇌회전과 지식이 아니라 그냥 퉁퉁하고 후더분한 인상 때문에 그런 말들을 한다. 근데 그건 사실이다. 나 같이 생긴 놈들은 나 빼고 공부 다 잘한다. 어느 퀴즈 프로에선가 나하고 똑같이 생긴놈이 나왔었다. 서울대 재학중인 학생이다. 그리고 사촌동생이 작년에 결혼을 했다. 그 결혼 상대가 어쩌면 그리 나하고 똑같던지 놀라울 지경이었다. 친척들도 헷갈린다고 한다. 서울대 회계학과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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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과 학벌을 신봉하는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서러우면 너희들도 서울대가라’는 식의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회. 이 사회가 이렇게 되어버린 줄기를 조선시대 과거시험에서부터 현재까지 잡아보고 이에 대한 대안을 고찰해 보게 해주는 책이다. 강준만 교수 특유의 진보세력의 주장도 까고 보수세력의 주장은 더 까는 전형적인 그의 글이다.
자기 자식의 교육 문제에 있어서는 진보와 보수의 경계가 무너진다는 이야기를 한다. 참으로 맞는 말이다. 나 자신 약간은 진보적인 성향을 가지고는 있지만, 딸 자식 조기유학을 보냈고, 특목고나 국제중 등을 갈 능력이 되면 보내는데 주저하지 않을테니 말이다.
사실 나도 서울에 있는 대학을 나오기는 했지만, sky는 아니다. 그래서 학원강사를 하는데 있어서도 학벌을 중시하는 초중고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원이 아니라 성인이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토플학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곳에서는 수강생들 점수 올려주면 그 사람이 스타강사이다. 학벌의 영향을 거의 안 받는 곳을 찾아온 것이다.
토플, 토익쪽 뿐 아니라, 특히나 수능쪽의 강사들은 스타강사들이 많고, 학생들의 꿈이 그런 강사가 되는 것이라는 이야기들을 종종한다. 격세지감을 느낀다. 과거에는 강사라고 하는 직업은 무언가 본격적인 직업을 갖기 전, 돈이 궁하거나 할 때의 중간에 거쳐가는 직업으로 생각했었으나 이제는 게임을 잘하는 사람이 프로게이머가 되는 것을 지향하듯, 가르치는 것에 소질있으면 강사가 되는데 주저함이 없게 되는 사회가 되지 않았나싶다.
물론 뿌리깊은 학벌제일주의는 아직 많이 남아있다. 하지만 내가 종사하는 분야에서는 많이 그런 성향이 사라져 가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난 밝은 면을 보고 싶다.
그런데 문제는 토플 강사이건 수능 강사이건, 학력과 학벌을 높이는 것을 도와주는 직업인 것이 아이러니하다.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