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런 학자들의 논문에 근거한 대중 서적의 참맛을 알아가고있는 중이다.

동양적 사고방식: 사물을 관계의 대상으로 종합적으로 본다
                                나를 환경에 적응시킨다는 대전제를 바탕.
서양적 사고방식: 사물을 그저 객관적 사물로만 바라봄
                                자기중심적으로 사고.

"호랑이, 원숭이, 바나나" 세 단어를 크게 둘로 나누어보라:
동양적 사고방식: 1. 원숭이, 바나나 /  2. 호랑이
서양적 사고방식: 2. 원숭이, 호랑이 /  2. 바나나

동양사람은 원숭이가 바나나를 먹는 ’관계’에 촛점을 두는 반면, 서양인은 동물과 음식이라는 ’사물 자체의 본질’에 더 중점을 둔다. 이것이 이 책에서 말해주고 있는 바이다.

그럼 어느 사고 방식이 우월한가? 이제 이 책의 내용을 벗어나서 내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바를 이야기 해 보겠다.

서양적 사고방식이 아무래도 사물을 따로 떼어 놓고 볼 수 있는 안목을 주기에 좀 더 과학적이다. 이때문에 서양에서 과학문명이 찬란할 수 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주변환경과의 관계를 더 중시하는 동양적 사고방식이 대세가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이제는 서로 학문적으로 통섭이 이루어지고 있고, 또한 뇌과학, 신경정신학, 사회심리학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 바대로 인간은 생각보다 훨씬 더 환경의 지배를 받고 있는 어쩌면 인간의 자유의지는 없는 듯이 보인다는 결론을 내고 있다. 뇌과학에서 이야기 하는 ’거울뉴런’이 최근 20년 간 해당 과학계를 뒤 흔들고 있는 것이다.

말콤 글래드웰이 그의 저서 ’아웃라이어’에서 지적한 대로 인간 성공의 비결 중에서 사회, 문화적 배경을 절대로 경시 할 수 없는데 (아니 경시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성공의 절반 이상의 결정적 요인으로까지 작용한다) 동양적 사고방식이야말로 이를 받아들이기에 수월하다. 그가 지적했듯이 이는 동양적 사고방식이다.

주변 환경보다는 자신의 자유의지를 더 중요시 여기는 개척정신이 풍부한 서양에서는 ’운명론’이 소수의 주장인 반면, 동양에서는 많이 발달한 명리학이 이를 증명하듯 운명론이 사람들 잠재의식 속에 깊이 박혀있다. 그러니 인생의 결정적 순간에서는 그 사람의 종교가 무엇이건 사주팔자를 보러 다니지 않는가. 이는 주변환경을 어느 정도로 받아들이고 조화를 이룰 자세를 가지고 있느냐의 문제이다.

사주팔자? 땅의 기운, 하늘의 기운? 논리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것은 받아들이지 못하는 서양에서는 퍼지기 힘든 컨셉이다. 현대물리학의 양대 첨병인 양작역학과 초끈이론에서, 관찰되어 본적이 없는 초미세 현상을 수학적 사상누각으로 쌓아 올린 학문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서양식 사고방식에서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비판이다. 하지만 동양에서는 그 원리를 증명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나타나는 현상이 이에 부합 될 경우, 상당한 수준으로 받아드릴 마음의 자세가 되어있다. 그래서 한의학도 아직까지 건재하지 않은가.

이제 인류 문명의 중심축이 서에서 동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이 요즘 계속 든다. 마치 IQ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EQ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시대로 넘어온 것 처럼 말이다.

나무를 좋아하지만 소나무와 대나무 정도를 빼고는 잘 구분도 못한다. 바둑판으로는 비자나무가 최고이고 숯은 참나무 숯 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참나무와 비자나무 둘의 사진을 갖다 놓고 구분하라하면 못한다. 예전에 살던집 뒷산에 아카시아나무가 많이 있어서 그 정도는 알고 있지만 말이다. 돌이켜보면, 그 산을 넘어 중학교 통학을 했으니 나에게 있어서는 아카시아 나무는 나의 감성에 영향을 준, 지친 등하교길에서 여유로움을 주었던 어머니같은 존재인 셈이다. 3년 동안의 중학교 통학에서 내 회수권과 돈을 뺏어간 깡패도 두 번인가 만났었다. 매미는 숱하게 봤었고, 찝게벌레는 나중에 자취를 감추었던 기억도 있다. 초기에는 꿩도 봤었구나.

그곳을 떠나 이사할 때 즈음하여 그 산의 절반이 짤려나가 새로운 도로가 만들어지고 산길은 거의 사라졌었다. 요즘 검색을 해보니 그나마 남아있던 절반마저 없어졌거나 없어질 예정이다. 당시 동국대 철학과 교수님이시던 아버지 친구분이 그 산길을 ’철학자의 길’이라 이름 붙일 정도로 너무 힘들지도 않으면서 정취를 즐길 수 있던 길이었는데 말이다. 막상 나에게도 이런 추억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자주 보지 않았던 나무들에 관해서는 이리 무지했다는 반성이 든다.

이 책은 단순히 나무 이야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무 이름 한자어에 얽힌 이야기까지도 얘기하여 즐거움을 배가 시킨다. 좀 어려운 한자들이 등장 할 때는 좀 일기 버겁지만 배우는 것이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지 않은가.

저자의 '나무사랑', 이제는 이런 분 처럼 어느 하나에 필 받아서 한 우물을 파는 사람이 각광받는 시대다. 물론 학문적인 측면에서보면 '통섭'이 대세가 되어가고 있는 중이지만, 결국 통섭의 주체들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 아닌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런 대중서를 계속 집필하는 한, 나의 독서는 계속 된다.

전 사진 못 찍습니다.

잘 찍는 직장동료에게 부탁하여 여러컷을 찍었는데, 수준급인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