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좋아하는 사극 감독이다. 이미 허준, 상도, 서동요, 대장금, 이산을 통해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감독인데, 이산이나 허준, 대장금은 말할 것도 없지만, 개인적으로 상도도 꾸준히 시청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대단한 인기 사극이었던 ’뭬야!’ 와 이덕화의 ’난정아~~’ 하는 유행어를 만들어낸 ’여인천하’에 빛을 가려 상당한 시청률을 기록하지는 못하였지만 난 그 시간대에 꼭 상도를 봤다. 식당에서 사람들이 TV채널을 ’여인천하’로 고정해 놓고 있을 때, MBC 틀자는 얘기는 못하였지만.

대중적인 사극 감독의 책 답게 약간은 유명 연예인들에 관한 소위 ’비화’들이 있다. 각각의 연기자 혹은 스탭들과 있었던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 감독은 촬영장에서 몇 달에 걸쳐 계속 같은 음식점에가서 식사를 하곤했던 에피소드를 들려주는데, 어디 하나에 필이 꽂히면 일단 뽕을 뽑는다는 그의 성격을 잘 드러내준다.

어느 한 테마가 잡히면 작가를 섭외해서 계속 상의를 하고 캐스팅을 하고 촬영지 헌팅을 하여 고난스러운 6개월 이상의 촬영을 마쳐야 하나의 사극 시리즈가 완성이 되는데, 이러한 초기 선정에서 마무리 연장 방송의 편집에 이르기까지 그의 손길과 열정을 필요로 하지 않는 부분이 없으니 난 죽었다 깨어나도 못할 일이다.

예전 윤석호PD의 ’가을동화’를 보고 그의 영상미에 내 감성이 자극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는데, 이병훈PD에게선 알콩달콩한 인간사는 ’이야기’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더위에 지친 분들에게 가볍게 읽으면서 열정과 애정이 담겨있는 그의 일 이야기를 들어 보기를 권한다. 이번에 준비하고 있는 사극엔 음식, 의학, 그림이 아닌 음악 이야기가 있다니 벌써 부터 기대된다.

 

 

 

 

저자인 EBS PD는 소설 ’바람의 화원’을 읽고  김홍도와 신윤복의 삶과 그림에 관한 추적에 나선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보다는 해외에서 더 유명한 김준근이라는 화가도 알게되고 내친김에 이 세 명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책도 발간하게된다.

이 책이 다른 책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아마도 풍속화가들을 그 시대적 배경으로 설명하는 부분이 아닌가하다. 김홍도도 서양의 ’카메라 옵스큐라’ 라는 기구를 이용하여 입체감을 더 돋보이게 그렸다는 이야기를 한다. 서양의 화법을 받아들여 이를 적용시키는 대표적인 예인 이 기술은 김홍도가 일찌기 정조의 명으로 여러 그림을 그렸을 때 나타났던 화법으로 아마도 정조로부터 청나라에서 서양 기법을 배워서 그려보라는 주문이 있지 않았나싶다.

신윤복의 구도와 색채도 당시로서는 선구자적인 일이라 말한다. 그리고 한국에서보다 서양에서 더 이름이 난 김준근에 관한 이야기가 다른 풍속화에 관한 책 보다 많이 나온다. 사실 그것으로 이 책의 값어치는 충분하다. 예술적인 그림이라기 보다는 한국의 생활상을 서양인에게 알리는 역할을 한 것이 그의 그림이다. 비록 기산 김준근 혼자만 그린 그림들이 아니라 ’기산공방’이라는 곳이 있어 서양 종이와 안료를 이용 대량생산을 한 그림이기는 하지만 당시의 시대상에 맞는 일을 한 이 화가도 높게 평가한다. 복식 전문가와 민속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고 그의 그림을 연구하면 당시 조선말의 시대상황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하게 될 수 있으니 사료적 가치가 높다 이야기 한다.

그림에 대한 깊이있는 안목이 보이는 책이라기 보다는 일반인의 관점에서 궁금한 점을 추적하는 형식을 빌어 내용이 전개되기 때문에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최완수 선생의 책은 역사와 불교, 성리학 등 다방면의 지식이 풍부하다. 고 최순우 선생의 책은 한국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배어난 문학적 문장이 명품이다. 고 오주석 선생의 책은 한국 고서화에 대한 그의 애정이 치밀한 그림 분석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그리고 이 책은 시대적 상황과 어우러지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재미를 준다.

자미두수를 알게 된지 4~5년이 되었다. 그 동안 내 자미두수 프로그램에 등록된 사주 명반의 수가 500명이 넘으니 이두선생님께서 실전자미두수 책 머릿말에서 언급한 "이 책을 수 회 탐독하고 500명 이상의 명의 간명하고 나면 어느 정도 문리가 트이리라"라고 말씀하신 그 시점이다. 이두 선생님은 1만명 이상을 간명하셨으니 세발의 피이지만 말이다.

어쩔때는 기가막히게 맞추어 간명하는 이나 이를 의뢰한 이나 깜짝 놀라기도 하고, 어쩔때는 이곳 저곳 철학관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비슷한 것을 보니 신기하다라고 이야기를 한다. 솔직히 후자 이야기를 듣는 것은 별로 반갑지 않다. 비록 사주풀이가 생업은 아니지만, 나름 자미두수로 세밀한 운추론이 가능하다 자부하였건만 다른 곳하고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는 소리는 안 반갑다. 사주카페 같은 곳에서 3만원 내고 보는 것보다는 잘 본다 자부한다. 물론 아무래도 아마추어다보니 잘 틀리기도한다. 허나 맞출 때는 나 조차도 소름이 돋을 정도이다.

이 책 중급자미두수 2궁합편은 남녀간의 궁합 혹은 동업시의 궁합등에 유용한 스킬이다. 나는 형제궁에 천동화기가 있다. 나의 작은형이 병오년 생인데 병간 발생 천동화록이 나의 형제궁의 천동화기를 건드린다. 작은형을 내가 도와준 적은 꽤있는데 작은형은 항상 미안해 하면서도 제3자가 볼적에 나에게 전혀 도움이 되질 않고있다. 예전 형이 군대에 있을 때 자주 찾아가서 면회를 가면 제주도 출신의 동생이 멀리서 면회왔다고 외박증 끊어주고는 했다. 물론 나는 당시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부모님만 제주도에 계셨던 건데 외박증을 끊기 위해 그리 말하곤 했다. 그리고 최근 돈 꾸어준 일까지.

결국은 작은형과 무슨 인연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번 생에서는 내가 퍼주어야 하는 업보가 아닌가 싶다. 이런 모든 것이 자미두수 명반에 다 나와있으니 대단한 학문이다. 단순히 남녀간의 궁합 뿐 아니라 인간관계의 가이드가 되는 것이 이 책 1부에 나온 "연분 그리고 의혹" 부분이다.

2부는 ’자미두수 부문 써머리’이다. 개인적으로 자미두수전서는 딱 한번 탐독했다. 그 이후 굳이 그 책을 다시  볼 필요는 사실 못 느꼈다. 이두 선생님의 저서와 강의만으로 충분하다 생각했기 때문인데, 아무래도 자미두수전서는 자미두수의 성경이자 법화경이기에 다시 시간이 나면 수 회 정독을 하려 마음을 먹고 있었다. 그 부분 중 중요한 곳을 발췌하여 이 책에 실었으니 먼저 이 책을 자세히 몇 번이고 읽고 전서로 넘어가면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머릿속에 자리 잡지 않을까하다.

3부 ’제가논명실례’도 상당히 볼만하다. 이두식 자미두수만을 접하다가 다른 대만이나 홍콩의 두수전문가들의 논리를 접할 수 있는데, 그 분들의 약간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여지없이 저자가 주를 달어 이를 이두식록기법으로 명쾌하게 정리하는 부분에선 감동 그 자체이다. 특히 혜심제주의 아버지 사망에 관한 추론에서 좀 이해가 안 가는 곳이 있었는데 이를 부연설명하여 주서를 달아 놓은 부분에서는 쓰러질뻔 했다. (p.311 만약 록존이 이렇게 있는데 부모가 가난하다면 그 형극의 정도가 적겠지만, 돈이 많으면 많을 수록 형극의 정도는 심하게 된다. 그것은 록의 역량이 강화 될수록 록을 노리는 양타의 형극은 심해지기 때문이다.)

요 며칠 부랴부랴 중급자미두수 1,2권을 다 읽으니 머리에 망치를 한대 맞은 것처럼 멍하다. 하지만 그 망치는 사람의 삶을 제대로 바라보게 해주는 진희이 선생의 (자미두수 창시자) 망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