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회오리바람
  양치성은 압록강에서 철교가 열리는 것을 보며 일본이 정말 대국이며, 조선이 왜 일본의 지배를 받아야하는가를 절실히 깨닫는다. 그는 신의주 수비본부대에서 그가 일본 밀정이라는 증명서를 받아 거울의 뒷면에 잘 감추어 두었다. 역시 치밀하다. 그리고는 장사꾼으로 둔갑하여 송수익네 마을로 들어섰다. 양치성이 처음 이 마을에 들어왔을 때는 지삼출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이 알몸으로 조사를 벌였다. 알몸조사까지 하다니  정말 대단한 놈들이라는 생각을 하며 그 검사를 통과했다. 그리고는 마을 출입이 자유로워 졌다. 
  송수익네 마을에는 조선에서 넘어온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다. 그런데 이미 송수익 마을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다른 마을에 소개장을 써줘서 보내야 했다. 만주에 조선사람들이 많아야 독립군이 활동하는데 도움을 조금이라도 주기때문에 그들을 어떻게는 살수 있게 만들어 줘야 했다. 
  일본은 종교통제안을 발표하여 총독부의 인가를 득한 종교만 활동을 할 수 있게 했다. 대종교는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통과되지 못했고, 본토에서의 포교를 거의 포기한채 만주에서의 포교에 집중하게 된다. 송수익은 한법린의 도움으로 무송현으로 피신했다. 종교탄압을 피해서인데 이곳에서 교주 나철이 자결했다는 소식을 접한다. 

  26. 육혈포 강도 (여기서 육혈포는 ’권총’을 의미한다)
  백남일은 도리우치 사내라는 놈에게 걸려 세금을 바치게된다. 이는 서무룡이 파놓은 함정인데 백남일은 보기좋게 걸려든것이다. 서무룡은 수국이를 망친 백남일을 그냥두고 볼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복수를 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서무룡은 보름이네도 발길을 했다. 세끼야가 출근하고 난 뒤에 집에 방문해 보름이를 차지하려 했지만 보름이가 새끼야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발을 끊는다. 
  백종두는 새로 바뀌는 면제도(면장에 일본사람만 있어야하는 제도)에 통쾌해하며 자신이 면장에서 물러난 것에 대해 떠벌린다. 그런 와중에 아들 남일이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간다. 
  한편 정재규는 대한광복단으로부터 독립운동자금 2만원을 내지 않으면 불측의 위험이 있을것이라는 협박편지를 받는다. 그는 경찰서에 신변보호를 요청했지만 서무룡이 이끄는 깡패들이 와서 집을 지키게 된다. 그들은 집에서 말못할 행패를 부렸다. 여자를 희롱하기도 하고, 아무때나 술상을 보도록 했다. 그러나 정재규는 그런 그들의 횅포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대한광복단의 짓으로 보이는 일들이 곳곳에서 발생했기때문이다. 
  공허는 대한광복단으로부터 함께 활동하자는 제의를 받지만 그들의 공개투쟁 방법이 자신과 맞지않아 그들을 뒤에서 도와주려 했다. 그러나 대한광복단이 곧 정체가 탄로나고 일본경찰로부터 억압을 받게되자 그들의 만주행을 돕게된다. 

  27. 서당을 없애라
  서무룡을 손판석과 함께 군산 부두에 노동조합이 점점 늘어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장칠문에게 꼬리를 잡힌 손판석은 노동자들의 정보를 막판에 가서 알리면 된다는 공허의 말을 듣고는 십장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있게된다. 서무룡은 정재규의 집에서 철수하면서 3백원을 요구했고 거의 다 받아냈다. 
  한편 공허는 서당선생들을 바쁘게 만났다. 총독부에서 발표한 <서당규칙>때문이었다. 사실상 서당교육을 금지하는 법령이었기때문이다. 공허는 일단 허가 신청서를 내고 당분간은 조심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공허는 도림이 경성으로 떠난 뒤 그 자리를 대신한 지선스님방에 머물며 홍씨를 위해 비녀를 만들고 있었다. 또 아이를 위해서는 노리개를 만들었다. 그는 한없는 행복감에 빠져들었다. 
  총독부에서는 토지조사사업 완료를 1918년 6월 18일 발표했다. 총독부는 조선땅의 45퍼센트를 차지했다. 하시모토는 죽산면땅의 거의 차지하고 일대 최대 지주가되었다. 

  28. 뙤약볕, 진펄밭
  정도규는 따로 집을 얻어 큰형집에 살고있는 아내를 나와살게한다. 그리고 행랑아범을 구해 재산을 맡아서 관리하도록 하고 그는 일본 유학을 떠날 계획을 세운다. 친구 유승현을 찾아가던 중 마을 사람들이 다투는 것을 보게되는데, 일본 지주의 마름역할을 맡은 사람을 몰아세우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조선의 600년 마을을 이끌어오던 규칙인 향약의 동회도 그를 쫒아낼 수 없었다. 왜냐하면 더 큰 조직인 일본의 총과 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친구 유승현을 찾았다. 그는 서당을 운영하고 있다 <서당규칙>이 공포되자 이름을 야학으로 바꾸고 운영하고 있었다. 그는 유승현의 면회를 신청했지만 순사는 여러가지를 꼬치꼬치 캐묻고는 만나게 해주지 않았다. 양반으로서 순사가 자신에게 무례하게 이것저것 묻는 것에 모멸감을 느끼며 정도규는 돌아섰다.

  29. 만주의 함성
  양치성은 한 패를 이룬 다른 등짐장수들과 필녀의 동네를 드나들었다. 그는 수국이를 보고는 첫눈에 반했다. 그 마을이 독립군 마을임을 알고 있지만 수국이만?이에게 마음을 전했으나, 김시국이 그녀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더 그녀를 차지하겠다는 욕망을 불태운다.
  송수익과 방대근, 김시국 일행은 신형무기 구매를 위해 블라디보스토크의 농가에 숨어있었다. 1908년 러시아왕정이 무너지고 공화국이 수립되었다. 러시아왕정이 무너졌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미, 일, 영, 불 네나라가 시베리아로 출병하였다. 따라서 무기 구매는 더없이 힘들어졌고, 가격도 많이 올라있었다. 이 시기의 독립군들에게는 공화주의에 민족자결주의, 그리고 공산주의까지 여러 사상이 몰아쳐 회오리치고 있었다. 
  송수익 일행은 무기를 구매하고 백두산 줄기인 장백산맥을 넘어 본거지로 돌아가고 있었다. 새로운 사상인 공산주의를 받아들일 것인가 말것인가에 대해 송수익은 많은 고민을 거듭했다. 젊은 친구들에게 급속도로 퍼져가는 공산주의였다. 공화주의를 표방하는 기존의 생각과 어느정도 합의점을 찾게될 것인지 두려웠다. 서일과 송수익은 "배달겨레의 얼과 뜻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산주의를 받아들이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이야기로 공산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마쳤다. 
  1918년 11월 13일, 겨울로 접어든 만주땅에서 처음으로 <대한독립선언서>가 발표되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무오독립선언이라 불렀다. 

  30. 폭풍전야
 
  ①상해 신한청년단 모임 : 김구, 장덕수, 여운형, 신석우 등이 모여 만주의 독립선언서를 낭독한다. 그리고 파리강화회의에 참석하는 미국의 윌슨대통령에게 한국독립건의서를 전하기로 정한다.
  ②미국 워싱턴 국무성 앞 : 정한경, 민찬호, 이승만이 모여 한인 대표로 파리강화회의에 참석할 것을 허락받으려 했으나 출국불허조치를 당한다. 정한경과 민찬호는 이승만의 외교독립론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려 했지만 이승만의 독선에 입을 다물고 만다.
  ③동경유학생 웅변대회장 : 유학생들이 모여 독립선언에 대한 회의를 진행하던 중, 경찰병력 투입으로 해산되고 만다. 이 자리에는 정도규도 있다.
  ④하와이 국민군단 훈련소 : 병사들과 교관의 대화를 통해 민족자결주의가 약소민족들에게 해당이 되는 것인지에 대해 왈가왈부한다. 또 이승만이 대표운운하는 것에 대해서도 입방아에 오른다.
  ⑤간다쿠의 조선기독교청년회관 : 학생들이 모여 독립선언서에 포함될 청년학도의 범위를 정한다. 조선과 일본의 학생을 포함한 모든 청년을 망라한다. 
  ⑥중앙학교의 밤모임 : 고종이 죽은 21일날 일본유학생이 현상윤에게 독립선언서를 맡긴다. 송진우,최남선,최린,김성수 등은 민족대표를 5명 선정하고, 독립선언서 초안작성을 최남선에게 맡긴다.
  ⑦전민족운동으로 확대 결정 : 최린의 제안으로 불교, 기독교, 천도교 등 종교계가 모두 참여하는 거국적 독립운동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한다.
  ⑧동경의 2ㆍ8독립선언 
  ⑨한국위임통치 청원서 발송 : 이승만의 강력한 주장으로 한국위임통치 청원서가 발송된다.
  ⑩모든 운동세력들의 대연합 : 기독교(이승훈), 불교(한용운) 등이 독립선언서 낭독에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보성사라는 인쇄소에서 3.1운동에 사용할 인쇄물들을 밤을 새서 인쇄하고 있다.
 
  31. 폭발하는 화산
  1919년 3월 1일. 군중들이 종로 거리로 뛰쳐나왔다.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는 그들에게는 거칠것이 없었다. 3.1만세운동은 경성뿐만 아니라 평양, 개성에서도 함께 일어났다. 공허와 송수익은 군중들속의 젊은이들을 보며 한없이 뿌듯해한다. 한시가 급하니 해안으로 내려가라는 도림의 말에 공허는 바쁜 걸음으로 남쪽으로 내려간다.
  3월 3일 군산에서는 학생들이 앞장서고 부두 노동자들이 도와 만세운동을 벌였다. 일본 경찰에서는 십장들을 찾아 만세운동에 나선 노동자들에게는 일거리를 주지 말라고 협박한다. 공허는 신세호와 안재한등에게 경성에서 낭독한 독립선언서를 전달하였다. 다른 만세운동을 준비하고 있던 것이다. 신세호는 이렇게 만세만 불러서 될 일이 있겠냐며 걱?졌다. 일본에서는 고종의 장례가 끝나기를 기다려 만세운동에 참가한 사람들을 무조건 체포했다. 보름이는 만세운동에 참가한 후 집으로 들어가다가 피를흘리고 살려달라고 하는 학생을 집으로 들였다가 그만 개머리판에 머리를 맞고 경찰서로 끌려간다. 세끼야는 그런 보름이를 집으로 돌려보내고 병원에 보내준다. 보름이는 세끼야에게 처음으로 고마운 생각을 갖는다. 
  전주의 송중원과 이광민은 하루라도 빨리 만세운동을 벌이기 위해 윌리암스의 교회에서 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윌리암스는 더이상 교회를 빌려줄수 없다고 했다. 그들은 공동묘지로 옮겨 만세운동을 벌일 회의를 열어나갔다. 
  다음 날, 군산에서 쌀창고 두개가 불났다는 소문이 쫙 퍼졌다. 그 소식과 함께??하지 않은 시위가 김제에서도 일어났다.(3ㆍ1운동의 대부분은 학생주도로 일어났다.) 김제의 만세운동에서 공허는 특이한 거지를 한 명 발견했다. 그는 바로 득보였다. 득보는 공허에게 그의 사정을 이야기했고, 공허는 그를 독립운동에 쓰을에서도 만세운동을 벌이기로 결정하고 외리, 내촌 사람들을 모아 만세운동에 나갔다. 경찰들은 그들을 칼로 위협하고, 총을 쏘면서 해산시켰다. 그 총에 김춘배가 맞고 죽었다. 그 뒤로 박건식은 <만세꾼>일을 했다. 만세꾼이란 낮에 만세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밤중에 관공서나 일본 사람들 집에 해꼬지를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렇게 만세운동이 일어난 마을에서는 일본 경찰의 복수도 극에 달했다. 만세운동에 참가했다 잡힌 사람은 의병때처럼 마을에서 공개처형을 당해야 했다. 그걸 보는 마을 사람들의 마음은 또 찢어질 듯이 아팠다. 
  백종두는 3.1운동이 일어나자 친화회를 이끌고 직접 진압에 나섰다. 이번 일로 큰 공을 세울 욕심에 선두에 서서 진두지휘하던 백종두는 수건으로 얼굴을 가린 사람들에게 몰매를 맞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아들이 보는 앞에서 죽었다. 죽어가면서도 "원수를 갚아달라"며 유언했다. 도대체가 뭐가 원수를 갚는건지 모르겠다. 
  한편 이번 만세운동으로 인해 이광민은 경찰에 수배를 당하는 몸이 되어 공허의 주선으로 만주로 넘어가게 되고, 박건식은 <만세꾼>노릇하는 것이 밀고되어 가족들과 함께 목포로 야반도주를 한다.

  32. 무장투쟁의 대열
  통화시가지 마차역에서 부민단에서 신흥학교를 운영하며 길러낸 군정부는 보황주의를 표방하는 대한독립단 단원들과 싸움을 벌인다. 역시 왕을 다시 세우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일이라는 생각이다. 
  양치성은 북간도와의 인원교체설이 나돌자 수국이 때문에 더 몸살을 앓게된다. 한편 수국이는 지주 추가의 아들이 노리는 상황이었다. 역시 첩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리되자 김시국은 노골적으로 혼인하자고 달려들었고, 수국이는 계속 거절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감골댁 가족은 아무도 모르게 덕원에 있는 대한정의단으로 옮겼다. 감골댁과 수국이는 대종교 시교당의 부엌일을 맡게되었따.
  본국에서 만세운동이 일어난 후로 주도했던 학생들이 대거 간도와 만주로 넘어오면서 독립운동 단체들이 5월까지 17개가 생겨났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대한정의단과 대한국민회였다. 방대근이 존경하는 홍범도 부대는 대한독립군과 연합하였고, 이후 상해 임시정부가 생기면서 군정부라는 이름을 버리고 서로군정서, 북로군정서로 정비되어 임정의 산하 부대로 속하게 된다.
  한편 김시국은 정의단으로 찾아와 서운함을 비췄다. 그러다가 술을 먹고 주막에서 나오는데 양치성에게 잡혀 죽게된다. 양치성은 사랑의 적을 처단함과 동시에 성과를 하나 올리게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게된 것이다.

  33. 가면극
  김칠성은 마지막 <사진결혼>을 통해 결혼을 하고 아들을 얻는다. 돌잔치. 아들의 이름은 <죤>이었다. 어차피 고국으로 돌아가기는 힘들기에 이제는 이름도 미국식으로 짓게된 것이다. 그 잔치에서 이승만이 한국위임통치 청원서 이야기가 나오고 그들은 일제히 이승만을 욕했다. 한편 박용만은 만주로 넘어가고 국민군단은 해산되었다. 낮에 일하고 밤에 군사훈련을 하는 것이 힘들어지면서 서서히 빠져나가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호남평야에서도 역시 봄이 왔다. 일본은 지난 10년간의 폭력정치(무단정치)를 청산하고 문화정치로 돌아섰다. 그 계기는 3.1운동이었다. 그들은 3.1운동을 통해 조선민족의 응집력에 적잖이 놀랬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마을의 학식있고 덕망있는 사람들을 데려다가 자문위원이라는 이름으로 강제로 도장을 찍어가고 있었다. 
  장덕풍은 장칠문이 주재소 차석으로 승진되고, 손자까지 얻어 크게 잔치를 열었다. 서무룡은 장덕풍에서 큰절을 올리고, 장덕풍은 ’보스’ 서무룡이 자신에게 큰절하는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또 백남일이 자신에게 와서 절은 않고 그저 인사만 하는 것을 고깝게 생각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중인신분인 백남일이 자신에게 인사를 오고 존대를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일이라 생각한다. 
  한편 장칠문은 금산으로 옮겼다. 차석으로 승진되면서 외지 발령을 받은 것이다. 금산은 온통 산으로 둘러쌓여있는 곳이다. 그곳에서 처음 받은 업무가 산의 혈을 끊는 것이었다! 그리고 당산나무를 베어버리는 것이었다! 그것은 왠만한 배짱으로는 하기 힘든 일이었다. 특히 마을의 당산나무를 벤다는 것은 더욱 그러했다. 

  34. 독립전쟁의 깃발
  김명훈은 이광민 일행을 데리고 연길로 들어섰다. 파리강화회의에서 <조선>의 이름은 거명조차 되지 않고 끝나자 젊은이들은 일제히 무장투쟁론을 지지하고 나섰다. 임정에서 처음으로 내세운 외교독립론이 참패한 것이었다. 임정 역시 무장투쟁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김명훈같은 사람을 파견하여 독립군들과 소통하게 된 것이다. 
  이광민 일행은 연길에서 합마당까지 걸어서 도착한 후 대한국민회 본부에 도착했다. 홍범도를 만나 그의??도의 나이 52세였다.) 악수를 할 때 아귀의 힘이 대단한 것을 느끼고 자신이 잘못 생각했음을 깨닫게된다.
  그들 일행은 한달간 엄청난 교육훈련을 받고 현장에 배치된다. 대한독립군과 국민군, 그리고 군무도독부가 합쳐져 대한북로독군부가 탄생했다. 이들이 보내온 승전보가 바로 봉오동전투이다. 봉오둥 전투에서 일본군은 전사자 157명, 부상자 3백여명을 내고 두만강 쪽으로 쫒겨갔다. 그리고는 서간도 일대를 ’토벌’했다. 그 토벌에 배두성이 걸려 도망치다 총을’토벌’작전에는 마적단을 매수하여 신흥무관학교를 습격하는 것도 있었다. 그리하여 최초의 독립군양성 교육기관인 신흥무관학교는 폐교처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송수익 마을 사람들은 독립군들 가족이 모두 북만주로 넘어갈 수 없어 인원선별을 해서 북만주로 넘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필녀가 자신도 총을 쏠 수 있다며 독립군이 되겠다고 송수익을 따라나선다. (필녀의 활약이 기대된다.)

  봉오동전??대첩이 일어난다. 청산리대첩은 흔히 김좌진장군이 지휘하여 승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이 글에서는 3차에 걸친 전투가 있었다. 첫번째 전투는 청산리 백운평전투, 두번째는 완루구 골짜기에서의 홍범도가 이끄는 대한독립군 부대의 전투였다. 세번째 전투는 어랑촌에서의 전투였다. 이 전투에서 6백명이 넘는 일본군이 죽었다는가 하면 1천3백여명의 일본군이 사망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35. 대학살
  일본은 봉오동과 청산리에서의 참패를 앙갚음하려는듯 간도와 만주의 주민들을 학살했다. 실패의 원인을 농민들이 독립군을 도왔기때문이라고 분석했기 때문이다. 
  어느 마을에서는 처녀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 죽인후 처녀들을 겁탈하고 집에 불을 질러 처녀들과 함께 죽였다. 어느 마을에서는 마을 주민들을 모두 나무에 묶은 후에 총알 한발에 사람 한목숨씩 죽여갔다. 즐기는 게임을 하는듯. 
  양치성은 대학살의 계획을 알게되고 수국이를 빼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하여 알고지내던 임형사에게 부탁하여 수국이를 체포해두라는 부탁을 한다. 체포의 이유는 방대근의 행방을 묻는 것이고, 수국이의 독립군 협조여부를 캐는 것이다. 
  수국이는 임형사에게 겁탈을 당하고, 감골댁은 대학살때 총살당했다. 양치성은 수국이를 데리고 나왔다. 수국이가 임형사에게 겁탈을 당한 사실은 수국이가 입을 열지 않으면 영원히 모르리라. 양치성은 수국이의 어머니 감골댁의 장사를 거하게 치렀고, 수국이를 데리고 살 꿈에 부풀었다. 수국이는 양치성이 아직도 단순한 장사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1920년의 이 대학살을 사람들은 경신참변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11. 어둠 저편의 새벽
  필녀는 배두성의 딸을 낳았다. 솜리댁과 필녀는 독립군자금을 얻으러 온 독립군들을 따돌리고, 야소교 목사도 따돌렸다. 독립군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기부를 바라고 동네를 돌아다녀 골치거리가 되었다. 그들이 고생하는 것을 알고 있는 조선인들이라 심한말은 못하고, 그렇다고 내어줄 수 있는 돈도 없는 형편이었다. 
  만주로 건너간 사람들이 땅을 개간하여 소출을 어느정도 낼 즈음 땅주인이라는 사람이 나타나 소작료를 받겠다고 했다. 송수익은 대표로 나서 박토를 개간했으니 좋은조건으로 소작을 얻으려고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결과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조선인이 사는 마을에는 항상 밀정이 들어와 조선인들을 염탐하고 독립군들을 조사했다. 이번에도 두명의 밀정이 들어왔다가 부민단에게 잡혔다. 부민단은 마을에 수상한 사람이 들어오면 너도나도 먼저 나서 그들을 잡았다. 

  12. 하루살이
  하시모토는 쓰지무라를 대접하는 자리에서 백종두를 모함하는 이야기를 한다. 백종두와 그의 아들이 쓰지무라의 권세를 이용해 대일본제국을 욕보인다는 내용이었다. 백종두가 자신의 계획을 방해하며 면장의 지위를 이용해 자신몰래 땅을 차지할 계획을 세웠는데 하시토가 이를 알게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쓰지무라는 대노하며 백종두를 면장에서 면직시킨다. 
  원평천 하구의 질펀한 갈대밭을 논으로 만들 꿈에 취해있던 백종두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았다. 그는 죽산면장에서 면직된것이다! 하늘이 노랬다. 하시모토를 찾아 도움을 청하지만 일언지하에 거절당하고, 주재소장의 자전거를 이용하려 했지만 주재소장도 자리에 없었다. 결국 궁여지책으로 소달구지를 끄는 농부를 붙들어 강제로 군산까지 끌고가게 했다. 오늘 안으로 면직결정을 유예시켜야한다는 생각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쓰지무라를 찾았지만 차가운 응대만 돌아왔다. 결국 백종두는 집에 끙끙거리고 앓아누울수밖에 없었다. 

  13. 떠도는 구름
  득보와 김용철은 숲의 개울가에서 우연찮게 만났다. 김용철은 어린 득보에게 삶의 의지를 가지고 옥녀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자신이 아내를 찾아 미친사람처럼 돌아다닌 세월을 후회하고 있었다. 결국 자신에게 남은 건 병밖에 없었다. 득보는 병색이 짙은 그에게 건강을 잘 챙기라고 걱정하며 길을 떠난다.

  한편 김용철은 고향으로 돌아와 당산나무 아래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마을 사람들은 김용철의 삶을 안타까워하며 없는 돈에서도 나무를 구해와 관을짜서 장례를 치러준다. 남상명은 나이때문에 박병진이 잡힌 이후에 대표아닌 대표노릇을 했지만 박병진도 사망한 지금 새로운 대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운을 뗐다. 그리고는 박건식을 마을 대표로 뽑는다. 박건식은 아버지의 유언을 따라 무슨일이 있어도 마을의 땅을 지키겠다고 다짐한다.




  14.  두 개의 덫
  군산 부두에서는 쌀 세가마를 한꺼번에 어깨에 올리고 뛰어 배에 실을 수 있는 노동자를 뽑는 <부두장사>뽑기 행사를 벌인다. 기운을 인정받고 쉽게 일자리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이 힘이 없는지 알면서도 누구나 도전하는 행사다. 서무룡은 부두 노동자들에게 일본의 치적을 홍보하는데 열을 올리며 불평불만자, 선동자, 의병가담자를 색출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었다. 
  서무룡은 보름이를 보자 수국이에 대한 생각을 지우고 보름이를 쫒아다녔다. 보름이에게는 삼봉이라는 아들이 있었고 나이가 더 많은 누나임에도 보름이에게 무엇하나 더 해줄것이 없나, 아이에게 뭐 사줄게 없나 늘 걱정하고 다녔다. 손판석에게 중신을 서달라고도 했지만, 서무룡을 좋게 생각하지 않는 서무룡에게 중신을 설 손판석이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김없이 쌀창고를 나선 보름이는 삼봉이를 데리러 손판석 집으로 가다가 한 순사를 만난다. 그는 보름이의 오빠를 하와이에 팔아넘긴 잘칠문이었다! 장칠문은 보름이를 보자마자 그 아름다움에 보름이를 노리기 시작했다.
  보름이가 손판석에게 장칠문이야기를 하며 쌀창고 일을 그만둘까 상의해 보았지만 손판석은 장사밑천이라도 마련해야 한다면서 부안댁과 함께 몇 달만 더 다니라고 설득했다. 

  15.  혼약과 훼방꾼
  농부가 다 된 양반 신세호는 오늘도 논에 나가 일을 하고 있었다. 어떤 사내가 송수익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하는 것에 당황하였지만 냉정함을 잃지 않고 차분히 대답하여 위기를 넘겼다. 그는 양치성이었다. 신세호는 사위가 될 중원이에게 양치성이 찾아가서 헤꼬지를 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허겁지겁 전주로 향한다. 
  양치성은 송수익의 부인을 찾아가 이번 혼약을 하게되면 두 집다 화를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윽박질렀다. 송수익의 부인은 신세호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신세호는 생각해 보자며 집을 나선다. 그러나 집에 돌아와 부인에게 구박을 받고 다시 전주로 향한다.

  16. 멀고 추운 땅
  공허는 만주로 향하고 있었다. 평양을 들러 새로운 의주인 신의주까지 기차를 탔다. 그동안 작전을 통해 모은 독립운동자금을 만주로 전해주기 위해서다. 평양에서 국내의 마지막 독립운동장군인 채응언의 목에 280원 현상금이 걸린 것을 보고 채응언 장군이 이제는 만주로 나와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는다. 
  만주로 향하는 사람들은 여러 종류가 있었다. 그 중 대표적인 사람들이 살던 땅을 버리고 떠나는 농부들이었다. 일제의 만행에 견디지 못하고 고향을 등지는 그 사람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그리고 또 한종류는 장사치들이었다. 그들 넷중 하나는 밀정이라는 소문이 있었다. 그 장사치들은 동학농민운동때부터 왜그리들 왜놈들을 도우며 사는지 도무지 알수가 없다. 
  만주로 향하는 길에 완급마차를 탔다. 공허는 갑자기 닥친 추위에 벌벌떨고 있었다. 그 마차 안에서 대종교인 한사람을 만났는데 그가 한법린이다. 한법린은 중간에 중국밥집에서 공허에게 헌 옷을 사다주는 호의를 베풀고, 공허가 송수익을 찾아가는 사람이란것도 맞춘다. 그들은 나중을 기약하며 헤어진다. 

  17. 음지의 길
  보름이는 장칠문의 그물에 걸려들었다. 쌀을 훔쳐 나오는 어느 날 장칠문에게 걸려 겁탈을 당했다. 장칠문은 손판석까지도 잡아서 죽인다고 협박했다. 보름이는 자기만 걸린 문제가 아니고 손판석까지 걸린문제라 어쩔수 없었다. 순결을 생명보다 귀하게 여겼던 때였다. 장칠문은 보름이를 첩으로 들여 살림을 따로 차렸다. 
  장칠문의 처와 처제가 보름이를 찾아와 두들겨 팼다. 장덕풍이 보름이를 어찌어찌 해볼까 하고 들렸다가 이 장면을 보고는 말려주었다. 장칠문은 자신의 처를 움직이지 못할만큼 두들겨 패주었다고 자랑을 했다. 
  어느날 보름이는 배가 아프다며 하혈을 했다. 아이가 있었는데 두들겨 맞았던 것이다. 장칠문은 그녀를 입원시켰고, 퇴원하는 날 길거리에서 계장을 만났다. 계장은 보름이를 보고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계장은 장칠문을 장수군으로 전출보낼 계획을 세웠다. 무진장에 속하는 장수군에서는 순사가 자주 죽어나오는 곳이었다. 장칠문은 그곳에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뭉텡이 돈을 가지고 계장을 찾아가나 계장이 노리는 것은 보름이었다. 장칠문은 자기가 살기 위해 보름이를 계장에게 넘긴다.




  18. 두 조각 난 배
  남용석은 말녀(선미)와 결혼하고 하루가 멀다하고 싸움을 했다. 방영근은 그 이후 김칠성과 함께 생활을 했다. 말녀는 신식공부를 했다고 남용석을 무시하며 살았다. 그녀는 농장에는 나갈수 없다며 버티다가 교회와 이승만 사무실에 무급 봉사를 다녔다. 
  미국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으로 돌아간 이승만은 할 일 없이 놀고 있었다. 국민회 대표 박용만은 이승만이 하와이로 오는데 필요한 자금을 직접 내어 이승만을 불러들였다. 그러나 하와이 국민회 <신한국보>에도 이승만을 위한 자리는 없었다. 결국 이승만은 <태평양>이라는 잡지를 만들어 국민회의 불필요성을 역설했고 박용만은 이승만을 비방했다. 결국 하나로 똘똘 뭉쳐서 헤쳐나가도 어려운 시대에 국민의 마음이 두 개로 쪼개졌다.
 
  이승만의 분열작전은 성공하여 국민회 하와이 상부조직을 이승만세력으로 장악했다. 국민회 본부에서 안창호가 직접 하와이를 방문하여 설득하였지만 성과없이 돌아갔다. 결국 이승만이 몰아세운 국민회 간부들은 무죄로 풀려났다. 그러나 다시 국민회 간부직으로 돌아갈수는 없었다. 이승만이 세운 사람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용석은 이승만을 불평하고 선미는 그런 남용석에게 욕을 해댔다. 결국 이승만이 몰아세운 사람이 무혐의로 풀려나자 선미를 두드려 팼다. 선미는 고소했고, 남용석은 평생 위자료를 물어주는 조건으로 이혼에 합의했다.


  19. 일본제 고무신
  백종두는 면장에서 면직된 충격을 딛고 호남친화회를 결성한다. 면장자리에서 밀리고 나서 관직에 있는 사람들과 선을 대기 위해서는 무언가 큰 단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들과 상의한 끝에 친화회를 결성하기로 하고 쓰지무라에게 전화를 넣어 흔쾌히 수락을 받아냈다. 호남친화회 발족식에는 부윤에 경찰서장, 헌병대장까지 참석했다. 백종두는 날아갈 듯이 좋았으나, 이는 쓰지무라가 자신의 공적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장덕풍은 면장에서 물러난 백종두를 두세번 골탕을 먹였기 때문에 백종두가 다시 호남친화회를 결성한 것에 대해 걱정을 심하게 한다. 
  조선사람들은 경성에서 개최되는 물산공진회에 너도나도 참석하려고 애를 쓰지만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꿈에서나 그려볼 수 있는 그림의 떡이었다. 이동만은 요시다가 참석하는 것을 지주들에게 알려 20원씩 걷었으며, 정재규는 상규에게 함께 가자고 제의했다 거절당하고 사촌동생과 함께 경성에 있는 도규에게 찾아간다. 이번 물산공진회에서 단연 히트상품은 고무신이었다.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고무신을 보고 장덕풍은 고무신 호남총판을 제의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일본사람>이 아니면 안된다는 것이다. 

  20. 책바람 서당바람
  공허는 신세호에게 <신한독립사>를 필사해줄 것을 부탁하고 몇일 뒤 신세호를 찾아간다. 신세호는 밤잠을 설쳐가며 세권을 필사해두었다. 필사본을 받고 <한국통사(한국의 아픈 역사)>를 신세호에게 선물한 공허는 도림을 찾아가 필사본을 책으로 묶었다. 도림에게 등사기를 구하게 생겼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다음날 공허는 부교리의 최유강, 금평리 안재한을 찾아 <신한독립사>필사본 한권씩을 건넸다. 양반으로서 아이들 서당교육에 앞장서고 있는 안재한은 공허에게 고무신을 선물한다.(최유강은 노자를 준다.) 공허는 그 고무신을 보고 조선사람들이 고무신같이 좋은 물건을 쓰다보면 결국에는 일본의 속국에서 벗어날 수가 없으리라 생각한다. 한번 좋은 물건을 써본 사람이 다른 물건을 쓰지는 못할 것이고, 그 물건을 취급할 수 있는 사람은 일본인일 것이기 때문이다.
  홍씨를 찾은 공허는 홍씨가 시조를 읊는데 그것을 듣고는 임신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홍씨는 다른 마을로 옮겨 유복자로 키울것이라고 말한다. 

  21. 만주벌에 뜨는 샛별들
  감골댁의 아들 대근이는 신흥중학(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한다. 방대근과 배두성은 송수익의 주선으로 신흥무관학교를 입학했다. 그러나 배두성은 나이도 많고, 학업에는 뜻이 없어 중도에 포기하고 방대근만 무사히 졸업을 하게된 것이다. 감골댁은 남편을 동학난때 잃고, 큰아들은 하와이에 팔려갔는데 막내아들까지 독립운동을 시키는 것에 걱정이 많이 되었으나 만주의 분위기는 독립운동을 시키지 않으면 안되는 분위기였다. 
  송수익, 감골댁, 수국이, 필녀, 지삼출, 배두성. 이렇게 6명이 졸업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방대근은 친구 윤주협, 김시국, 권혁도, 노병갑을 소개했다. 김시국은 수국이가 대근의 누나임에도 불구하고 수국이에게 좋아하는 감정을 가지게 된다. 

  22. 난데없는 지주들
  일제는 뽕나무를 남아있는 여분의 땅이나 밭이란 밭에는 모두 심었다. 누에를 쳐서 실을 뽑기 위해서였다. 견사공장에서 실을 뽑아 일본으로 가져가서 가공한 뒤 서양에 팔면 막대한 양의 이익이 생긴다는 것이었다. 그런 이익을 남기면서도 뽕나무 값을 쳐서 받아갔으며, 조선인 농부들에게는 아이들 엿값정도만 주었다. 그러니 농부들의 시름은 한층 더 커져만 갔다.
  또 견사공장에서는 20원의 목돈으로 처녀들을 유혹하여 합숙을 시키며 누에의 실을 뽑아댔다. 처녀만 뽑아가는 이유가 과연 무엇이었을까? 금산댁은 큰딸 달막이를 20원 받고 견사공장에 보내고 난 뒤부터 걱정이 태산이었다. 그리하여 이리(지금의 익산) 근처에 달막이가 일하고 있는 견사공장을 찾아갔다. 두들겨 팬다는 협박에도 버티고 버텨 겨우 달막이를 만났다. 달막이는 감시하는 눈이 옆에 있어 잘먹는다, 잘입는다, 잘잔다, 아무일 없다로 일관하여 엄마에게 말하고는 금산댁을 돌려보냈다. 
  또 일제는 역둔토를 국유지로 만들어 이민자들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이민자들은 그 소작을 원래 땅주인에게 준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주었다. 그러니 원래 땅주인들은 소작도 부치지 못하여 그 땅을 뜰수밖에 없었다. 박건식과 몇 사람도 그렇게 땅을 빼앗기고 말았다. 
  박건식과 남상명은 내촌 대표 김춘배를 찾아 하시모토를 항의방문 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그리하여 토지조사국을 찾았고 거기서 쫒겨나자 하시모토의 집을 찾았다. 몇 사람이 기다리다 문이 열리자 하시모토가 나오는 줄 알았으나, 뛰어나온것은 말만한 개들이었다. 그 개들은 앞에있던 몇 사람을 물어뜯었다. 그리고 하시모토가 ’베쓰, 톰, 메리!’하고 부르자 돌아서 주인에게로 갔다. 결국은 개보다 못한 조선인이었다. 개에게 물린데는 약도 없다는데 그 세사람은 노인들에게 몇가지 효험이 있다는 처방을 받아 치료를 받아야했다. 결국 얻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 
  남상명의 큰아들 만표와 둘째아들은 도시로 나가 돈을 벌겠다고 했다. 남상명은 위로 딸 둘을 시집보내고, 아들이 셋에 딸 둘이 더 있었다. 남상명은 돈을 벌겠다는 아들들을 막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소작을 떼인 몇사람들은 만주로 떠나기로 결정했다.
  신세호네 동네에서도 몇 사람이 똑같은 방법으로 소작을 떼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만주로 떠나기로 결정했고, 신세호는 공허가 오기를 기다려 소개장을 써주었다. 그 가족들은 공허의 소개장을 가지고 신세호의 도움을 받아 만주로 떠났다. 

  23. 민심의 노래
  옥녀를 찾아다니고 있는 득보. 김제에서 남도의 끝인 장흥땅까지 찾아다녔다. 거기서 타령을 기막히게 잘하는 늙은 거지를 만나 장타령을 배웠다. 장타령에도 왜놈을 욕하는 방법이 있음을 알려주고 득보가 옥녀를 찾을 수 있도록 기운을 북돋워주었다. 그리고 거지노릇을 하는데도 도덕이 있음을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송수익의 아들 송중원. 신세호의 딸과 결혼했다. 학교에서 일본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지 않다가 훈육주임에게 많이 맞고는 아버지를 생각한다. 송중원은 1년선배 이광민과 함께 창가보급회를 조직하여 서당과 야학의 학생들에게 반일의식과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창가를 가르쳤다.

  24. 수전민족의 기질
  조선총독부는 과장급이하 총독부 관리들을 모아 정신재무장 교육을 시켰다. 쓰지무라도 그곳에 참석하여 교육을 받았다. 또 조선사람들만 모아 따로 특수반교육을 시켰는데 거기에는 양치성이 포함되어 있었다. 
  쓰지무라 교육 마지막날. 동경제국대학에서 온 교수가 조선민족의 기질을 설명했다. 조선민족은 수전민족이라 부지런하고 질기고 영리하다고 했다. 이 세가지 중에서도 질긴 것을 가장 다루기 힘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니까 이런 조선민족을 다스리려면 더 부지런하고, 더 질기고, 더 영리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한편 서무룡은 부두에서 등짐지는 것을 그만두고 주먹판으로 뛰어들었다. 왜놈들이 뒤를  봐주고 주먹계의 대부로 떠오르게 된 서무룡이 앞으로 어떤 행동을 보일지...... 서무룡은 아직도 보름이를 잊지 않고 있다.

  1. 대지진
  일제하의 어려운 시절이지만 사람들은 대보름을 평년과 같은 마음으로 즐긴다. 박건식은 아버지가 옥중에 있어 징채를 잡기를 거절하지만, 어머니 대목댁의 요구로 징채를 잡게된다. 
  대보름의 멋진 밤. 마을사람들 모두 흥겹게 보름의 멋진 달을 즐기고 있을 때, 김용철의 아내 삼포댁은 홀애비 한서방과 야반도주를 한다. 김용철은 잡히기만 하면 때려 죽인다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집을 떠났다. 그리고 일제에 의해 대보름 행사가 강제로 금지된다. 민족 고유의 행사를 그냥 내벼려 둘 일본이 아닌 것이다.
  한편 토지조사사업에 일본의 조선지배에 대한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하시모토는 백종두를 찾아 지주총대 선발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한다. 이때 김참봉이 면장실을 방문한다. 하시모토는 김참봉을 자신이 벌리고 있는 사업을 방해하는 사람이라며 미워하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김참봉은 지주총대를 자신에게 달라고 사정한다. 양반인 김참봉이 중인 출신인 자신에게 존대말을 써가며 청탁을 하는 것에 크나큰 희열을 느낀 백종두지만 하시모토가 미워하는 사람에게 지주총대 자리를 줄 수 없었다. 그리하여 잘 구슬려서 돌러보내게 된다. 
  하시모토는 이동만을 만나 아들을 측량학교에 입학시킨 것을 자신의 공으로 자랑하며,  지주총대를 선발하는데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하고 이동만은 중인출신들을 추천할 것임을 이야기한다. 한편 농부들은 토지조사신고서를 받지만 그것이 무엇인지조차 잘 모른다. 그리고 지주총대의 수당은 마을의 농부들이 조금씩 추렴하여 주게 되는데 이것 역시 원성이 자자하다. 지주총대로 뽑힌 사람들은 이렇게 작지않은 수당을 받아놓고도, 토지조사신고서를 작성할때면 반드시 뒷돈을 은근히 바래서 농민들의 부담은 이중으로 지워지게 된다.
  신세호는 농민의 토지조사신고서를 써주게 된다. 이 사실을 알게된 마을 중인출신 지주총대 나기조가 술을 먹고 와서 행패를 부리지만 그시절에는 양반과 중인이 싸울 수 있는 시절이 아닌 것이다. 신경질을 내며 주막으로 간 나기조는 지주총대들이 마을 사람들에게 죽거나 부상을 당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호락호락하게 대하니 그런 것이라며 기세를 돋우었다. 그때 농민들에게 죽어나간 옥구의 지주총대는 이동만이 심어놓은 자기사람이었던 것이다. 요시다는 지주총대들을 모아 옥구의 장례에 참석하지 말것을 명령한다.
  백종두가 면장으로 있는 죽산면에서도 지주총대가 칼에 맞아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한 땅을 두사람이 자기네 논이라고 신고한 것이다. 한 사람은 양반이고 한 사람은 농민이었다. 그러니 농민이 억울하고 분해 지주총대를 찾아가 사정을 했으나 들어주지 않자 지주총대를 식칼로 찔러죽인 것이다. 그 양반이 바로 김참봉이었다. 그는 땅욕심이 하늘을 지르는 사람이다. 
  한편 차서방은 나기조를 찾아가 선대부터 농사를 지어온 땅을 자기 땅이라고 토지조사신고서를 만들어주기를 부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땅의 소유는 다른사람으로 되어 있었으며, 명의 이전을 하지 않고 그냥 농사를 지었던 것이다.(당시에는 이런식으로 농사를 짓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나 나기조는 차서방에게 성질을 부리며 멱살을 잡고 얼릉 나가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대거리를 할 수 없던 차서방은 이거 놓으라며 밀쳤고, 그는 휙 나가떨어지며 정신을 잃게된다. 허리를 못쓰게 된 것이다. 차서방은 그 길로 체포되고 다음날 총살당한다. 차서방의 아내는 정신을 잃고 미쳐갔으며, 아들 득보와 딸 옥녀는 거지가 된다.
  
   2. 광막한 땅
  만주에 정착한 일행은 청명을 맞이하여 남자들 상투를 자른다. 송수익이 직접 잘라주며 <동지>라는 표현으로 이제 의병이 아니라 독립군이 되었음을 이야기한다. 만주에서 만난 여준 선생과 신채호 선생 등 인맥을 넓힌 송수익은 신흥강습소(신흥무관학교) 개소식에 참석한다. 경상도의 양반출신인 이석영과 이상룡형제가 재산을 정리하여 만주 합니하땅에 학교를 세운 것이다. 송수익은 신흥무관학교가 창창하게 뻗어가기를 간절하게 빌었다.(지식인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라 볼수 있겠다)






  3. 벽 그리고 벽
  공허는 신세호를 찾아가는 길에서 한 부부를 만나 밥을 얻어먹으며 이야기를 한다. 이 부부는 농사를 짖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것을 한탄하며 만주로나 떠날까 고민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공허는 만주에도 우리 민족이 많이 옮겨갔으면 하는 마음에 만주가 조선보다는 살기 좋다고 이야기해준다.
  공허는 어둠이 깃들어 신세호집을 찾아들었다. 신세호 딸과 송수익 아들의 혼사를 청하는 부탁을 받은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신세호는 송수익의 배려에 또 한번 고마움을 느낀다. 그리곤 독립의군부활동을 하다 쫒기는 신세가 된 임병서를 만주로 피신시켜주기를 희망한다. 공허는 송수익을 통해 독립의군부를 알게되었지만 그것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신세호의 집에서 나온 공허는 ’업보로다, 업보로다’라며 자신의 뜻을 모른척 한 큰스님을 생각하며 자금을 모을 생각에 빠진다. 그러나 자금을 모으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리고는 군산시내의 절름발이가 된 손판석집으로 찾아든다. 서무룡이 손판석에게 창고지기나 십장자리를 만들어 줄거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그가 왜놈들의 앞잡이일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된다. 하지만 손판석에게 우리의 끈이 되어줄 것을 부탁하며 그 일을 하라는 부탁을 한다. 손판석은 자신도 쓸모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생각하며 힘주어 열심히 하겠다는 이야기를 한다.
  공허는 절에서가고픈 마음을 전했으나 공허는 그곳에 홍씨가 찾아들면 여러 문제점이 생길것을 생각하여 어려울 것이라고 이야기해 둔다. 
  홍씨 집을 나선 공허는 다시 신세호 집을 찾아 임병서와 만난다. 그러나 공허는 임병서가 그릇이 못됨을 파악했지만 만주의 송수익에게 안내를 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4. 오누이
  차서방의 아들과 딸 득보와 옥녀는 어머니마저 실성하여 구걸을 하며 살아간다. 득보는 10살, 옥녀는 7살이다. 옥녀는 차서방을 닮아 소리를 잘하여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받고 자랐다. 하지만 이제는 아버지도 없고 어머니도 실성하여 끼니 걱정을 하는 처지였다. 
  어느날 어머니는 밤에 저수지에 발을 헛디뎌 물에 빠져 죽게되고, 득보는 옆마을까지 구걸을 다니게 된다. 주막을 하는 여인이 옥녀의 소리를 듣고는 자매를 데려다가 보살펴 주는 듯하였으나, 그녀는 옥녀를 어떤 사람들에게 팔아넘긴다.

  5. 지화자 잘도 논다
  백종두는 외눈박이가 된 아들을 다시 헌병에 넣어줄 것을 부탁했지만 촉탁헌병을 하라는 말로 거절당한다. 장덕풍은 그런 백종두를 찾아 정미소를 차린다면서 개소식에 참석할 것을 부탁하며 백종두의 부아를 건드린다. 장덕풍은 백종두에게 은근히 경쟁심을 느끼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장덕풍은 큰아들을 데리고 정미소 공사현장을 방문한다. 순사인 아들을 인부들이 보면 더욱 열심히 일할거라는 생각이고, 칠문은 어차피 나중에 자신의 재산이 될 정미소를 잘 다스려놓는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아버지를 도와준다. 

  6. 역둔토 특별처분령
  조선으로 이주하는 일본사람들이 자꾸 늘어만 간다. 이토 히로부미는 2백만명 이상 조선에 이주해와야 조선을 뿌리채 지배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그정도까지 이주하려면 얼마나 걸릴까. 하시모토는 군산부두에서 쌀을 일본으로 실어보내고 쓰지무라를 찾는다. 이곳에서 2백만이주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하시모토는 철저한 일본의 조선지배계획에 감탄하게 된다. 또, 이주한 일본인들은 조선에서 착취한 땅을 싼가격에 대여받게 된다. 즉 조선에서 땅을 훔쳐 일본인들을 잘살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주 일본인들은 주인이 불분명한 땅에 농사를 짓고있던 그렇지 않던 자신들의 집을 지었다. 이럴때면 꼭 분쟁이 생기게 마련인데, 달려든 조선인들은 그날로 총살이었다. 그러니 끙끙 앓으며 어쩔수 없이 쳐다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한기팔이나 남상명, 박건식도 그런 일을 당한 마을사람들이었지만 어쩔수 없이 쳐다 볼수 밖에 없었다. 이것이 모두 "나라뺏긴 죄다".
  한기팔은 밤을 이용해 자신의 논에 집을 짓고 있는 집터에 똥을 뿌렸다. 그리고는 바로 잡혀가 매를 맞았는데 정신줄을 놓을정도로 맞았다. 이런일이 있고나서 동네에는 이상한 소문이 또 돌았다. 역둔토를 자신들 이주민에게 나눠주는 법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들의 이민정책을 활성화하기 위해 만든 특혜법령인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박병진을 비롯하여 마을주민들이 애쓴것은 보람도 없이 끝나는 것이었다. 
  박건식은 남상명과 함께 아버지를 면회했다. 박병진은 왜놈들이 천년만년 가는 것이 아니므로 질기게 참으면서 물고늘어지라는 당부를 한다. 이렇게 1913년도 황혼이 지고 있었다.

  7. 양반의 자제들
  정도규는 어머니의 별세 소식을 듣고 군산으로 돌아온다. 둘째 상규는 땅문서를 내놓지 않으면 장례를 못치르게하겠다며 정재규와 싸우고는 술을 진탕 먹고 누워서 일어나지도 못하였다. 정재규는 이런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끌고가기 위해 그를 그냥 두고 보았으며 오히려 문중 어른들에게 이것을 알리기까지 했다. 막내 도규는 상규를 깨워 일단 상을 치르고 싸우더라도 싸우라면서 상규를 설득한다. 이렇게 되면 재산을 찾기는 커녕 문중에서 외면당할수도 있다는 말로 설득한 것이다.
  5일장이 끝나고 난뒤 상규가 또 땅문서먼저 내놓으라며 싸움을 시작했다. 정재규는 일단 뒤로 한발 물러섰고(시간끌기), 도규는 아버지의 유언이라는 것을 내세워 협상안을 제시한다. 즉 자신에게 주라고 유언안 아버지의 재산의 반을 큰형에게 주겠다는 것이다. 정재규는 더이상 시간을 끌수도 없는 입장이었지만 상규의 재산도 어느정도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상규에게도 이런 제안을 해줄것을 암시하고는 자리를 뜬다. 한푼도 주지못한다고 펄펄뛰는 상규는 막내 도규의 설득으로 자신 재산을 일정부분 재규에게 주고 땅문서를 받는다. 그러고는 만석꾼이 되겠다며 의지를 불태운다. 
  정재규는 올해 소출 중 5천석을 처분한다. 그것도 자신이 직접하는 것이 아니라 장덕풍에 붙여준 거간꾼에게 파는 것이다. 처분장소도 집이 아니고 기생집이었다. 그러니 제대로 값을 쳐서 받을 수 없을 것이다. 정재규는 5천석을 처분한 날 집으로 돌아와 막내동생 정도규에게 쓴소리를 듣는다. 정재규의 집은 그날 밤 도적들에 의해 털린다. 무엇보다 5천석을 팔은 그 돈을 도둑맞게 된다. 

  8. 떼도둑의 소문
  떼도둑들은 지역의 부자들이 쌀을 팔았다하면 그날로 그집을 털어갔다. 이는 비밀결사를 조직한 공허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벌인 일이었다. 그들은 의적이라는 소문이 퍼져갔다. 
  공허는 군산의 손판석집을 찾았다. 부자들이 쌀을 팔았다는 정보는 손판석에게서 얻은 것이었다. 이번에는 일본인 하시모토가 5천석을 판다고 하는 정보를 가져왔다. 어찌보면 께림직했으나 공허는 일본인이라는 말에 괜히 더 힘을 뻗치며 그 집을 털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그것은 함정이었고, 하시모토 집의 담을 넘던 중 총을 맞아 요원이 죽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공허는 죽어라하고 뛰어 겨우겨우 달아났다. 그는 하루를 더 달아나 홍씨 집을 찾아갔다. 가면서 과부집을 찾아가는 것이 옳은일인지 고민을 했으나 그에게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안전하면서 숨어들 곳이 없었던 것이다.
  한편 죽산면 주재소장은 궁지에 몰렸다. 다잡은 토끼를 놓쳤기때문이다. 그는 결국 직위해제 되었다. 

  9. 뿌리뽑힌 나무
  보름이의 시아버지 오영감은 자신의 논에 면서기와 이장이 들어와 말뚝을 박고 있었다. 오영감은 면서기를 괭이로 찍어서 부상을 입히고는 끌려갔다. 오영감은 총살을 당했으며, 보름이는 그 마을에서 더이상 살 수 없었다. 장례가 끝난 뒤 집을 김서방에게 맡기고 군산 손판석 집으로 떠났다. 가는 길에 오월이에게 들렀다. 오월이 시어머니는 치매가 와서 똥오줌을 벽에 칠하고 있었고 오월이는 그 시중을 다 들고 있었다. 오월이는 남편이 괴질에 죽으면서 아기를 잉태시킨 것을 알고 낳았다. 그 아이는 딸이었다. 오월이는 완전한 동네 아주머니가 다 되어 있었다. 보름이는 오월이를 만나고 군산 손판서무룡의 도움으로 절름발?, 보름이를 미선소에 보냈다가는 수국이 꼴이 날 것 같아 창고쓸이로 고용하기로 했다. 자신이 맡고 있는 구역의 창고쓸이라면 얼마 안가 조그마안 가게를 낼만한 돈은 건질 수 있었다. 하루에 쌀 한바가지만 가지고 나오고 자신은 그것을 눈감아주면 그것이 바로 돈이 되는 것이었다. 보름이에게 두 눈 꼭 감고 그 일을 해내라고 당부하고 있었다. 

  10. 국민군단의 깃발
  방영근은 남용석과 함께 파인애플 농장 노동자로 취직했다. 어느새 8년이다. 이제 조선인 노동자들은 하와이에서 최고 노동자 대우를 받았다. 또 사진결혼으로 인해 어느정도 안정된 가정도 많았다. 파인애플 농장은 수확량에따라 임금이 정해지는 청부농작법에따라 운영되고 있었다. 그러니 루나도 없었고, 조선인 노동자들은 신명나게 일하고 있었다. 그들은 번 돈은 국민군단에, 장인환 구명운동에, 조선의 독립군에게 보낼 수 있도록 기부하기도 했다. 
  이곳에서 남용석은 조선에서 온 처녀 말녀와 결혼을 했다. 말녀는 개명된 집안에서 중학교까지 나온 처녀로 활동사진으로 미국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가 사진결혼의 유혹에 끌려 사진만보고 하와이로 온 처녀였다. 그러나 하와이에 와보니 그 사진은 벌써 몇년전 사진이었고 뽀샵까지 되어 있는 사진이었던 것이다! 말녀는 그날로 도망을 나와 이틀을 헤메다가?했다. 방영근과 남용석이 술을마시고 집으로 가던 중에 그녀가 살려달라는 소리를 듣고 도둑신세가 되버린 그녀를 구해 숙소에 데리고 온 것이다. 말녀는 결혼 후 다른 여자들처럼 파인애플농장에 나가려 하지 않았다. 남용석은 신식공부를 한 그녀가 농장일을 꺼려하는 것을 겉으로는 욕했으나 속으로는 다른 일(교회나 국민군의 일을 보는 것)을 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130명 신병으로 조직된 국민군단이 드디어 발대식을 가졌다. 각계에서 모은 성금을 바탕으로 6월 10일 박용만을 단장으로 하여 창설되었다. 공식명칭은 대조선국민군단이었다. 사람들은 국민군단이 조선의 독립을 위해 큰 일을 해줄것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