튤립 공원과 그네 by 노부미

 

 

놀이터가 생각을 할 줄 알고 느끼고 말할 수 있다면 예전과 달리 아이들이 자주 놀러 와주지 않아 심심할 것 같아요. 요즘 아이들은 너무 바빠요. 요즘 놀이터는 학원 가기 전 시간 때우기 위해 잠깐 들르는 곳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아야 할 공간인데, 텅 빈 놀이터를 볼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얼마 전에는 발길이 닿지 않는 놀이터가 변신을 통해 다시 아이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바뀌고 있다는 기사도 본 적이 있는데, 단순한 놀이터를 넘어 아이들이 모여 창의적으로 소통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일부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여러 곳에서 긍정적으로 검토된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부미의 <튤립 공원과 그네>는 아이들이 더 이상 놀러 오지 않는 튤립공원 그네가 로봇으로 변신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더 이상 친구들이 찾아와 주지 않는 놀이터에 그네는 심심하기만 해요. 어떡하면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 수 있을까. 그냥 가만히 기다리기만 하면 될까요? 친구를 사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그네의 경험을 통해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먼저 다가가 보지만 생각처럼 잘 안될 때도 있고, 친구들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자신을 조금씩 변화시킬 용기도 필요하겠고요. 친구가 되는데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친구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도 살펴 배려할 줄도 알아야겠고요, 먼저 다가가 미안하다고 말할 줄 알고, 고맙다고 말할 줄도 알아야겠지요.

 

친구들과 어울리고 사귀는 것이 너무나 서툰 아이들의 모습이 그림책 속에서 느껴집니다. 힘들 땐 도움도 받고, 용기도 내 보고, 싸워도 보고, 토라져 보기도 하면서 아이는 건강하게 자라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많은 친구들의 사랑을 받는 비결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보게 되는 그림책입니다.

누가 잡아당기는 걸까?

 

 

유아들에게 과학의 원리를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는 책들을 찾아보다가 알쏭달쏭 과학동화 전집을 알게 되었습니다. 유아기 아이들에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과학 원리를 이해하기 쉽도록 이야기로 들려주는 것 같아요. 물리와 물질, 인체, 동물, 식물, 우주와 지구에 관한 이야기 전 30권으로 구성되어 있답니다.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들만 보다가 점차 흥미가 생기면서 다른 분야의 책들도 하나씩 꺼내보는 것 같아요.

 

아직은 우주와 지구에 관심이 많은 아이가 읽고 있는 책은 우주와 지구 편 중에서도 중력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누가 잡아당기는 걸까?>입니다.

지구는 뭐든지 중심 방향으로 잡아당기는 중력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물도 아래로 콸콸 흐르고, 위로 던진 공도 아래로 뚝 떨어지지요. 물뿌리개의 물도 아래로 부슬부슬, 고무관으로 뿜어내는 물도 결국엔 아래로 콸콸 흐르고 말아요. 그 외에 일상에서 중력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아래로 안 떨어지는 것도 있을까요?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이상해요. 누가 아래로 자꾸만 잡아당기는 것 같아요. 철봉에 매달려 안 떨어지려고 버텨 보아도 곧 떨어지게 마련이지요. 위로 뻗은 팔은 아프고요.

 

그 원리는 무얼까. 바로 중력 때문이지요. 지구는 모든 것을 잡아당깁니다. 큰 건 세게, 작은 건 약하게 잡아당겨요. 중력은 지구에만 있는 걸까요? 책은 달에서의 중력과 비교해 가며 중력에도 힘이 다르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새와 나비의 날갯짓을 보며 날갯짓이 중력보다 더 크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고요. 태양과 달과 지구, 우주의 힘의 크기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이해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려운 과학 원리를 생활 속 동화로 이해하기 쉽게 들려주는 과학 동화책입니다.

학교에 간 공룡 앨리사우르스

 

처음 학교 가는 날의 풍경을 가끔 떠올려 보곤 합니다. 아이는 아이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설레고 긴장되고,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복잡한 마음이 되곤 해요. 게다가 요즘은 아이들 무리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힘들다고도 주위에서 많이 해서 걱정이 앞설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마음에 맞는 친구도 빨리 생겨서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학교에 간 공룡 앨리사우르스>의 주인공 앨리가 그런 아이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앨리는 공룡을 좋아해서 자기 이름을 앨리사우르스라고 부르지요. 밥 먹을 때도 우적우적 씹어 먹고, 공룡이 나온 옷을 입고, 공룡처럼 행동하려고 해요. 그리고 앨리는 궁금합니다. 처음 가는 학교에서 공룡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을까, 하고요. 하지만 학교의 풍경은 앨리가 상상했던 풍경과 달라요. 아이들 모습도, 성격도, 밥을 먹는 모습도 다 달라요. 그리고 아이들은 저마다 좋아하는 게 달라요. 모든 친구들이 앨리처럼 공룡을 좋아하는 게 아니에요. 어떤 친구는 우주선을 좋아하고, 여자친구들은 공주놀이를 좋아하기도 하고요. 자기와 뜻이 맞는 친구를 찾지 못 했을 때 아이들이 어떻게 느끼고 대처하는지, 새로운 친구들과 어떻게 어울리면 좋을지 앨리를 통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저마다 좋아하는 것은 다르지만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 멋진 방법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처음 만나는 친구들 속에서 낯선 것은 나만이 아니지요. 나나 친구들도 다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그리고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는 사이에 관심사가 바뀌기도 하고요.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며 나와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이해해 가는 과정이 잘 묘사된 그림책인 것 같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