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란 개념이다. 자본주의 속의 기업 무한경쟁과 무한 이기심, 부도덕, 불법자행으로 인해 그 개념은 검게 물들어 가고 있다. 기업은 악마에 비유되고, 부도덕의 표본이 되고있어 대중들로부터 점차 외면을 받고 있다. 물론 존경 받고 매우 도덕적인 기업가도 있지만 손수건이 이불을 덮을 수는 없는 법이다.

공교롭게 대한민국을 포함한 거의 모든 자유주의, 민주주의 국가가 자본주의를 도입한 것이 반세기가 넘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세계경제의 혼돈은 자본주의 시장도 그 도입에 한계점을 보여주는 듯 하다.

바다 건너 그리스는 국가 부도위기에 처해있고 미국은 ‘반월가’ 시위로 자본주의는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자본주의는 어떻게 우리를 구할 것인가>는 자본주의를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비판하기보다는 옹호적이며 신봉적이다.

그 도 그럴것이 책의 저자는 유명 기업 잡지인 포브스지의 회장 스티브 포브스이기 때문이다. 그는 그 동안 안티(anti) 자본주의적인 경제 전문가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었던 ‘자본주의’에 대해 방어적이며 그들의 주장에 반론 적인 자세로 자본주의를 변호했다.

사실 그의 출간 의도가 그러 했을 것이다.

책의 첫부분의 프롤로그만 보아도 자본주의에 대한 그의 입장과 앞으로 펼칠 그의 주장이 드러나 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조목조목 자본주의에 대해 비판한 내용을 반론한다.

 

그는 이 모든 현상이 자본주의에 대해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고 정부의 무능력이며, 지금 우리에게 그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 그 부분에 어느 정도 동의를 하는 바이다.  자본주의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하이어라키(Hierarchy)의 맨 꼭대기에 있는 정부와 조직의 리더들의 부도덕하고 방종함 때문에 이지경에 이르렀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기업이 조직을 투명하고 인간적으로 도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도와 주어야 하고, 정당과 기업들의 검고 끈끈한 유착 관계는 어서 빨리 정화가 되어 야 진정하고 민주적인 자본주의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시작은 안타깝게도 정부와, 정당과 기업의 공생관계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에 그 뿌리를 깨끗이 제거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 해결의 아이러니이다. 그 해결 방법을 제시해 줄 수 있는 21세기의 애덤 스미스가 절실히 기다려 질 뿐이다.

다양하게 요리된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인간의 특권이다.

그리고 그 음식을 먹고 추억하는 것 또한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오는 특별함이다.

 

유명 잡지의 에티터로써 최고의 요리를 맛보고 유명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그 직업이주는 특권을 넘어선 기쁨이 아닐까싶다.

잡지의 에디터이고, 부모님의 딸이고, 아내이고, 며느리인 조경아는 사람들과 테이블에 앉아 함께했던 달콤 쌉싸름한 추억을 단편단편 우리에게 이야기 하고 있다.

청담의 유명 레스토랑의 추억에서 시어머니를 위해 매운 닭발요리를 맛드러지게 해내야했던 그녀의 추억이 담긴 이야기들은 달콤하고 매콤했다.

 

나도 음식을 취하는 것과 그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바이다. 시간에 쫓겨서도 안 되고 맛이 없으면 배가고파도 먹지 않는다. 그래서 음식을 허겁지겁 빨리 먹는 사람을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다.  약속이 생기면 맛있기로 소문난 음식점 리스팅을 기쁜마음으로 한다.

 

최근들어 음식에 대해 추가된 나의 자세는 건강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건강보다는 맛이 우선이었는데 최근에는 기름진 음식은 줄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달콤한 것은 통제할 수 없다. 그리고 되도록이면 음식을 만든사람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려고 한다. 특히 요즘 엄마에게 감사표현을 많이한다.  칭찬은 갱년기를 맞이한 엄마를 춤추게 한다. 

 

음식에 대한 추억은 엔돌핀이 회오리치고 식욕을 돋군다. 조경아의 <더 테이블은> 그런 책이었다.

잡지에서 음식을 전문으로 소개했던 기자의 필력은 읽는 이의 입맛과 추억을 돋구었다. 

더테이블, 조경아, 미호

 

'정복자의 세상, 정복자의 세월이었다. 세자가 문득 어금니를 물고 생각했다.

부국하고, 강병하리라. 조선이 그리하리라. 절대로 그 기다림을 멈추지 않으리라.'

 

 

조선왕조 500년 역사에서 비운의 세자를 꼽으라면 조선초기의 소현세자와 후기의 사도제자를 이야기 할 수 있다.

조선왕조 500년 역사에서 비운의 세자를 꼽으라면 조선초기의 소현세자와 후기의 사도제자를 이야기 할 수 있다.

역사는 소현세자는 학질로 사도세자는 영조에 반하는 역모를 꾸며 귀주에 갇히는 벌을 받아 하직했다고 기록했다. 그러나 후세에와서 여러 역사 학자들은 이 두 세자 죽음 뒤에는 정치와 완력이 작용해서 타살 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그리고 여러가지 정황상 그것이 사실일 것이라는 추측만 있을뿐 쉽사리 단정짓지는 못하고 있다.

 

정치라는 것이 단순히 나라를 바로 세우는 것이 아니라 정책 결정권자들의 자리다툼과 안위를 위해 왕의 아들까지도 정치의 희생양이 될 수 있었음을 역사는 말해주고 있다.

 

인조의 시대에 명나라와 청나라가 중원에서 끝없는 전쟁을 벌였다. 급기야는 명을 따르던 조선을 쳐들어온 청나라와의 전쟁인 '병자호란'이 일어나게된다. 결과는 조선의 참패였고 인조가 청나라의 수장인 도르곤에게 세번절을 하고 무릅을 꿇어 그가 있는 곳까지 갔던 사건을 역사는 '삼전도의 굴욕'이라고 기록했다. 청은 조선의 종군을 약속받은 후 철수 하면서 조선의 왕세자인 소현세자와 인조의 둘째 아들인 봉림대군도 함께 데리고 간다.

조선에서 중국의 심양까지 가는 멀고도 험난한 길에서 부터 소현세자는 끝이 보이지 않는 두려움과 외로움으로 치욕의 세월을 시작했다. 한편으로 청나라가 어떻게 명의 시대를 끝내고 청의 시대를 열었던가를 목격하게된다. 서양의 문물을 일찍이 받아들여 조선보다 무기와 실생활에 쓰이는 여러가지 기구와 도구들이 발달해 눈부시게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는 중국에서 조선을 바라 보았던 소현세자의 머리속이 얼마나 복잡했을까? 에 대한 생각도 했다.

또 그와 함께 끌려온 조선의 백성에 대한 연민도 세세히 이야기하고 있다.

 

도르곤(예친왕)이 소현세자에게 전쟁의 말미에 말했다.  전쟁이 끝나면 정치가 시작될 것이고 그것이 더 험난할 것이라고. 어쩌면 전쟁보다 더 잔인한 것이 정치라는 것임을 도르곤과 소현세자가 공감하는 대목이다.  그리고 그것이 소현세자의 불운한 운명을 암시하기도 했다.

 

청나라 또한 나라를 세우기 위해 안밖으로 많은 피를 흘려야 했다. 왕에 반하거나 정통성을 위협하는 친족들은 가차없이 죽임을 당해야 했다. 살기위해 아들을 죽여야 했고 살기위해 굴욕의 세월을 이겨내야만 했다. 정치란 예나 지금이나 그런 것이리라.

 

김인숙의 <소현>은 청의 볼모로 잡혀간 소현세자가 처했던 9년의 세월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가 격어 내었던 굴욕과 괴로움 그리고 절치부심하여 앞으로 조선을 어떻게 이끌지에 대한 결의가 담겨져 있다. 그러나 소현세자는 조선으로 돌아온지 두 달만인 34살의 나이로 미스테리한 죽음을 맞이한다. 그의 치욕의 세월은 그렇게 허무한 거품이 되었다.

 

소설 속의 소현세자는 여성작가가 보여 줄 수 있는 섬세한 연민의 감정으로 묘사되고 이야기 되었다. 그가 있었던 9년의 세월의 다른 이야기도 있었겠지만 작가는 그의 감정선과 아들로써, 영으로써, 아비로써 그리고 한 나라를 이끌 왕세자로써의 인간적인 면에 촛점을 맞추었다. 이 한권의 책으로 충족할 수 없는 소현세자의 이야기는  또 다른 모습의 소현세자 이야기를 듣고 싶은 호기심으로 마무리 됐다.

소현, 김인숙, 자음과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