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만 ‘민주화’가 필요한 것인가? 아니다. 경제에도 ‘민주화’가 필요하다. ‘경제민주화’? ‘정치민주화’에 비해 낯선 말일 수 있다. 그러나 그 말뜻은 어렵지 않다. 이 땅의 모든 기업들이 한 점 부끄러움 없이 투명경영을 하고, 그에 따른 세금을 양심적으로 내고, 그리하여 소비자로서 줄기차게 기업들을 키워 온 우리 모두에게 그 혜택이 고루 퍼지고, 또한 튼튼한 복지사회가 구축되어 우리나라가 사람이 진정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되는 것, 그것이 바로 ‘경제민주화’다. > - 허수아비 춤 

 

지난 10월 5일 타계한 스티브 잡스의 연봉은 1달러였다고 한다. 그는 한때 자신이 설립한 애플에서 운영진과의 불협화음으로  해고되고 만다. 그리고는 다시 멋지게 회사에 복귀하고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라는 혁신적인 제품을 세상에 선보였다. 사람들은 마법에 홀린듯 제품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을 보냈다. 전세계 젊은이들은 그를 존경했고 선망했다. 그에 반에 그의 마지막은 조용하고 소박했다. 그가 살고 있는 집(다른 글로벌 기업의 CEO 집에 비하자면)도 그랬고  그의 옷차림이 그랬고, 먹는 것이 그랬다. 한마디로 그의 삶 전부가 그랬다. 정말 Your life is so COOL, Steve!

한가지 안타까운것은 그는 지나친 워커 홀릭이었다는 것....

 

그가 타계하자 팀 쿡이 회사의 경영을 물려받으면서 어는 나이 지긋한 분이 내게 물어 왔다.  '왜 스티브 잡스의 아들이 기업을 물려 받지 않고 전혀 피한 방울 섞이지 않은 팀 쿡이 회사의 경영권을 이어 가느냐?' 는 것이 었다. 난 그분에게 기업의 전문 경영인에 대한 올바른 정의와 주식회사에서 전문 경영인을 고용할때의 절차에 대해 열씸히 설명했다. 그러나 쉽게 납득하지 못하시는 눈치였다.

 

왜냐하면 대다수의 국민들은 대기업의 혈족들에게 이루어 지는 불법승계를 이제는 무덤덤히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것에 대해 누구하나 문제 제기를 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것이 대한민국 자본주의의 현 주소다. '재벌'은 영어사전에도, 불어사전에도, 스페인사전에도 없다는 것은 대한민국 자본주의의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 수업을 받을때 한 교수(외국인 교수였음)가 한국의 재벌들은 머지않아 나라를 말아먹을 것이라는 예견까지 했었다. 그리고 점점 그것이 현실로 다가옴을 느낀다.

 

<허수아비 춤>의 조정래 작가는 대한민국 재벌들의 더럽고 추악한 치부를 세밀하고 굵직하면서 구수한 필체로 그려내 주었다. 사실 읽으면서 특정 기업이 뜨끔 할 수도 있어서 혹시 해꼬지를 당하지 않으셨을지 하는 걱정도 됐을 만큼 너무나 사실적이 었다. 그리고 일부는 사실이지 않나?

소설의 주된 내용은 재벌들이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를 매수하고 심지어는 언론까지 좌지우지 하는 실행계획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재벌은 악마보다 더 치밀하게 잔인했으며 제우스보다 더 강한 절대 권력을 휘두르며 정부를 비웃고, 국민을 비웃고 세상을 비웃었다.

 

그러나, 국민이 이러한 재벌들의 추악함을 호되게 다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꾸짖는다. 재벌들이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것은 사실 국민들의 방관자적인 태도가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일침했다.

너무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어투라서 화들짝 놀라기는 했지만 이런 이야기를  조목조목 속시원히 정리해 줄 수 있는 이시대의 작가가 몇이나 될 수 있겠는가?

 

이시대의 어른이자 작가인 조정래 작가는 도발하는 역할을 했으니 나머지는 우리들의 몫일 것이다.

허수아비춤, 조정래

 

 

 

 

인간의 전체인생 중 가장 연애를 꽃피울 수 있는 나이는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인 것 같다. 이건 지극히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물론 70세가 되어서도 연애를 꽃피울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그러나 그때가 가장 불꽃처럼 타오르는 시기가 아닐까 싶다. 사랑에 열중하며, 서로에게 격하게 이기적일 때도 있고 그에 반에 희생적일 때도 있다.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같은 것이 사랑의 감정이고 출구를 찾을 수 없는 답답한 마음으로 미로를 헤매는 것 또한 사랑이라는 감정의 일부이다. 이렇게 기복이 심한 연애의 감정을 현명하게 헤쳐 나아 갈 수 있도록 학교는 가르쳐 주지 않는다. 고등학교를 마치면서 바로 마주하는 것이 성숙한 연인관계가 아니던가? 이렇게 대다수의 사람들은 무방비 상태에서 연애로 빠져 들기 때문에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

 

주변을 보더라도 완벽하게 서로를 이해하는 연인이나 부부가 얼마나 있었던가를 생각하면, 사랑 참 어려운 거다. 사랑은 희생이라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한곳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한마음이 되는 것이라는 등의 수도 없이 정의되고 있다. 하지만 그 정답은 수억만 가지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러나 나 또한 아직도 그 해답을 얻지 못했다.

 

사람이 연애에 대한 심리와 행동학에 관심이 많은 정신과의사/신경학자인 아미르 레빈 박사와 심리학자인 레이첼 헬러는 수년간의 사례를 거듭 연구 하면서 <그들이 그렇게 연애하는 까닭: 원제 ‘The New Science of Adult Attachment and How It Can Help You Find-and Keep-Love’>이라는 제목으로 책으로도 출간했다. 원제와 한국어 제목에 약간의 뉘앙스가 다르긴 하다.

어쨌든 사람의 애착이 어떠한 유형으로 변이되어 연인관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가에 대해 여러 가지 사례들을 독자들에게 일일이 제시하면서, 첫째 자신의 유형을 파악하고 둘째 자신이 어떠한 유형과 어울리는지 또한 어울리지 않는 유형과의 연애에서는 어떤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지에 대해 예고 하고 있다.

 

전세계 여자들의 연애 바이블이었던 Sex and City 시리즈에 등장하는 4명의 여자들의 연애관계에서도 그 유형의 조합이 잘 들어났었다.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을 대입하거나 주변사람들을 대입해 보는 재미도 있었다.

사실 어떻게 보면 너무 많은 사례들이 등장해 약간의 혼돈도 있다. 예를 들어 집착형 A의 사례를 들어도 안정형 B의 사례를 들어도, 회피형 C의 사례를 들어도 모두 내가 지난날 처했던 상황과 비슷비슷 했기 때문이다.

 

각각의 챕터에 있는 유형에 대한 도식화와 테스트 시트는 마치 내가 저자들과 ‘연애유형 문제점과 극복방안’ 이라는 워크샵에 참석한 것 같게 해준다.

 

연인과의 관계에 문제의 신호가 보이시는 분은 이 한 권의 책으로 아미르 레빈과 레이첼 헬러가 진행하는 지면 워크샵에 참여해 보시기를…

 

 

그들이그렇게연애하는까닭, 랜덤하우스

"원유는 영원히 쌀 거라고 생각하고 소비자가 물 쓰듯이 석유를 쓰고 생산자는 투자를 게을리 해 왔죠.

조만간 그 값을 톡톡히 치를 시기가 올 것 같네요.“

산업이 발전하면서 석유는 인류에게 아주 중요한 자원이 되었다. 아랍의 ‘검은 다이아몬드’라고 불릴 정도로 그 가치 또한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필요로 하는 곳은 점점 늘어나고 있으니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가치는 계속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사회는 매일 요동치는 석유의 거래가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중동국가들과의 미국의 외교적인 마찰로 인해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듯 새우에 속한 국가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면초가에 처해 있다. 

20세기가 시작되면서 두번에 걸친 오일쇼크가 일어났고 이로 인해 석유자원이 풍부한 산유국들은 고유가로 인해 유례없는 수익을 올리고 있는 반면 비보유국들은 석유를 차지하기 위한 막대한 로비 비용과 국제적인 설움을 겪어야만 했다.  그것은 원유 비보유국인 한국도 예외 일 수 없다.

 

<자원전쟁>은 원유를 갖고 있지 않은 나라인, 가깝고도 멀고먼 나라, 일본이 원유를 어떻게 확보하고 보유국가와 우호관계를 맺기 위해 그 험난함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생생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원유를 둘러싼 각 나라간의 불꽃 튀는 확보전쟁 또한 생소하면서 흥미롭다.

길 건너 주유소에서 공급받던 휘발류가 우리에게 오기까지 각국의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있었고, 그 속에서 물밑작업을 진행하는 수많은 트레이더들과 로비스트의 노고가 있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무엇보다 국가간의 원유확보 전쟁의 긴장감과 생생한 현장감을 전한 작가의 , 조금은 지루한 감이 있지 않았지만, 뛰어난 취재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업계 종사자가 쓴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저자인 쿠료키 료는 유명한 르뽀작가라고 한다.  

 

 

* 쿠료키 료의 <자원전쟁> 1&2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본 리뷰는 1권까지만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