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부제는, "스물 아홉과 서른 사이 서울에서 길을 찾다"
글, 그림에는, "권지현 쓰고, 그리고, 찍다"
스물아홉에서 서른으로 넘어가는 (소녀인지 어른인지 모르겠는) 권지현씨가
서울을 돌아다니며... 사진찍고..커피마시고...일하며..놀며...기록한 글들을
엮은 책입니다.
이십대의 감성과 삼십대의 사색이 사진반, 글반..예쁘게 엮여진 책입니다.
(이 책을 읽고나면 누구나..나도 한번 이런 책을 만들어보고 싶다는..샘이 날 듯 합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쓰고, 그리고, 찍고... 그것을 책으로 만들어 낸... 그녀의 당찬 자유함이 부럽습니다.
그녀의 솔직한 푸념에... 이제 곧 사십을 앞둔 저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그녀의 현실적인 고민과 갈등이... 아이 셋을 둔 저에게도 남에 일 같지 않습니다.
그녀, 자신에게 던지는 위로와 격려가... 서른 일곱 제게도 솔찬히 힘이 됩니다.
중간중간 소개되는 예쁘고 아담한 카페와 작은 가게들이 서른 중후반된 남성에게도
당장 찾아가 커피~한잔 주문하고, 어린아이처럼 쇼핑하고 싶도록 마음을
휘젓습니다.. (그냥 서른 중후반 남성이 아니라...감수성이 넘치도록 풍부한 남성...)
너무 깊이 있거나... 뭔가 계발해야 할 것 같은...그런 책 중간중간에 이런 가벼운
카라멜 마끼아또 같은 책이 제게는 필요한 듯 합니다.
피곤하고 지친 생각속에...달달한~ 느낌을 갖게 해준. 이 책.
참 재미있게 읽고... 작은 미소지으며 책장을 덮었습니다.
p59. 잠수타고 싶은 날.
....
무심히 책장을 넘기며 뜨거운 커피를 조금씩 마시고 있자니, 뜨거운 탕안에 들어가
목만 내놓고, '아, 좋다'라고 감탄하는 아저씨라도 된 기분이었다.
...
가끔씩 돌출하는 참을 수 없는 잠수 본능에 미안한 마음 두스푼, 걱정 한 스푼이
커피속에 들어 있긴 했지만, 자유라는 스푼으로 휘휘 저어 3분의 2를 천천히 마셨다.
P. 174 뜀틀을 넘는 일
...
중학교 시절 체육시간, 뛰어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뜀틀앞에만 서면 걱정이 앞섰습니다. 매일 선택해야 하는 일들이 내겐
뜀틀과 같습니다....
얻거나 버려야 하는 수많은 크고 작은 선택 사이에서 내가 아름답고 가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성공을 위해 인간성을 버려야 하는 일, 지금을 위해 미래를 버리는 일,
이제는 그런 저렴한 타협을 선택하고 싶지 않습니다
....
어릴 적에 처음으로 뜀틀을 뛰어넘고 난 뒤, 단짝 친구가 주머니에 넣어 주었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사탕을 다시 한 번 맛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