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제목은 에필로그에 볼수 있듯이, "감히 아름다움의 객관화를 시도하다"에서 앞부분만 뚝~ 떼어 놓은 것입니다.
아름다움에 객관화를 시도하다니...
정말..감히,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다니. 아름다운, 아름답다..라는 표현을 그리 낮설지 않게 사용하고 있지만 정말 감히, '아름다움'에 대해 그간 고민해보지 못했던 것 같다.
각 분야의 최고의 전문가인 열 한명의 저자가 생각하는 그 나름의 아름다움,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아름다움을 말하며 왜 '감히'라는 표현을 붙여야 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무엇이 아름다움인지 어떤 것을 아름답다 할지는 생각하는 사람들의 수만큼 다양할 수 밖에 없고 그 아름다움의 기준이나 정체가 무엇인지 조차 명확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때문에 이 책이 '아름답고' 소중하게 여겨진다. 자기의 분야에 누구보다 열심이었던 저자들이 아름다웠고, 그들이 그의 아름다움으로 꼽은 것들이 또 충분히 아름답다고 공감되었다.
통섭이라는 주제를 현시대의 화두로 던지고 있는 최재천 교수가 엮어내었기에 '아름다움의 버무림'이 마치 비빔밥처럼 조화롭고 맛깔스럽게 담겨져 있는 듯 하다.
아직도 나만의 '아름다움'을 고민하고 정리해보지 못했다. 감히, 내가 말할 수 있는 나만의 '아름다움'은 무엇일까? 생각이 나는데로, 정리되는데로 댓글로 달아야 겠다^^
아름다움은 '때'가 빚어내는 변주다. 이 글을 준비하며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이 이것이었다. 그래서 "가장 아름답다 여기는 사물 하나를 제시해달라"는 이 기획의 첫 질문에 나는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그래서 나는 사실 '그것'을 찾는데 실패했다.
왜냐하면, 아름다움이란 고정된 대상이 아니고 어떤 순간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p.18
다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으로 돌아가, 그 어떤 것이 아름답다 하면, 색채감도 있어야 하고 형태도 있어야 하며, 움직임이라든가 율동감 같은 것도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천문학에서 그런 사물이 뭘까? 과학 한다고 살아오는 과정에서 정말 나를 홀딱 반하게 했던 것은 무엇일까?
이 질문을 던지고 나니 그 대상은 금방 찾아졌다. 바로 무지개였다. p.34
'붓' 한자루에 의탁해 30여년 세월을 지내오면서, 옛 선비들이 문방사우라고 부르며, 그것을 친구로 여겼던 심정을 이해하게 됩니다. 일평생 함께해도 섭섭함이 없는 관계, 배신이나 미움이 없는 관계이니 친구도 보통 친구가 아니지요.
그래서 내 인생의 아름다움을 생각하면서, 평생 반려자였던 이 '붓'에 깃든 마음들을 되짚어보는 이 작업이 제게는 매우 의미있는 일로 다가옵니다....정작 그 붓을 주인공으로 삼는 저를 숙연해지게까지 합니다. p.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