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한번쯤 들어봤을 고릴라 실험은 아래와 같다.

 

검은셔츠팀과 흰 셔츠팀이 패스하는 장면을 담은 1분이 채 되지 않는 동영상이 있다.

다만 동영상 중간중간에 고릴라 의상을 입은 여학생이 약 9초간 걸쳐 무대 중앙으로 걸어와 선수들

가운데에 멈춰서서 카메라를 향해 가슴을 치고 나서 걸어 나왔다.

실험대상자에게 이 동영상에서 보여주고 패스 횟수만 말없이 세어 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이렇게 질문한다.

질문: 패스 횟수를 셀 때 뭔가 이상한 걸 느끼셨나요?

 

질문: 선수들 말고 뭔가 눈에 띄는 게 없었나요?

 

질문: 고릴라 보셨나요?

 

여러 나라에서, 여러 가지 조건에서, 결과는 늘 같았다고 한다. 약 50%는 고릴라를 보지 못했다.

 

 

이 유명한..유명해진 실험을 토대로  우리가 그동안 맹신하고 있던 6가지 인지능력의 한계를

소개하고 있다. '일상의 착각만큼 무서운 것은 없다'는 서문으로 시작하여 우리가 얼마나 많은

환상과 착각속에 살고 있는지 새롭게 인식(물론 이것에도 한계가 다분하다)을 가져다 준다.

 

기억력, 주의력, 지식 등을 과신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이 책의 다양한 사례와 실험들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나의 무지..아니 나의 한계를... 깨닫고 인식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깨달음이라는 생각.^^

 

 

1. 주의력 착각- "제가 봤다고 생각합니다!"

2. 기억력 착각- 선수의 목을 조른 감독

3. 자신감 착각- 똑똑한 체스 선수와 멍청한 범죄자의 공통점

4. 지식 착각- 기상캐스터와 편드매니저의 차이점

5. 원인 착각- 성급하게 결론짓기

6. 잠재력 착각- 빨리 똑똑해지는 방법

 

 

 

 

이 책에서 말한 '생각'과 최근 읽은 '긍정의 뇌'에서 말한 '뇌의 재잘거림'이 바로 연결된다.

'어떻게 '생각'을 버리고(안하고) 살 수 있을까?' 라는 것이 '어떻게 하면 '뇌의 재잘거림'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와 상통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는 '생각'을 버리기 위해 '오감'을 최대한 활용할 것을 말해주고 있다.

 

예를 들면, 이 책을 읽고 나서 식사를 할 때, 살며시 눈을 감고 음식에 맛에 집중하려고 노력해보았다.

매운 맛, 재료의 감촉을 느껴보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그것에 집중하고보니...'어! 생각이 조금 버려진것 같아~~'^^

 

버스를 타고 가다가 보이는 것들, 맡아지는 냄새에 집중해 보았다.

단 한 순간도 '생각'없이는 못 살 것 같았는데... 단 몇 분이라도 버려지는 것 같다...

 

촉감에 대해서는 책의 내용을 인용해 본다.

 

 

대부분은 '물리면 가려워, 모기는 정말 싫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가렵다는 정보가 뇌로 들어가면, 뇌는 그것이 싫다고 정보 처리하고 '아, 싫다, 싫어!'라고 느껴버리기 때문에 불쾌한 기분이 된다. 이것은 분노의 번뇌가 조정하는 감정이라고 볼 수 있다. 오감의 초입 단계에 있는 촉감에 집중하면서, 의식을 가려움 그 자체로 몰아가보자. 미세한 자극이 일고 있다는 게 느껴질 뿐, 그것이 싫으므로 없애야 한다는 뇌의 명령은 내려오지 않는다. 자극이 시작될 무렵에 집중해서 느끼면, '가려우니까 싫다'에서 '~하니까 싫다'라는 부분을 잘라낼 수 있다. 그러면 단순히 '가렵다'만 남게 된다. p. 179

 

 

 

'생각'이라는 병, 몸과 마음을 조종하는 법..마지막에는 뇌과학자와의 대담이 소개되어 있다.

 

인간은 생각하기 때문에 '무지'하게 된다.. 이 책뿐 아니라 이성과 생각으로 부터의 자유가 요즘 여러 화두가 되고 있는 듯 하다.

이 책에서는 그 방법으로 오감을 갈고 닦아 실제적인 감각을 강화시키는 연습을 강조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몇 퍼센트 밖에 활용하고 있지 못하는 다는 '뇌'..특히 '우뇌'에 대한 호기심이 더해진다...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라는 제목에서 개인적인 내적 추구와 가치에 대한 내용으로 짐작하고 있었다. <정의란 무엇인가>와 같은 선상에서 보다 높은 가치, 철학, 윤리를 주제로 했을거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이다.

 

예상과 달리 이 책은 보다 실제적인 가치 교환, 설득, 목표달성을 위한 "협상전략"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우리의 인생은 협상의 연속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이 강의가 13년 연속 와튼스쿨의 최고 인기강의가 되고 이렇듯 많이 팔리는 책이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사람과의 관계중심, 의사소통, 공감 등의 익히 익숙한 내용도 있고, 표준, 프레이밍 등의 보다 새롭고 체계적인 내용의 전략들도 소개되고 그러한 것들이 실제 생활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발휘될 수 있는지가 소개되어 있다.

 

다만, 개인적인 의견으로 협상전략에 대한 내용과 이해를 위해서는 이 책보다 <협상의 법칙 -허브코휀>의 책이 더욱 깊이 있게 정리가 잘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협상의 법칙보다 더 유연하게 접근하고 실제 사례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소개되는 장점이 있다고 하겠다. 그러므로 협상의 대한 -강의형태를 빌려- 보다 유연하고 편안한(?) 접근을 위해서는 이 책을 먼저 읽고, 보다 깊이 있는 스킬이나 훈련(?)을 위해서는 협상의 법칙을 추천하고 싶다.

 

협상을 위해서 서로간의 "차이"를 이해하고 나와 다른 그, 나의 관점이 아닌 그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비록 내가 원하는 결과를 가져 오기 위해서는 마음을 움직여야 할 상대방의 시각과 여건을 먼저 헤아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개인적인 결론이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성향의 나로서는 그 "차이"를 충분히 수용하고 결과, 또는 목표달성의 여부와는 별개로 일단 한번 다가가는 것, 어쨋든 한번 이야기해 보는 것,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 소개된 몇가지 단계와 툴 가운데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익혀 사용할 수 있다면, 어쨋든 해보지 않는 것보다는 보다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을까...

 

또 한가지, 내가 원하는 것 중심의 협상보다는 상대방의 원하는 것을 헤아리고 그에 맞춰주는 것도 성공적인 협상이라고....그렇게 여길수도 있지 않을까...^^ 

 

^^